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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의 정치박박] "민주당만 빼고" 다 칼질하라는 게 생존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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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9단 예상 넘어선 與 검수완박 폭주 파장
선거패배 키운 내로남불·극단성…국민 재각인
소수정당 시절 논리 팽개치고 위장탈당 꼼수
적폐청산→성역없는수사→검수완박 휘청인 잣대
'민주당만 빼고' 수사·검증하라는 억지만 남아
"정치권에서나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지, 일반 국민들 자체를 보면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이 실제로 뭔지도 잘 알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19일 한 라디오에서 '정치 9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했던 말이다. 그는 윤석열 정부 출범 전 검수완박 입법을 끝내겠다는 민주당의 태도에 "과연 옳은지"라고 꼬집으면서도, 이처럼 검수완박이 6·1 지방선거 핵심 변수로까지 떠오르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 그의 감(感)이 틀릴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민주당이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집권 말기 검수완박 드라이브를 넘어 '풀악셀'을 밟은 탓이다.

현재도 단독 172석에 이르며, 친여(親與) 의석 포함 'K-180석' 의회 독주를 거듭해온 민주당이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부터 110석 남짓 제1야당을 제끼고 '무늬만 야당'들을 거느린 채 과반 의석 권력으로 패스트트랙 독주를 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검찰 수사권 이양을 골자로 한 검·경 수사권 조정법, 교섭단체간 만장일치 합의 관례를 깨뜨리고 비례위성정당을 낳은 선거법 개정과 '동물국회' 후유증이 그 산물이었다. 민주당은 2020년 총선에서 물리적으로 180석을 넘기더니 야당의 공수처장 추천 비토권을 무력화한 공수처법 개정안, 임대차 3법 등을 '본회의 필리버스터 중단 표결'까지 불사하며 강행처리했다. 지난해 하반기를 뜨겁게 달궜던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민주당 출신임에도 '보다 못한'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로 민주당의 독주를 멈춰 세우고, 간신히 특위 후속 논의과제로 넘긴 바 있다.

공교롭게도 3부 권력을 쥔 민주당이 입법부 독주를 거듭한 동안 지난해 4·7 재보궐선거부터 올해 3·9 대선까지 패색만 짙어졌다. 이른바 '조국 사태-윤석열 죽이기' 논란은 물론 서울·부산시장 성추문에 '피해호소인' 조롱으로 대응한 것이나, '이재명 성남시' 시절 대장동 택지개발 비리 의혹의 '몸통'을 상대당으로 몰아세우던 논리까지 '내로남불'의 모순. 그리고 '머릿수와 나팔수'로 모든 관심사안을 밀어붙이는 '극단성'이 일반국민의 눈높이에까지 각인된 탓일 것이다. 검수완박 역시 사안 그 자체보다도, 그 처리 방식이 이 두가지 요소를 떠올리게 하며 '이슈 블랙홀'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보름 전(7일) 탈당인사인 무소속 양향자 의원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법제사법위로 사·보임시켜, 법사위에서 검수완박법(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 논의를 위해 여야 3대3 동수로 구성해야 할 안건조정위에서 야당 몫 1자리에 배정할 심산을 드러냈다. 소수정당의 반대토론 보장 수단인 안건조정위가 정상 작동한다면 거쳐야 할 최장 90일 논의를 건너뛰는 꼼수를 반복하려 한 것이다. '민주당 당적만 아니면 야당 인사'라는 기계적 논리가 과거 거대 보수여당과 국회선진화법(2012년 개정 국회법)을 만들면서 피력한 '소수정당 권익 보장' 논리를 가뿐히 누른 순간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지난 19일 "이번 법안이 이런 방식으로 추진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는 '양향자 문건'이란 복병을 만났다. 그러자 20일 민주당 법사위원이던 민형배 의원이 '위장탈당'해 안건조정위 무소속 위원을 자청하며 꼼수 파문을 불렀다. 양 의원조차 "다수당이라고 해서 자당 국회의원을 탈당시켜 안건조정위원으로 하겠다는 발상에 경악"한다며 놀랐다. 21일 박병석 의장이 중재에 나서면서 민주당이 안건조정위 구성을 보류하고 국민의힘과 원내지도부 간 협상을 하기로 했지만, 협상 시한도 고작 하루를 잡았다. 박 의장은 22일 여야 간 심야회동을 거쳐 중재안을 만들었다며 양당 의원총회 채택을 요청했다.

그러나 중재안조차 무겁게 논의할 배경이 있을지 의문이다. 각계의 우려가 빗발친 데다 국가사법시스템을 좌지우지할 사안을 번갯불에 콩 볶듯 하는 태도는 물론, '검찰 수사권 박탈'에 국민적 공감대를 누가 만든 적이 있는지 말이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표현대로면 민주당은 5년여 전부터, "후진국 저 발 끝에 있는" 검찰제도에 의존해 현직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집권 후 '적폐청산'으로 전직 대통령들과 전임정부 인사들을 대거 수사·처벌하는 데 열을 올린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사를 검사장 승진시키자 마자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하고, 검찰총장 직행까지 내편 챙기기를 거듭하며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를 당부한 지도 만 3년이 안 지났다.

'검찰 개혁' 구호가 '검찰 해체'로 실체화한 건 2019년 하반기 '윤석열 검찰'의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후보자) 일가 비리 수사 이후였다.

금태섭 전 의원은 최근 "입으로는 검찰개혁을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조국 민정수석 시절) 검찰 특수부를 유례 없을 정도로 키웠다가, '조국 사태' 이후 검찰이 말을 듣지 않으니 응징 차원에서 수사권을 박탈하겠다고 하니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한기호기자 hkh89@dt.co.kr

[한기호의 정치박박] "민주당만 빼고" 다 칼질하라는 게 생존전략?
지난 2021년 1월 경찰 출신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파란장미시민행동(파란장미)'에서 요구한 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 서약문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2021년 상반기 내에 '검찰 수사권의 완전 폐지'를 위한 법률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당시 서약서 논란이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용어의 시초 격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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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출신의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지난 4월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K-디아스포라 범세계 추진연대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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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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