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한기호의 정치박박] `대혼돈 멀티버스`서 온 민주?… 표심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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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수·비현실성 늘어가는 거대야당 여론전
실권 직후 "예산편성권 정부에서 국회로" 주장
'검수완박'해놓고 경찰 압색에 "검찰독재 시작"
靑서 흘린 文-바이든 회동 풍문…美가 끊어
"욕설은 범죄" "정쟁 집어쳐" 무색한 李 행보
거대의석을 지닌 채 야당으로 돌아온 더불어민주당의 6·1 지방선거를 앞둔 여론전이 점차 폭주 양상을 띠고 있다. 비현실성이 가중되는 탓에, 최근 극장가를 달구고 있는 한 영화 제목 속 '대혼돈의 멀티버스(Multiverse·다중우주)'란 말을 떠올리게 한다. 분명 동일한 발화자인데 일반적 잣대 하나로 해석할 수 없는 모순을 동반하거나, 기초적인 사실관계 또는 개연성과 거리가 먼 주장을 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공교롭게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튿날(지난 11일), 민주당 지도부는 '예산편성·심의개선을 위한 입법토론회'를 연 자리에서 정부의 예산편성권을 국회로 가져와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새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손실보전 등을 위해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 재원으로 약 53조원의 초과 세수(稅收)를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우자, 자신들의 집권기간 기획재정부가 세수를 50조원 가까이 과소추계했다고 지적하면서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예산편성권이 국회로 오고 회계감사권이 국회로 와있지 않으면 이런 문제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국민을 대신해서 정부의 세수관리와 예산 집행을 제대로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는 힘이 국회에 없다"고 했다. 토론회에선 기재부 예산실을 국회로 넘기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현행 예산편성제도에 "전근대적 시스템", "국회는 완전히 들러리"라며 윤 비대위원장을 거들었다.

일견 기재부를 도둑처럼 다루며 예산집행 견제·감시란 표현을 썼지만, 여당 시절 50조원을 더 쓰지 못한 게 불만이란 것이다. 본예산 기준으로만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던 2017년 400조원대에서 해마다 수십조원씩 늘려 2022년 600조원을 돌파했고, '추경 중독' 빚잔치로 국가채무 1000조원 시대를 앞당겨놓고도 보인 태도다. 국민의힘이 야당으로서 '들러리' 설 수밖에 없을 땐 없던 불평이다. 방탕가 또는 도둑이 곳간지기를 꾸짖듯 한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도 희한한 설화(舌禍)를 자초했다. 지난 17일 민주당 대구시당 6·1 지방선거 발대식에서 그는 "이미 검찰독재는 시작됐다"며 "법인카드 문제로 경기도청을 압수수색"한 사례를 들었다. 언급된 압수수색 건은 정작 그 주체가 '경찰'이었다. 지난 4월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이재명 경기도' 시절 도지사 부인(김혜경씨)의 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5억5000만원 가량 국고손실 혐의를 적용해 도청을 압수수색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17일 CBS 오후 라디오에서 "경찰이 압수수색한 걸 모르고 제가 그 얘기를 드린 게 아니라 이 검찰독재 영역에 경찰의 편파 수사도 포함이 된다"고 항변했다. 민주당이 물리적 정권이양 직전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입법 '대못'을 박아놨음에도 경찰 수사가 여전히 검찰독재 일환이라니. 검찰과 경찰을 똑같은 개념으로 다루는 '평행세계'에서 온 사람이 아니고서야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 12일 당이 보좌관 성추행 혐의로 3선 박완주 의원을 제명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당내 젠더 폭력에 대해 더욱 철저하게 대응하겠다"며 대국민 사과했다. 그러나 이후로는 가는 곳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 윤리위 징계 논의 대상에 오른 2013년 성상납 수수 의혹부터 거론하며 '물타기'에 급급했다. 14일 강원에서 이 대표 징계에 김진태 강원지사 후보 사퇴 요구를 덧대며 자당 이광재 후보를 띄우다가 '서풍'을 거꾸로 말하기도 했다.

19일 무렵 미국 백악관 대변인의 입장표명으로 전면 부정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시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면담설, 대북특사 제안설도 만만치 않다. 윤 대통령의 취임날이던 지난 10일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친(親)민주당 방송인 김어준 TBS라디오 '뉴스공장' 진행자와의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의 양산 사저를 찾을 거란 일설(一說)에 "관련 업무를 진행했던 분들이 진행하고 계실 것"이라며 발표 일정까지 점쳤다.


