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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값 2배 뛴 카자흐 반정부시위 격화… 러, 평화유지군 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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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 총사퇴·인하 발표도 무색
대통령 관저 난입, 공항 점령
인천발 아시아나 승객 발 묶여
러시아, 중앙亞 영향력 강해질듯
LPG값 2배 뛴 카자흐 반정부시위 격화… 러, 평화유지군 파견
5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인 알마티의 거리에서 진압경찰(아래쪽)이 에너지 가격 급등에 성난 시위대를 저지하고 있다. 알마티=AP 연합뉴스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급등에서 시작된 카자흐스탄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면서 전국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로 진압대원 8명이 숨졌다. 정부는 가스값 인하와 함께 내각 총사퇴까지 발표했지만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이에 카자흐스탄 정부는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평화유지군 투입을 요청했다. 중앙아시아에서 러시아의 입김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아르메니아의 니콜 파쉬냔 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카자흐스탄의 요청에 따라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소속 평화유지군이 카자흐스탄으로 파견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요청과 특히 외부의 간섭으로 인한 카자흐스탄 국가 안보·주권의 위협을 고려해 CSTO는 집단안전보장조약에 의거, 카자흐스탄의 안정과 정상화를 위해 집단평화유지군을 임시 파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얼마나 많은 평화유지군이 파병되며 카자흐스탄에 언제 도착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CSTO는 지난 2002년 옛 소련에 속했던 러시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6개국이 결성한 군사·안보 협력체이며 파쉬냔 총리는 현재 CSTO 의장을 맡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시위 사태가 심각한 최대 도시 알마티와 수도 누르술탄(옛 아스타나) 등 4개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야간통금 조치를 발동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뒤이어 이날 저녁엔 비상사태를 전국으로 확대 발령했다.

알마티에선 이날 수천 명의 시위대가 시청 청사와 대통령 관저 등에 난입하고, 다른 일부 도시들에서도 시위대가 관청을 공격하는 등 비상사태 선포에도 혼란 상황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 가운데 부상자가 속출하고, 진압대원 8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위대가 알마티 공항을 장악하면서 이날 인천서 알마티에 도착한 한국 아시아나 항공 여객기 탑승객 70여 명도 공항 청사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영 TV 방송 '하바르'를 통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시위 사태로 (보안요원들 가운데) 사망자들과 부상자들이 발생했다"면서 "이제부터 당국은 위법자들에 대해 최대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비상사태와 관련해 지금까지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이 이끌던 국가안보회의 의장직을 넘겨받아 직접 지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적 동기를 가진 음모자들이 시위를 철저히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카자흐스탄 내무부는 "전국 여러 지역에서 국가근위대소속 대원들과 경찰 등 317명이 부상하고 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서부 카스피해 연안 유전지대인 망기스타우주(州)에서 처음 시작된 시위는 이후 전국 주요 도시들로 번져 이날 현재 카자흐스탄 경제 중심 도시 알마티에서 가장 격렬하게 벌어지고 있다.

시위대는 이날 낮에도 알마티 시정부 청사의 출입문과 창문 등을 부수며 안으로 난입하는 등 과격 시위를 이어갔다. 시위대는 저지하는 경찰을 폭행했으며, 인근에 있던 경찰차들은 공격을 피해 도주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시위대의 청사 난입 이후 건물에선 화재가 발생했다.

시위대는 또 대통령이 수도 누르술탄에서 알마티에 올 때 머무는 시내 관저로 몰려가 건물을 점령했으며, 이 과정에서 관저를 지키던 경찰은 시위대에 사격을 가한 뒤 도주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시위대는 이어 러시아에 본부를 둔 옛 소련권 TV·라디오 방송 채널 '미르'(세계)의 알마티 지국으로도 난입해 스튜디오와 일부 방송 장비를 파괴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앞서 이날 전국적 시위 사태와 관련 아스카르 마민 총리가 이끄는 내각 사퇴안을 수리하고, 알리한 스마일로프 제1부총리를 총리 권한 대행에 임명했다.

그는 다만 새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기존 정부가 계속 업무를 수행하라고 지시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또 이날 새벽 시위 사태가 가장 심각한 남동부의 알마티시와 남서부 망기스타우주에 오는 19일까지 2주 동안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번 대규모 시위 사태는 새해 들어 카스피해 연안 유전지대인 망기스타우주 주도 악타우와 다른 도시 자나오젠에서 차량용 액화천연가스(LPG) 가격이 2배로 인상된 데 불만을 품은 시민들이 지난 2일부터 길거리로 쏟아져 나오면서 촉발됐다.

이후 시위 사태는 알마티, 누르술탄, 중부 카라간다, 서부 아티라우, 북서부 우랄스크, 남부 심켄트 등 전국 주요 도시들로 번지면서 급속히 확산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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