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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의 정치박박] 때아닌 尹心 독주, `살얼음판 대선` 잊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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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예비 정부와 예비 여당 주변 파열음이 심상치 않다. 공동정부 약속, 인사 검증, 다가오는 6·1 지방선거 공천 문제까지 동시다발적이다. 표면적인 아웃풋이나 갈등의 존재 자체를 문제삼기에는 이르나, '윤심(尹心)의 독주'에서 출발한 논란들이라 예삿일 같지가 않다. 지난 대선 구호이던 '공정과 상식',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사회적 자본"으로까지 일컫던 '신뢰'의 문제이기도 하다.

윤 당선인은 주초부터 총 18개 부처 장관 인선을 순차 공개하면서 결국 '안철수계' 인물을 1명도 지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 당선인은 마지막 2개 부처 장관을 발표하기 위해 14일 나선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취재진으로부터 안철수 인수위원장 관련 질문을 3연속으로 받았다. 안 위원장이 그 전날(13일) 윤 당선인과의 '도시락 만찬'에 불참하고, 당일 잠행한 배경에 '인선 불만'이 있다는 의혹을 풀어달라는 신호였다. 윤 당선인은 '안 위원장의 인사 추천은 받았다'는 취지로 얼버무리다가 세번째 질문은 도중에 자르고 "본인 입장이 어떤지 전혀 아는 바가 없다", "기자님들 이야기가 좀 이해가 안 된다", "아무 문제가 없다"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안 위원장의 입장을 '전혀 아는 바가 없다'는 말은 마치 '알 필요가 없다'는 말처럼 들렸다. 대통령 당선인과 인수위원장 간 이 정도 거리감이라니. 두사람은 지난 대선 각각 국민의힘·국민의당 후보로서 막판 야권후보 단일화를 이루며 양당 합당과 인수위·정부 공동구성 약속을 만방에 알린 바 있다. 윤 당선인이 안 위원장에게 '양보'를 받기에 앞서 "종이 쪼가리 말고 날 믿어 달라"며 설득한 일화도 이미 파다하다. 그 단일화로 표 분산을 막은 덕분에 '여야 총력전'이던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불과 0.73%포인트차로 신승했을 터다. 인수위 구성부터 조각(組閣)까지 윤 당선인이 안 위원장의 '지분'을 얼마 만큼 인정하는지가 그들의 결합 수준을 가늠할 척도가 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정치권과 언론계의 상식적인 관심사에 윤 당선인은 만 나흘간을 '모르쇠'로 일관했다. 앞서 8개 부처 장관 1차 인선이 발표된 지난 10일부터 안 위원장 측 분위기가 급랭했다. 11일엔 안 대표 최측근인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인수위원직을 갑자기 던지며 "입각 의사가 전혀 없다"는 말을 남겼다. 이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던 부처 중 하나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엔 다른 인사가 지명되고, 행정안전부 장관은 비(非)정치인 발탁 방침이 흘러나온 직후였다. 12일 안 위원장은 "제가 전문성이 있는 분야에 대해선 (윤 당선인에게) 조언을 드리고 싶었지만 그런 과정은 없었다"고 인선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13일 2차 내각 인선과 14일 마지막 인선까지도 안철수계 발탁은 전무(全無)했다.

국무총리 하마평도 스스로 내려놨던 안 위원장은 장관 지명도 '올킬'을 당한 셈이다. 사실상 '불가역적'인 인선 발표를 끝낸 뒤에야 윤 당선인은 "아무 문제가 없다"는 일성을 냈다. 애초 1차 내각 인선부터 안 위원장이 각 장관 후보자가 지명되는 과정을 공유받지 못했고, 2차 인선은 아예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알았다는 '안철수 패싱' 정황에 대한 해명은 없었다. 논란에 '이해가 안 간다'던 윤 당선인이 정작 그 당일 저녁, 안 위원장과 식사는 왜 했을까. 배석자도 반쪽 뿐이었다. 어쨌든 "오해를 풀었다"는 전언이 나오고 안 위원장은 15일부터 인수위 업무를 재개한다고 한다. '신뢰'를 되찾았다기 보단, 합당을 철회하면 정치적 존립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이 작용했을 것 같다.


공동정부 외양까지 버리며 한 선택이 정국 돌파에 도움되는지도 의문이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재산 형성 과정 의혹, 윤 당선인의 '40년 절친'이라는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 의혹과 과거 칼럼 발언 논란 등은 '능력과 인품' 구호를 어색케 한다. 여전히 검찰 조직을 통할하는 법무부 장관에 현직 검찰총장보다 기수가 7계단 밑인 한동훈 검사장을 지명한 것은 파격이 '지나친' 수준이다. 윤 당선인의 '기수 파괴' 기록을 갈아치운 것은 물론, 자타공인 윤 당선인의 최측근으로서 발탁됐단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 여권과 대립을 미루어 정치인 장관 발탁보다 더 정치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민주당이 '검찰 수사권 완전박탈(검수완박)' 강행으로 비판받는 극단성이 '황태자 한동훈' 한마디로 희석되는 데 대책은 있을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측과 친윤(親윤석열)계가 함께 키를 잡은 당 6·1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정진석 국회부의장)에서도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동일 선거구 3회 이상 낙선자를 공천 배제하는 새 기준으로 자유한국당계 출마자 역차별 논란을 부르더니, 대전시장·울산시장 등 경선부터 배제 당한 인사들의 무소속 출마를 초래했다.

특히 강원도지사 공천의 경우, 단 2명이던 예비후보 중 여론조사상 경쟁력이 점쳐지던 춘천 지역구 출신 김진태 전 의원을 자르고 황상무 전 KBS 앵커를 단수추천하면서 논란을 낳고 있다. 공관위 측은 김 전 의원에 대해 지난 2019년 5·18 관련 세미나 개최 논란 등을 재소환하며 "국민 통합에 저해된다"고 낙인을 찍기도 했다.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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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코로나 비상대응특별위원회 회의가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불참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인수위사진기자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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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2차 내각 발표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소개하고 있다.<인수위사진기자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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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국민의힘 전 의원이 지난 14일 당 6·1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회가 자신을 강원도지사 후보군에서 컷오프하고 '윤석열 캠프'에서 활동했던 황상무 전 KBS 앵커를 단수후보로 추천한 결정에 관해 "바로 이의신청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김진태 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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