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앱 결제 강제로 최대30% 지불
수수료 부담 소비자로 전가 우려
수수료 부담 소비자로 전가 우려
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모바일산업협회의 '구글 수수료 정책 변화에 따른 기업현황·대응 방안 조사 결과 보고서'를 토대로 산출한 결과, 구글은 인앱 결제 강제 정책으로 올해에만 최대 4100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추가로 가져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은 지난달 개발사들에 외부 결제로 연결되는 앱 내 아웃링크를 삭제할 것을 통보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오는 6월 1일부터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앱을 삭제하겠다고 선전포고 한 바 있다.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 정책 시행으로 국내 콘텐츠사들은 결제액의 최대 30%를 수수료로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조치로, 국내 비게임 콘텐츠 개발사가 올해 구글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는 최대 8331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반면 이전처럼 다양한 결제 방식을 허용할 경우 산출되는 수수료는 4193억원으로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결제 정책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차액이 무려 4138억원에 달한다. 구글이 인앱 결제 강제 정책만으로 기존보다 약 2배의 수수료 수익을 챙기는 것이다.
문제는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로 콘텐츠 업체의 수수료 부담이 현실화 할 경우, 그 피해가 소비자 몫으로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점이다. 이미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음원스트리밍, 웹툰·웹소설 등 콘텐츠사들이 줄줄이 요금을 올리고 있다. 특히 OTT 업체인 티빙과 웨이브는 안드로이드 앱 이용권 가격에 구글이 부과한 수수료 15%를 반영했고, 네이버의 음원 서비스 바이브 역시 '무제한 듣기' 이용권의 구글플레이 인앱 결제 월 이용료를 8500원에서 9900원으로 약 16% 인상했다. 이외에도 네이버웹툰은 지난 22일 '베스트 도전만화 유료 상품 제공 약관 개정'을 띄워 전용상품권의 판매 단가·단위를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다른 콘텐츠사들도 인앱 결제 강제 정책에 따른 요금 인상을 검토 중이다.
정부와 콘텐츠 업계에서는 구글의 행위가 '구글 갑질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서 금지 행위로 규정한 '특정한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의 새 결제 정책을 놓고 유권해석을 진행한 결과 위법 소지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특히 수수료를 4%포인트 낮춘 인앱 결제 내 제3자 결제를 사용하더라도, 카드 수수료와 PG(결제대행업체) 수수료를 별도로 내면 인앱 결제보다 수수료 부담이 높아져 사실상 인앱 결제 강제와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구글은 아웃링크를 삭제하는 대신 인앱 결제 내 제3자 결제는 허용한 만큼 자사 결제 정책이 구글 갑질 방지법을 위배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구글이 방통위의 전방위적 제재에 대해 행정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치고 있다.
당장, 구글 갑질 방지법의 실효성을 높이는 한편 '제2의 인앱 결제 횡포'를 막기 위해 원스토어, 갤럭시스토어 등 국내 앱 마켓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구글, 애플 등 글로벌 앱 마켓 사업자의 의존도가 높은 현 상황에서는 제2의 인앱 결제 논란이 언제든 재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식 의원은 "근본적인 원인은 구글이 국내 앱 마켓 생태계를 독점하는 데서 기인하는 것으로, 이를 방치할 경우 제2의 인앱 사태는 언제든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경쟁이 실종된 국내 앱 마켓 생태계의 경쟁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특히 지난해 국내 대표 콘텐츠사와 앱 마켓사들이 맺은 상생협약이 정상적으로 운영돼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원스토어, 갤럭시스토어 등 국내 앱 마켓 사업자와 게임사, OTT, 음원스트리밍 업계는 지난해 10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로 '국내 앱 마켓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연 2회 협약 회의를 개최하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협약식 체결 이후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상생 회의가 개최되지 않는 등 협약 이행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정부는 국내 소비자와 콘텐츠사에게 부담을 가중시키는 인앱 결제 꼼수를 비롯한 거대 독점 플랫폼의 횡포를 막는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국내 콘텐츠사와 앱 마켓사 또한 정부와 함께 강한 책임감을 갖고 국내 앱 마켓 시장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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