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 21일 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주기는 쉽지 않다'고 밝힌 데 이어, 박홍근 원내대표도 '원 구상 협상을 원점에서 논의하겠다'고 얘기했다. 지난해 7월 국민 앞에서 했던 여야 합의를 전면 부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독식하면서도 여당과 협치하겠다는 것은 이율배반이자, 국민 기만"이라며 "대선 패배를 이유로 국민과 약속을 파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한덕수 국무총리 인준에 이은 협치 진정성을 보이라"며 "민주당이 지난 2년 법사위를 날사위(날치기 사주 위원회)로 운영해왔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갑자기 왜 법사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주기로 했던 합의를 파기하는지 도저히 이해할수 없다"며 "국민 약속을 지키지 않는데, 여야 협상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법사위원장 반환문제 해결 없이 원 구성 협상에 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난 23일 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두고 여권은 협치의 '물꼬'를 틀 계기로 삼으려는 반면 야당은 장관직을 '거래 수단'으로 삼았다며 평가절하하는 눈치싸움도 이어지고 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부담을 덜고 여야 협치에 도움이 되기 위해 정 후보자가 자진사퇴란 결단을 내린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며 "합리적인 민주당 의원들의 운신의 폭이 넓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반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정 후보자는) 야반도주하듯 뒤늦게 사퇴했다"며 "진정성 없고 호들갑스러운 사퇴에 어떤 의미도 부여할 수 없다. 사퇴로 끝날 일이 아니라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현영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도 "정 후보자의 뒤늦은 사퇴는 국민 분노를 유발하고 혼란에 빠트려 국력을 낭비하게 만들었다"면서 "(대통령실과 여당에선) 국정을 이끌 장관 자리를 '거래' 수단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뒤늦게 법사위를 미국 상원(上院)에 빗대며, 법사위 권한 축소 없이 위원장직을 반환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야 간 원 구성 협상 수 싸움으로 전반기 국회 임기가 끝나는 오는 29일 전에 후반기 의장단 선출이 마무리되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날 선출한 후반기 의장단 후보 승인을 위한 본회의 표결에 협조하지 않기로 했다. 원 구성 없이 의장단부터 선출하면 민주당이 의장 직권으로 상임위 배분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탓이다. 민주당에선 의장단 선출과 원 구성 협상은 '별개'라고 주장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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