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선 鄭 자진사퇴론 확산
민주 '발목잡는 야당' 부담 덜어
이번주초부터 원구성 논의 개시
민주 '발목잡는 야당' 부담 덜어
이번주초부터 원구성 논의 개시
국회가 한덕수 국무총리를 인준한 뒤로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거취가 여전히 '뇌관'으로 남아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반대 기조를 접고 당론으로 총리 임명에 동의한 만큼, '공'은 정 후보자 임면권을 쥔 윤석열 대통령에게 넘어간 상황이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인 국민의힘 원내에서 정 후보자 자진 사퇴론이 확산하고 있다. 당 핵심관계자는 이날 "당내 다수 의원이 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원내지도부 관계자도 "국민 여론이 좋지 않다는 것이 대통령실에 전달된 만큼, 정 후보자가 대통령 의중을 읽고 자진사퇴 형식으로 거취를 정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총리 인준이 이뤄지기 전부터 한덕수 총리 인준을 민주당이 대승적으로 처리해줄 경우, 정 후보자를 자진 사퇴하는 형식으로 정리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지난 19일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정 후보자가 오늘이라도 결단한다면 한 총리 인준 표결에서 충분히 여야 협치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 부원장·원장 시절 딸과 아들이 연이어 경북대 의대 편입한 경위로 '아빠찬스' '이해충돌' 시비에 휘말린 상황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입시비리 의혹 수사의 '칼자루'를 쥐었던 검찰총장이 윤석열 현 대통령인 만큼, 민주당에선 '공정' 가치가 훼손되는 인사라며 대대적인 역공을 폈다.
오히려 '낙마 1순위'로 꼽았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은 강행하고, 총리 인준까지 받아낸 윤 대통령이지만, 정 후보자에 대한 임명 보류는 길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도 '사법적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국민 눈높이'에 어긋난 인사 강행 시 국정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기류가 짙다.
6·1 지방선거가 임박한 가운데 민주당으로선 총리 인준으로 '발목잡는 야당' 프레임의 부담을 덜었고, 여야 간 제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도 앞두고 있어 불안요소를 덜자는 기류가 총리 인준에 반영된 것으로도 보인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정 후보자마저 임명을 강행했을 때는 '야당 무시' 프레임에 갇히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복지부 장관 공석에도 내각 구성이 대부분 마무리됨에 따라 여당은 이제 원 구성 협상에 당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르면 이번주 초부터 양당 간 원 구성 논의가 개시된다. 특히 여소야대 국면에서 '국회 과반' 거대야당의 입법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가져오는 것이 절실하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7월 민주당이 독점하고 있던 국회 상임위원장 재배분 협상 당시 야당임에도 불구하고 법사위원장을 민주당으로부터 반환받지 못했다. 대신 올해 6월 이후 21대 국회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긴다는 합의를 이뤘으나 최근 민주당에서 합의 파기 조짐이 일고 있다.
합의를 도출한 전임 원내대표인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1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으로) 사실상 '검찰쿠데타'가 완성돼있다"며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주기 쉽지 않겠다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는 이날 "꼼수와 생떼 전문 민주당"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에서 법사위원장 반환 거부를 굳히면 국민의힘에선 '국회의장을 (다수당 기준이 아닌) 여당에 줘야 한다'는 논리로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이번 주부터 원 구성 협상에 들어갈 텐데 여야 논의가 풀리지 않을 경우 하반기 국회가 모두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한기호·권준영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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