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법적 지위를 정의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의결하면서 세액 공제를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아직 산업 진흥을 위한 해결 과제가 산적해있다며 정부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25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2소위)에서는 OTT를 '인터넷 망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부가통신역무'로 정의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이는 지난해 초 발의된 법안이지만, OTT 산업 주도권을 놓고 관련 부처 간 갈등이 벌어지면서 1년 넘게 지체되다 이번에 통과됐다. 과방위 2소위가 의결한 법안은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국회 본회의까지 거쳐야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첫 문턱을 넘었다는 측면에서, OTT 업계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국회에서 국내 OTT 사업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면서, 방송, 영화 콘텐츠에만 제공하던 세제 혜택을 OTT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그간 국내 OTT들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정부에 정책적 지원을 요청해왔다. 그 중 '제작비 세액 공제'를 1순위로 꼽았다.
넷플릭스, 디즈니, 아마존 등 글로벌 OTT 기업의 경우,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 콘텐츠 제작비의 최대 35%를 세액 공제해주고 있다. 호주와 프랑스도 각각 40%, 30%씩 지원한다. 반면 한국은 방송국, 영화사 등에만 10% 수준의 세액공제율을 적용했다.
OTT 법적 지위 신설로 산업 진흥의 첫발을 뗀 셈이지만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 세액공제만 보더라도 조특법의 일몰이 올해까지고, 공제율 역시 10%에 그친다는 점이 난제다.
세액 공제 외에도 OTT업계가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자율등급분류제도 도입, OTT 주무부처 정립 등의 논의는 정체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법안 통과에 과기정통부, 방통위, 여야가 합의했다는 것은 의미있는 대목"이라 면서도 "다만,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을 뿐, 향후 과제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유선희기자 view@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김영식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가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