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에서 대만 미디어텍과 미국 퀄컴의 양강구도가 강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2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AP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4%에 그쳤다. 전년 동기보다 3%p 하락한 수치로, 순위도 중국 유니SOC에 밀려 5위로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AP 점유율은 2019년 14%에 달했으나 그 다음해인 2020년 중반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해 말 기준 4%까지 떨어졌다. 이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포트폴리오 전략을 재정비함에 따른 것이라는 게 카운터포인트 측의 분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미디어텍과 퀄컴이 보급형에서 플래그십 모델까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출시된 삼성전자의 새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에서도 삼성전자 자체 AP인 엑시노스보다 퀄컴의 스냅드래곤이 더 많이 탑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분간 삼성전자의 AP 시장점유율 반등은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4분기 글로벌 AP시장 최대 출하 업체는 미디어텍이 차지했다. 미국이 화웨이를 제재하면서 '빈집'이 된 중저가 모바일 AP 시장을 미디어텍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공략한 것이 효과를 봤다. 그 결과 미디어텍은 2020년 3분기부터 AP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에는 상반기에 출하량이 몰리고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재고 조정을 하면서 미디어텍의 4분기 출하량은 다소 감소했다. 시장점유율도 전년 동기 37%에서 4%p 줄어 33%에 그쳤다.
카운터포인트는 올해 1분기 미디어텍의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5G 보급률이 증가하면서 계절적 수요 감소를 만회했고, 아시아와 중동아프리카, 남미 지역에서도 5G 전환이 진행되고 LTE 수요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위를 차지한 퀄컴은 부품 부족에 따른 수급 불균형에도 불구하고 전분기 대비 18%, 전년 동기 대비 33% 성장했다. 퀄컴은 지난해 4분기 3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퀄컴과의 점유율 격차를 1년만에 14%에서 3%까지 줄였다. 이는 하이엔드급 스냅드래곤 판매를 우선시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핵심 제품의 생산을 듀얼 소싱하면서 제품 공급량을 늘린 영향이다. 애플은 아이폰13의 출시 효과로 21%의 점유율을 기록해 전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3위를 유지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