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검수완박이든 인사검증이든, 독선 오만은 안된다

류동길 숭실대 명예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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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4-1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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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검수완박이든 인사검증이든, 독선 오만은 안된다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안'을 발의하면서 정국이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곧 열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검수완박은 현재 검찰에 남아있는, 검찰의 전문분야인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수사권을 경찰에 넘기려는 것이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이 법안에 반발, 사직서를 제출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문대통령은 사표를 반려하고 김 총장과 면담했다. 하지만 법안 자체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은 '지금은 국회의 시간'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이 온갖 꼼수로 법안을 처리, 5월 3일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공포된다면 3개월 유예기간을 거쳐 8월부터 시행된다.

국가적 과제는 산처럼 쌓여 있는데 군사작전처럼 검수완박을 서두르는 까닭은 무엇인가. 이재명 후보가 당선돼 정권교체가 되지 않았어도 그랬을까. 검수완박은 대장동 비리와 문 정권의 권력형 비리를 덮는 방탄용이라는 의심을 갖기에 부족함이 없다. 비리와 부정을 덮기 위해 법을 만든다면 그건 입법 권력의 사유화와 다름없다.

경찰이 비리와 부정을 파헤치면 경찰의 수사권을 박탈하는 경수완박 법안이라도 만들 것인가. 검수완박을 검찰개혁이라고 포장하지만, 검찰개혁은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도록 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에 전념하게 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172석 민주당의 폭주를 막을 방법은 없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국회상정을 하지 않거나, 문재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가능한 일이지만 그런 기대는 가능하지 않다.

곧 열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한바탕 공방이 벌어질 것이다. 민주당은 인사검증 7대 기준(병역면탈·세금탈루·불법적 재산증식·위장전입·표절 연구 부정행위·음주운전·성 관련 범죄)에 시대정신을 추가해 인사검증을 엄격하게 하겠다며 공세를 예고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스스로 만든 인사 기준을 첫 내각부터 지키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임기 중 야당 동의 없이 임명을 강행한 장관급 인사는 역대 최다인 34명이었다. 문 대통령은 청문회는 국민의 판단을 보면서 적절한 인사인가를 살펴보는 '참고용'이라고 했다. 그때 그랬는데 민주당이 그런 기준으로 인사검증을 하겠다면 스스로 지키지 못한 데에 대한 사과와 유감표명은 당연히 있어야 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게 인사다. 이번 청문회의 초점은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자에 쏠릴 것이 분명하다. 한 후보자는 조국 전 법무장관 등 문재인 정권 비리 수사를 이끌었기 때문에 네 차례나 좌천을 당했고, '검언유착' 사건에 휘말려 피의자까지 돼 2년 이상 수사를 받았으나 무혐의로 밝혀졌다. 그런 전력이 있는 한 후보자가 지명되자 민주당은 "인사 테러이자 정치보복 시도"라며 지명철회를 요구하는가 하면, '낙마 1순위' '청문회 거부'를 검토하겠다는 말까지 한다. 한 후보자가 현 정부에서 핍박을 받았기에 정치보복을 할 것이라고 미리 짐작을 하는 것인가.

청문회(hearings)는 말 그대로 증언·진술을 청취하는 자리다. 일방적으로 의혹을 제기하고 망신을 주면서 제대로 해명할 기회를 주지 않는 성토장은 아니다. 인사검증을 철저히 하고 결격사유를 밝히는 걸 누가 반대하랴. 현재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는 후보자에게도 결격사유가 드러나고 있다. 자녀의 의대 편입학과 아들 병역 특혜 의혹이 제기돼있는 후보자는 스스로 물러나는 게 옳은 것이다.

의혹을 해명해도 여전히 의혹이 남는다면 그 것 자체가 문제다. 법에 저촉되지 않았다고 해서, 관행이라고 해서 문제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고위 공직자에게는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운동경기 감독은 상대팀과 구사하는 작전에 따라 선수 기용을 달리하듯,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하다. 중요한 건 그 자리에 맞는 흠 없는 유능한 사람인가다.

검수완박이든 인사검증이든 국민은 독선과 오만에 등을 돌린다. 정치인들은 국민의 뜻을 제대로 헤아릴 지혜가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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