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에게 대선을 묻는다] "이제 87년 체제 바꿔야할 시점… 국가 행정시스템 개혁으로 국민 통합해야"
입력: 2022-03-02 20:10
이규화 기자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에게 대선을 묻는다] "이제 87년 체제 바꿔야할 시점… 국가 행정시스템 개혁으로 국민 통합해야"](http://contents.dt.co.kr/images/202203/2022030302100569660001[1].jpg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에게 대선을 묻는다] \"이제 87년 체제 바꿔야할 시점… 국가 행정시스템 개혁으로 국민 통합해야\"")
박동욱기자 fufus@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투표 기준은 무엇인가요
대담 = 이규화 논설실장
-후보 선택에서 최우선 고려 요소는 무엇입니까.
"어렵네요. 이번에는 결국 향후 5년 동안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꾸고 변화시키고 어디로 이끌고 나갈 수 있느냐에 대한 건데, 개별 후보자 요인보다는 좀 전체적인 흐름을 봐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은 뭔가 새로운 정치적 변화를 염두에 두고 투표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제 87년 체제를 바꿀 때가 됐다고 봅니다."
-어떤 분야 어떤 정책공약을 최우선적으로 평가하시는지요.
"솔직히 이번에는 유력 두 후보가 너무 디테일한 것을 내세웠기 때문에 정책을 갖고 보기는 조금 어려웠던 측면이 있어요. 두 후보가 또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잘 모르겠고. 지금 기억나는 것은 탈모치료 의료보험이라든가 이런 거거든요. 유권자들이 어떤 큰 흐름이나 방향에서 나라를 어느 쪽으로 끌고 가겠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한 채 투표 결정을 해야 되는 상황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저를 비롯해 유권자들이 사소한 정책을 갖고 찍지는 않을 거예요. 결국은 이제 변화가 필요한지 아니면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이 계속 유지돼야 하는지, 아마 이게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은데요."
-어떤 선거공약이나 정책을 최악으로 판단하십니까.
"제가 이번 선거는 회고적 선거라고 주장해왔는데, 미래로 나아갈 방향보다는 과거를 정리해야 하는데 에너지가 쏠려 있다는 겁니다. 또 그 같은 분위기와 필요성을 악용하고 있는 것에 분노합니다. 아까도 말씀했지만, 민주당 송영길 때표가 선거 2주 남겨 놓고 그간 과제였던 분권형 대통령제, 다당제 정착을 위한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돌연 제안했는데, 진정성이 없습니다. 그 중요한 의제를 또 표를 위한 공치공학으로 이용한 거죠. 진심으로 뜻이 있었다면, 오래 전에 당론으로 정하고 후보자 입을 통해서 우리는 이런 식으로 하겠다고 했어야지요."
-후보에게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허물이나 문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이번 후보는 최선, 차선도 아닌 차악의 후보를 뽑는다는 말을 하잖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더욱 더 정치인의 신뢰 문제가 도드라졌다고 봐요, 탈진실 시대라고 하지만, 믿음을 줄 수 없는 사람을 뽑을 순 없잖아요. 많은 유권자들이 판단을 하고 있을 거라고 봅니다."
-새 정부에서 가장 시급히 추진해야 할 정책을 꼽는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까도 말씀 했지만, 우선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모든 걸 다 하려고 하지 말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합니다. 대통령의 정책 어젠다를 몇 개로 잘 정리할 필요가 있어요. 가장 우선순위는 국민통합입니다. 그리고 국가 행정 시스템에 대한 개혁에 대해서도 고민할 시점이 됐다고 봅니다. 그러려면 개헌이 필요하죠. 현재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시스템은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87년 이후에 35년이 됐잖아요. 사실 그때도 정신이 없어서 조금 바꿨던 거 아니에요? 국정 시스템을 이제 오늘에 맞게 어떻게 고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 그리고 양극적 대립에서 벗어나기 위한 다당제적인 형태로 갈 수 있는 선거제도의 개혁을 우선 고민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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