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양수 칼럼] 尹, 文정권 닮지 말고 상수의 정치 하라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박양수 콘텐츠에디터
[박양수 칼럼] 尹, 文정권 닮지 말고 상수의 정치 하라
문재인 정권의 지난 5년은 변칙과 반칙의 시간이었다. 차갑게 돌아선 민심은 정권의 폭주가 멈추기만을 학수고대했고, 3·9 대선을 통해 그 의지를 드러내 보여줬다. 문 정권에 등돌린 민심은 윤석열을 선택했다. 국민을 대변하기 위해 선출된 국회의원이 소속 정파의 수장보다 그 주인 되는 국민에게 충성하는 게 우선이다. 국민이 무얼 바라는지 살피고 받들어야 한다. 그들의 존재 이유다. 하지만 이번에도 더불어민주당은 주인을 배신했다. 설마하던 폭거를 아무런 수치심 없이 저질러 한국 의회정치의 수준과 한계를 스스로 만천하에 폭로한 것이다. 추한 민낯이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나라의 형사사법 제도 근간을 송두리째 뒤바꾸는 작업이다. 그런데 172석의 거대 정당이 위헌 소지가 있는 법안을 제대로 된 토론회나 공청회 한 번 없이 밀어붙인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6대 중대 범죄만 남은 검찰의 수사권을 아예 박탈하겠다면서 야당은 물론 국민을 설득하려 하지 않았다.

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은 누굴 위한 걸까. 검찰에게 수사권을 줘선 안되는 그 무엇 때문인가. 항간의 세론처럼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전 민주당 대선후보를 보호하기 위해서인가. 그렇지 않다면 수명을 다한 정권이 이런 '만행'을 감히 저지를 것이라곤 누구도 상상 못할 일이다.

문 대통령도 검수완박의 심정적인 동조자일 것으로 짐작된다. 김오수 검찰총장과 만나 "과거 역사를 보더라도 검찰 수사가 항상 공정했다고 말할 수 없고, 국민이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게 엄연한 현실"이라며 "법제화와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검수완박'에 대한 직접적인 찬반 입장을 드러내진 않았어도, 당장 국민의힘에선 "대통령으로서 법치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부추기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비판한다.

문 정권과 검찰의 악연의 뿌리는 오래됐다. 멀리 보면 노무현 대통령 시절인 2003년 3월 '검사와의 대화'에서 노 대통령과 검찰의 충돌을 그 시초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당시 검사들은 "검찰이 정치 중립성을 지키지 못한 것은 정치권 때문"이라며 검찰로의 인사권 이양을 요구했다. 이에 "검찰의 중립성을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설득하던 노 대통령이 급기야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지요"라며 분개하던 장면은 오랫동안 회자되는 장면이다. 당시 전국에 생중계된 노무현 대통령과 전국 평검사들과의 대화는 후일 문 정권이 출범 초기부터 검찰개혁의 칼을 빼드는 단초가 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5년간 문 정권의 무능력과 정책의 빈곤이 국민에게 끼친 폐해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정치·외교·안보·경제 등 어느 한 분야를 뜯어봐도 상처 투성이다. 이념과 진영 논리로 나라를 두쪽 내고, 국가 정체성을 파괴한 잘못이 적지 않다. 법치 파괴로 인해 권력형 범죄와 부조리, 부정부패가 넘쳐났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에 기울어져 가는 문 정권의 외교정책에 전통적인 우방국인 미국의 우려를 샀다.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든 일등 공신은 문 정권이다. 윤 정권이 성공할 수 있는 길도 문 정권에서 찾으면 쉽다. 잘못 간 길에선 돌아나오고, 실패했던 경험은 피해가면 된다. 반면교사인 셈이다. 그런데 자꾸 불길한 생각이 뇌리를 스치는 건 기우일까. 새 정부 인사에서 법무부 장관에 전격 발탁한 한동훈 검사장,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정호영 교수를 보며 묘하게 문 정권의 판박이가 돼간다는 느낌이다. 정 후보자는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 특혜 의혹과 관련해 "단 한 건의 불법 행위도 없었다"고 주장한다. 과연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할지는 의문이다. "조국도 '불법은 없습니다'라고 했다"면서 "나중에 누구처럼 '마음의 빚을 졌다'고 하겠지"라고 비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지적이 틀리지 않다고 본다.

바둑 고수의 세계에선 손따라 두면 필패한다. 상수(上手)는 자신의 수를 찾아서 두지, 상대방에게 끌려다니지 않는다. 망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정석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변칙으로 한 번은 속일 수 있을지언정, 언젠가는 밑천이 드러난다. 지난 문재인 정권 5년의 시간은 쇼와 선동으로 점철된 시간이었다. 국민을 둘로 쪼개 적대적인 대결 국면을 조장했던 문 정권을 흉내내려 해선 안 된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분열과 대결의 정치가 아니라 소통과 협치의 정치다. 윤 정권은 실패한 문 정권을 닮지 말고, 상수의 정치를 펼쳐야 한다.

박양수 콘텐츠에디터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