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AME] "러시아, 게임오버"… 게임사들도 제재 대열에 합류

입력: 2022-03-10 00:59 윤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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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비전 블리자드·에픽게임즈
우크라이나 부총리 요청 받아들여
"새 게임·아이템 등 상거래 중지"
EA, 피파게임서 러시아팀 삭제
닌텐도, 루블화 결제 서비스 차단
국내선 우크라이나에 성금 전달

펄어비스. 펄어비스 제공

게임 업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게임사들은 러시아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성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돕고 있다.

9일 외신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최근 러시아에서 자사 게임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규제한다고 밝혔다.

대니얼 알레그리 액티비전 블리자드 COO(최고운영책임자)는 지난 5일 직원들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 "충돌이 지속하는 동안 러시아에서 새로운 게임 판매, 게임 내 아이템 판매 등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현재 직원들과 함께 30만 달러의 성금을 모았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향후에도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도울 방법을 계속 찾겠다는 방침이다.

언리얼 엔진으로 유명한 에픽게임즈도 러시아 제재에 힘을 쏟고 있다. 에픽게임즈는 성명을 내고 "게임에서 러시아와의 상거래를 중지하고 있다"며 "다만 이미 게임을 소유한 러시아 이용자가 게임에 액세스하는 것은 금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임사들의 러시아 제재는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 장관의 요청에 응답한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페도로프 부총리는 지난 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글로벌 게임사와 e스포츠 플랫폼에 자국을 침공한 러시아의 제재를 요청한 바 있다. 페도로프 부총리는 침공을 도운 벨라루스의 퇴출도 함께 촉구했다. 페도로프 부총리는 "현대화된 기술은 탱크와 미사일과 여러 발의 군사용 로켓에 대응하는 최고의 수단일 수 있다"며 "모든 러시아인과 벨라루스인의 게임 계정을 일시 차단하고 러시아와 벨라루스팀과 게이머를 국제 e스포츠 이벤트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페도로프 부총리의 요청 이후 다수의 게임사들은 러시아를 규탄하며 제재를 가하고 있다.

EA(일렉트로닉아츠)는 전날 자사 스포츠 게임인 '피파 22', '피파 모바일', '피파 온라인' 등에서 러시아를 퇴출하겠다고 발표했다. EA는 "우리는 우크라이나 국민과 함께한다"며 "세계 축구계의 수많은 목소리와 마찬가지로 평화 그리고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끝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EA는 아이스하키 게임 NHL22에서는 러시아팀과 벨라루스팀을 삭제한다고도 했다.

MS(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엑스박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물론 오피스, 윈도우 제품·서비스의 러시아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브래드 스미스 MS 부회장 겸 사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소식과 이미지들을 보고 공포, 분노, 슬픔을 느꼈다"며 "러시아의 불법적이고 명분 없는 침략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닌텐도는 러시아에서 게임을 디지털로 구매할 수 있는 닌텐도 이숍(eShop)을 유지 관리 모드로 전환했다. 닌텐도 측은 "이숍에서 사용되는 결제 서비스에서 루블화 결제 처리를 차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러시아 이용자는 자국의 화폐로 닌텐도 게임을 디지털에서 구매할 수 없게 된다. 다만 현지 플랫폼 이용 자체는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소니는 올해 라인업 타이틀인 그란투리스모7의 러시아 발매를 보류했다.

국내 게임업체들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섰다. 펄어비스는 국제의료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위한 긴급 의료 지원금 1억원을 기부했다. 긴급 의료 지원금은 우크라이나와 주변국의 부상자 응급 치료 키트 배포, 원격의료 교육 제공, 구호활동을 위한 필수 인력, 물품 확보 등에 사용된다.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는 "전쟁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인도적 차원에서 기부를 결정했다"며 "의료 지원이 필요한 곳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