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후보 측은 전권 대리인 협상은 없었다며, 제1야당이 여론조사 경선 단일화의 가부를 밝히지 않고 책임전가만 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1일 두 후보 측에서 일부 변화가 감지되긴 했지만, 결국 상대방 진의를 의심하는 책임공방으로 끝났다.
권영세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단일화와 관련해 안 후보와 전화 연결이 불발되고 있다"며 "실무협상은 매번 할 때마다 부인당하는 입장에서 본인을 만나는 게 중요하지만, 만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권 본부장은 지난달 28일 심야 의원총회에서 '단일화 촉구' 의견이 다수 분출한 것에 대해선 "단일화를 계속한다는 부분에 대해선 '끈을 놓지 않겠다', '우리가 먼저 놓는 일은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장외에서는 인명진 목사(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이용구 전 중앙대 총장, 김준용 국민노조 사무총장, 임삼진 전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 등 재야인사들이 서울 여의도 정치카페 '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후보는 대선 완주를 선언함으로써 정권교체라는 시대적 사명을 저버렸다"며 안 후보 지지 철회를 선언했다. 그러면서도 "단일화는 안 후보가 사는 유일한 길이며 국민의 염원인 정권교체의 길"이라며 재고를 촉구했다.
안 후보는 이날 단일화와 관련해 기존과 다소 달라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3·1절 정부 기념식에 참석한 뒤, 윤 후보와 직접 만날 수 있냐는 질문에 "저는 정치인들끼리 중요한 어젠다에 대해 논의를 하자고 한다면, 어떤 정치인이든지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론조사 경선은 협상 테이블에 오른 적 없다'는 윤 후보 측 주장에 대해 그는 "제가 공식적으로 제안한 것에 대해 '테이블 위에 올라오지 않았다'는 말은 변명이 될 수가 없는 것"이라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어 이날 오후 고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 석좌교수의 조문을 마친 뒤에는 "제가 (만날 용의 있다고) 말씀드린 것은 '정확한 어떤 어젠다가 있을 때'"라며 선을 그었다.
뒤이어 홍경희 국민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으로 "오늘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여전히 단일화를 입에 담으며 이러쿵저러쿵 안 후보를 놓지 못 하고 있다"며 "서약서 한장 없이 다이아몬드 주기로 했다며 흑색선전만 한다"고 주장했다.
윤-안 후보 최측근 '장제원-이태규 라인' 협상에서 대통령직인수위와 공동정부 인사권까지 논의됐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여론조사) 단일화 제안에 대한 윤 후보의 진정한 화답이 없었다고 윤 후보에 책임을 되돌린 것이다. 홍 대변인은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진정으로 단일화를 원했던 것인지 책임 전가를 원했던 것인지 (국민이) 평가해달라"고 말했다. 한기호·권준영기자 hkh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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