그 설의 근원지도 임기말 청와대로, 지난달 28일 익명의 관계자가 한 통신사에 "한미 간에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간 구체적인 회동 일정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한 것이 새 대통령과 미국 정상의 첫 회담 이슈에 줄곧 뒤엉켰다. 탈북인사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꺼낸 '문 전 대통령 대북특사론'이 오히려 미 측의 관심현안인 것처럼 민주당 측에서 확대재생산되기도 했다. 회담 논의 도중 불발된 것이란 후문도 문 전 대통령 측에서만 오르내리고 있으니, 여론의 눈초리도 따갑다.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민주당 대선후보에 이어 6·1 지방선거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며 인천 계양구을 국회의원 보선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도 연이어 구설을 낳는다. 소위 '경기도망지사' '방탄 출마'라는 야당의 공세의 근거는 지난 대선 내내 그를 향한 성남 대장동 택지개발 특혜 의혹 등이었는데 "물도 없는 물총이 무섭겠나"라고 치부했다. 그러면서도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론에 구체적 찬반은 밝히지 않았다.

유세 도중 계양을 일부 주민이 거친 말로 항의하면, 수행인력과 자칭 '개딸' 등 지지자들을 거느린 채 현장에서 압박하길 거듭했다. "계속 말해보라", "욕하는 건 범죄행위", "오버하지 말라고" 등 굵직한 언사를 남겼다. 사저 주변 시위에 SNS로 "반지성"이라 직격한 문 전 대통령과도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비주류 시절 내세우던 '억강부약(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돕는다)' 구호나, 친형 고(故) 이재선씨 부부에 날 세운 욕설 통화로 그를 기억하던 유권자들은 한층 혼란스러울 것이다.

이 후보는 지난 18일 "소모적 정쟁을 집어치우고 오직 국민의 삶만 바라보며 똑바로 일하라"며 당에 대오각성을 촉구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의원들의 5·18 기념식에 대거 참석하자 "원래 국민의힘이 광주 학살세력 후예지 않나"라고, 이 대표가 계양을 윤형선 후보 승리를 자신한 것엔 "국민의힘은 원래 억지소리 전문당 아니냐"고 앞장서 쏘아붙인 게 이 후보 본인이다.

정부가 인천공항공사 100% 지분 중 40%를 매각할 필요가 있다는 대통령비서실장 언급 하나로 "전기·수도·공항·철도 민영화 절대 반대" 구호부터 띄운 것도 그다. 이명박 정부 시절 광우병·의료민영화 선동 '시즌2'를 노리냐는 비판여론에선 학습효과까지 엿보인다. '처럼회' 인사들에게서 비롯된 "짤짤이", '이모(李某)·한**' 논란 대응은 또 어땠나.

현실 속 표심은 갈수록 깐깐해지는데 메타버스(Metaverse·대안세계)에 호소하는 태도를 이어가면 유권자들도 다른세계 사람처럼 대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신(新)여당도 가까운 과거 탄핵 갈등과 폐쇄적 태도로 "민주당 도우미" 조롱에 시달렸었다. 매순간 진영 유불리와 도그마에 집착하지 않고, '재명이네 마을' 바깥의 보편과 상식에 호소해야한다고 본다.한기호기자 hkh89@dt.co.kr

[한기호의 정치박박] `대혼돈 멀티버스`서 온 민주?… 표심은 현실
더불어민주당 직전 대선후보이자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5월19일 인천 부평구 한국GM 부평공장에서 열린 '한국GM 미래 발전과 고용안정을 위한 정책협약식'을 마친 뒤 노조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한기호의 정치박박] `대혼돈 멀티버스`서 온 민주?… 표심은 현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현·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5월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성비위 사건으로 제명된 박완주 의원과 관련해 민주당의 입장을 밝히고 공식 사과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한기호의 정치박박] `대혼돈 멀티버스`서 온 민주?… 표심은 현실
지난 5월18일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6·1 지방선거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를 겨냥한 "전기, 수도, 공항, 철도 등 민영화 반대" 구호가 잇따르고 있다.<페이스북 게시물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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