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룡 정치정책부 부장
![[DT현장] 미스터리 대선의 결말은 또 `닥쳐?`](http://contents.dt.co.kr/images/202202/2022021002102269614001[1].jpg "[DT현장] 미스터리 대선의 결말은 또 `닥쳐?`")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은 이미 불거진 지가 7개월이 넘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그 측근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이 얽히고 설킨 대장동 의혹은 이번 대선의 핵심 쟁점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단 한 점 풀린 의혹이 없다. 의혹이 불거지자마자 양측이 서로 특별검사를 도입하자고 외쳐댔다. 하지만 지금도 공허한 특검 도입 얘기만 하고 있다. 양측의 어느 후보도 검찰 조사를 받지 않았다.
살인멸구(殺人滅口·죽여서 입을 막는다는 뜻) 미스터리마저 나왔다. 대장동 의혹의 핵심 키맨으로 지목됐던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에 이어 김문기 공사 개발사업1처장이 지난해 12월 잇따라 사망했다. 유 본부장은 이 후보(당시 성남시장) 명을 받고 황무성 초대 공사 사장 사퇴를 종용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김 처장은 대장동 개발사업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업무를 지휘한 인물이다. 둘의 사망에 이어 지난달에는 이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최초 제보했던 이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 후보를 둘러싼 수사 대상 핵심 인물 세 명이 한 달 여 사이에 숨졌다.
비릿한 범죄의 냄새를 마구 풍기는 사망 사건이 잇따랐지만, 최근 검찰은 황무성 초대 공사 사장의 사퇴를 강요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된 이 후보와 정진상 민주당 선거대위 비서실 부실장(전 성남시·경기도 정책실장)은 물론 유동규(구속)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에 대해서도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특히 이 후보에 대해서는 대면이나 서면 등 어떤 방식으로도 조사하지 않았다.
대장동 비리와 관련한 윤 후보의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가 녹취록에서 밝힌 윤 후보의 대장동 개발 뒷거래 의혹도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또 윤 후보가 지난해 처음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나서겠다고 한 이후 불거진 야당의 고발 사주 의혹도 8개월이 지났지만,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고발 사주를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수사력 부재, 야당 국회의원 등 민간인 무더기 통신 사찰 논란에 존재 의미마저 상실했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문재인 정부가 정권 내내 검찰개혁을 하겠다며 조국, 추미애 등의 희생양까지 바쳐가며 탄생시킨 게 '공수처'인데, 정작 공수처는 권력 수사에서 전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고발 사주 사건은 대선 후에 '불기소' 처분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고발사주 사건 수사를 해놓고도 결과를 밝히지 않는 것에 대해 공수처는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치적 사건이기 때문이라 둘러댔다. 선거에 앞서 투명하게 후보의 유죄 여부를 밝혀야 공정한 선거가 될 것인데, 공정한 선거에 영향을 미칠까봐 수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는다는 건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다.
의혹이 어디 이뿐인가. 여야 두 유력 후보의 가족 관련 비위 의혹은 최대 관심사가 됐다.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를 둘러싼 경력 위조, 무속 중독 논란, 캠프 비선실세 논란, 쥴리(유흥주점 접대부 이름) 의혹 등이 7시간 50분여 모 기자와의 통화 녹취록으로 불거졌지만, 명확히 밝혀진 건 없다. 또 윤 후보의 장모의 부동산 불법 투기 의혹도 수사 중이지만, 제대로 밝혀진 게 없다.
김씨에 이어 최근엔 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를 둘러싼 황제의전 논란, 법인카드 유용 논란도 불거져 대선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밖에도 이 후보의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등 후보 진영 간 네거티브 공방 속에 각종 의혹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하지만 의혹은 또 다른 의혹만, 가짜뉴스만 생산할 뿐 유권자에게 누가 나쁜 사람인지 알려주는 명쾌한 수사 결과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 아니, 의혹 수사를 하려는 의지조차 없어 보인다. 정치검사, 권력유착 등 그간 검찰의 잘못된 관행을 모두 없애겠다고 시작한 검찰개혁은 대선 정국에서 '도로아미타불'이 됐고, 결국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제1 야당의 대선후보로 만들었다.
지금 상황으로 보면 굵직한 대선후보 관련 수사는 3월 9일 대선 전에 특검을 도입해 수사해도 결과를 보기 어렵다. 사실상 특검은 불가하다. 대선이 끝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조용히 묻힐 것이다. 과연 검찰 개혁은 됐는지, 검찰과 공수처는 수사 의지가 있는 것인지, 각종 범죄 의혹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후보들 가운데 정말 차기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것인지, 국민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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