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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수 칼럼] 윤석열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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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수 콘텐츠 에디터
[박양수 칼럼] 윤석열의 시간
대통령 선거는 끝났고, 승자와 패자가 가려졌다. 승자는 패자를 위로하고, 패자는 겸허하게 승복하는 한편 새 정부가 일을 잘 할 수 있게 도와야 하는 게 마땅한 정치적 도리다. 대선 후 보름이나 지났지만 민주당과 진보좌파 세력에겐 그럴 마음이 없어 보인다. "잘 하는지 두고보겠다"며 눈에 쌍심지를 켜고 꼬투리 잡기에 여념이 없는 것 같다. 아직 통치도 하기 전인데 잘못하면 가만 놔두지 않겠다고 윽박지른다. 다들 정의로운 척, 국가를 위하는 척했지만 기실 새 정부가 잘되는 데 협조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지자 95%가 반대한다는 청와대 집무실 이전 문제도 그렇다. 윤석열 당선인의 '집무실 용산 이전' 판단은 그르지 않다. 후보 시절에도 "국민에게 청와대를 돌려드리겠다"고 공약했던 터다. 제왕적 대통령으로 군림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청와대를 벗어나겠다는 게 그의 의지다. 외교부 청사로의 이전, '광화문 카드'가 검토됐지만 통신제한과 교통 통제 등으로 시민 불편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로 폐기됐다. 용산 국방부 청사로의 이전은 상대적으로 쉽고 비용도 적게 든다는 점에서 현재로선 최선의 선택으로 여겨진다.

청와대 집무실 이전에 관해선 문재인 대통령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야 정상이다. 역대 어느 대통령처럼 문 대통령도 5년 전 "청와대를 벗어나겠다"고 큰소리치지 않았나. 당선되자마자 슬그머니 약속을 내팽개쳤지만. 대북·대중 굴종적 외교로 늘 국민을 불안하게 만든 그가 국가 안보를 내세워 집무실 이전에 제동을 거는 건 참 염치 없고 궁색해 보인다.

윤 당선인은 당선 후 첫 관문인 '용산 이전' 문제에선 확실하게 자신감을 보여줬다. 이젠 '평범한' 검사였던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곱씹어봐야 할 때다. 비록 0.7%포인트의 미세한 차이지만, 국민은 좌파 정권 10년 연장을 용납하지 않고, 정권교체를 명령했다. 문 정권 5년간 쌓인 탈법과 불법, 내로남불, 권력남용의 적폐를 깨끗이 청소하라는 이유에서다. 그 적임자로 윤석열을 선택한 것이다.

지난 5년간 문 정권의 무능력과 정책의 빈곤이 남긴 후유증은 실로 심각하다. 좌파 운동권 세력이 주축이 된 정권은 군중을 선동하고, 증오심을 증폭시키는 기술 말고는 터득한 지식이나 능력이 부족해 사회를 발전시킬 구체적이고 일관된 정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념과 진영 논리를 최우선시하니 국가 정체성도 모호해졌다.


대외 관계에선 북한을 중심에 놓고 발상하다보니 친중(親中) 외교에 경도된 나머지 미국의 신뢰를 잃어버렸다. 한일 관계에선 일본을 '악마화된 적'으로 대했고, 일본은 문 정권 자체를 외교 상대로 인정조차 하지 않는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에 달라붙은 한국 외교는 전통적 방위 개념인 한·미·일 삼각축에서 이탈하는 심각한 위기상황을 초래했다.
외교의 정상화만큼 시급한 건 법치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이는 권력형 범죄와 부조리, 부정부패에 대한 철저한 청산 없인 불가능하다. 가장 위험한 건 '국민 통합'이란 미명 아래 어설프게 타협하고, 문제를 덮으려는 것이다. 하지만 그랬다간 5년 후 더 거대해진 파시즘, 독재주의자를 상대해야 할지도 모른다. '파시즘'(Anatomy of Fascism)의 저자 로버트 팩스턴은 "파시즘은 민주주의적 자유를 포기하며, 윤리적 법적 제약 없이 폭력을 행사해 내부 정화와 외부적 팽창을 추구한다"고 했다. 파시스트는 민족주의, 정의, 평화와 같은 '때 묻은' 진리로 대중을 선동한다. 다른 정치적 견해를 가진 사람을 경멸하고 적대시하며, 언어적 폭력을 행사한다. 소외와 폭력이 두려운 일반 대중으로 하여금 입을 다물게 하는 방식이다.

앞으로 있을 '윤석열의 시간'은 비상식적이고 비정상화한 국가의 방향을 정상적인 방향으로 되돌리는 일이 돼야 한다. 170석이 넘는 거대 야당을 상대한다는 게 분명 쉽진 않은 일이다. 매사를 방해하고 트집 잡을 운동권 좌파 세력과 맞선다는 것도 버거울 것이다. 좌고우면하는 보수 우파의 분열은 그의 판단력을 흐리게 할지도 모른다. '윤석열의 시간'은 그래서 더욱 숭고한 숙명의 길이다.

박양수 콘텐츠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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