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은하 `블랙홀` 이미지 첫 포착…지구에 가장 가까운 블랙홀

2019년 'M87'에 이어 두번째 블랙홀 관측
지구서 2만7000광년, 질량은 태양의 400만배
천문연 포함한 세계 80대 전파망원경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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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은하 `블랙홀` 이미지 첫 포착…지구에 가장 가까운 블랙홀
궁수자리 A 블랙홀 이미지로, 중심의 검은 부분은 블랙홀(사건의 지평선)과 블랙홀을 포함하는 그림자. 고리의 빛나는 부분은 블랙홀의 중력에 의해 휘어진 빛이다

EHT 제공

태양계가 속한 우리 은하 중심부에 있는 초대질량 블랙홀의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지난 2019년 처음 블랙홀의 모습이 공개된 데 이어 3년 만에 또다른 블랙홀의 모습이 공개된 것이다. 앞으로 우리 은하의 생성 비밀을 푸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국제 천문학계는 기대하고 있다.

한국인 연구자를 포함한 국제 공동연구자로 구성된 '사건지평선망원경(EHT)' 국제 공동연구팀은 12일 우리 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 블랙홀 '궁수자리 A' 영상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한 궁수자리 A 블랙홀은 2019년 관측된 초대질량 블랙홀 'M87'에 이어 EHT팀이 촬영한 두 번째 블랙홀이다.

궁수자리 A 블랙홀은 지구에서 약 2만7000광년 떨어진 궁수자리에 자리 잡고 있다. M87 은하와 비교해 2000분의 1 밖에 안 되는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질량이 태양의 430만배로 65억배에 달한 M87 은하의 블랙홀보다 훨씬 작은데다 두꺼운 가스와 먼지 구름에 가려져 있어 실제 이미지를 잡아내는 것이 더 까다로웠다.

질량이 작지만 지구와 거리가 가까워 M87 은하의 블랙홀과 관측된 크기는 비슷했다.

EHT 과학이사회 공동위원장인 세라 마르코프 암스테르담대학 이론천체물리학 교수는 "궁수자리 A와 M87 블랙홀은 질량 차이가 매우 크고 형태도 완전히 다르지만 매우 유사한 모양을 보인다"면서 "이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이 적용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두 블랙홀 간의 차이는 블랙홀을 둘러싼 물질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3년 전 처음 포착된 M87 은하의 블랙홀과 이날 공개된 블랙홀의 모양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일반상대성 이론이 실증됐다는 것이다.

대만 중앙연구원 천문학·천체물리학 연구소의 EHT 프로젝트 과학자 고프리 바우워 박사도 "블랙홀 고리의 크기가 일반상대성 이론에서 제시한 것과 일치해 놀랐다"면서 "이번 성과는 우리은하 중심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한 이해를 크게 높여 초대질량 블랙홀이 주변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HT 과학자들은 후속 연구로 초대질량 블랙홀 주변의 전파 방출 기원으로 보이는 부착흐름을 분석하는 이론을 세우기 시작했으며, 이를 통해 은하의 형성과 진화 과정을 밝히고 일반 상대성이론에 대해 정밀한 검증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봉원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궁수자리 A블랙홀은 집단지성으로 인류가 직접 관측한 블랙홀 중에 가장 가까운 것"이라며 "한국천문연구원은 공동으로 운영하는 ALMA(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파 간섭계), JCMT(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망원경) 참여를 넘어 KVN(한국우주전파관측망)이 EHT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천체물리학저널 회보'(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특집호에도 실렸다.

EHT 연구팀은 "초대질량 블랙홀 주변 물질의 흐름을 분석해 은하의 형성과 진화 과정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며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일반상대성이론의 정밀한 검증 등 새로운 결과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과학계에서는 이번 발견이 우리 은하 생성의 비밀을 풀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블랙홀 그림자를 포착한 만큼 블랙홀로 물질이 빨려들어가는 과정도 직접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M87과 궁수자리 A 블랙홀을 비교하면 블랙홀에서 물질이 방출되는 '블랙홀 제트' 같은 현상의 물리적 기원을 이해할 수도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천문연구원 등 한국 연구진을 비롯해 세계 80개 기관 300명이 넘는 연구진이 참여했다. EHT는 스페인과 미국, 남극, 칠레, 그린란드 등 전 세계 11개 전파망원경을 연결해 지구 크기의 가상 망원경을 구현했다. 전파망원경이 동시에 천체를 관측하면 하나의 거대한 망원경으로 본 것처럼 해상도가 높아진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에 12일 실렸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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