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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의 정치박박] 전두환·여혐·부인검증… 편의 따라 널뛰는 잣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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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에 "전두환 공·과 평가라니" 때리던 정계·언론
全 평가 주체 李로 바뀌자 '망언' 딱지도 사라져
'쥴리설' '얼평' 김건희 여성성 공격한 與
여성계까지 입 닫은 '여혐'…朴 때부터 반복
후보 부인 검증 기본이라면 '대상' 가려선 안돼
[한기호의 정치박박] 전두환·여혐·부인검증… 편의 따라 널뛰는 잣대
지난 12월9일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21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에서 묵념하고 있다.연합뉴스



'말 바꾸기'에서 돌고 돌아 '이중잣대'의 계절이 다시 돌아온 듯하다. 어떤 언행이든 보편타당하게 귀감으로 삼거나 반대로 지탄받을 만하다면 그 주체, 문장으로 옮기자면 '주어가 누가 되느냐'를 불문하고 언제 평가 잣대가 같아야 하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정치만은 예외인 듯 모든 논쟁 거리를 '찬성은 누구 편, 반대는 누구 편이냐'는 진영논리로 풀어가는 행태가 여전하다. 제4부 권력이라는 언론계에서조차 비슷한 조짐이 보였다.

지난 10월19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부산 일정 중 이렇게 말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12·12)와 5·18(광주민주화운동 유혈진압)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정치는 잘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분들도 그런 얘기를 하신다" "이분은 군에 있으면서 조직을 해봤기 때문에 맡긴 것이다. 경제는 돌아가신 김재익(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그 당시에 무슨 삼저(三低, 저금리·저유가·저달러) 현상 이런 게 있었다고 하지만, 그렇게 맡겨놨기 때문에 (경제가) 잘 돌아간 거다". 그 이튿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두환 씨는 공(功)과 과(過)를 나눌 대상이 아니라고 본다"며 윤 후보가 범죄자들의 사고에 감염됐다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들도 "전두환이 공과를 따질 인물이냐"고 앞다퉈 총구를 겨눴다.

3주간 '망언'에 '개 사과' 딱지가 따라붙던 윤 후보는 11월10일 광주를 찾아 "저의 발언으로 상처 받은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고 했다. 이후 11월23일 전 전 대통령이 별세하고, 사실상 '조문 감시 정국'까지 전개된 것을 감안하면 공과론 자체가 완전히 차단된 듯 했다.

그런데 '전두환 비석 밟기'까지 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판을 뒤집었다. 그는 이달 11일 전 전 대통령의 연고지인 TK(대구·경북) 일정 중 "전두환도 공과가 병존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전두환이 삼저 호황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은 성과"라고 했다.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 생명을 해친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서될 수 없다"고 전제하긴 했다. 정의당 등의 비판에 이 후보는 "우리 사회 가장 심각한 병폐가 흑백논리, 진영논리"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이 후보의 측근이자 5선 중진인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13일 "이 후보의 발언이 역사적 인식의 지역적 차이를 좁히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언론계에선 MBC가 이 후보의 '전두환 공과' 발언을 당일 보도하지 않았다거나, 광주지역신문들이 '사실상 침묵'하는 등 윤 후보 논란 때와 표변한 모습이었다. 오죽하면 친여(親與)성향 매체가 이를 짚으며 '내부 비판'을 했을까. 이 후보는 발언 닷새 만인 16일 "제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해석되는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면서 "상처받은 분들이 계실 수 있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유감 표명'으로 갈음했다.


'대선후보 배우자 검증'을 명분으로 한 여성인권 유린이 반복되는 점도 만만찮은 이중잣대다. 윤 후보 부인인 김건희씨에겐 오랜 기간 실체가 불분명한 접대부 출신설이 따라 붙었다. 지난 7월12일 송 대표가 "'쥴리'로 불리는 분을 어떻게 영부인으로 모실 수 있냐"고 주장한 게 신호탄 격이었다. 이달 7일엔 친여 유튜브 매체가 24년 전 '쥴리'라는 예명을 쓰던 김씨를 호텔 나이트클럽에서 만났다며, 한편으론 이 후보에 관한 미담도 동시에 전하는 '제보자'를 소개했다. 8일 그 내용을 받아 쓴 언론사는 소속 기자들의 반발에도불구하고, 같은 '제보자'의 말을 여과 없이 옮기는 후속 보도를 하고 있다. 이외에도 여권에선 영부인이 국격을 대변한다면서 '두 아이 엄마인지, 반려견 엄마인지'를 대조하는 시도가 있었다. 전직 법무부장관, 현 영부인의 친구를 불문하고 여권 여성 정치인들이 앞다퉈 김씨의 '과거 사진'을 찾아내며 '얼평(얼굴 평가)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여성계의 대모 정치인들을 줄줄이 배출하고, 야당 시절 집권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을 '색누리당' '성누리당'으로 힐난했으며,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처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하고, 또 2018년초 정치권 내 '미투' 여론전을 띄워 여성인권의 대변자를 자임하던 민주당의 모습은 간 데 없다. 돌이켜 보면 선거 때마다 그랬다. 친여 여성계와 언론은 입증되지 않는 쥴리설에 무감각해 보인다.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초래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여성에게 '피해호소인'이라 칭한 것은 여당 여성 정치인들이었고, 피해자를 '꽃뱀'으로 몰아세운 검사도 친여 성향을 과시하는 입담을 이어가고 있다. 박 전 시장 유족 측 법률 대리인은 15일 SNS로 "어떤 자는 아예 술집 여자와 결혼해버렸단다"라고 누군가를 비꼬았다. 2017년 '탄핵 대선'을 치르기에 앞서 2016년 11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두고 "사실 비아그라 나오고 마약 성분 나오고 계속해서 더 나올 것"이라며 "섹스 관련된 테이프가 나올 거다. 마약사건이 나올 거고"라고 음모론을 펼치던 인사는 정치화한 유력 지상파·공영방송 프로그램 및 라디오 진행자를 맡았다.

다만 영부인이 될 가능성이 있는 김씨에 대한 검증 자체를 부인해선 안 될 것이다. 부인의 겸임교수 활동 시절 커리어 허위·과장 논란에, 국민과 합·불법 시비를 가리려는 듯 "관행"이란 어휘를 꺼내 든 윤 후보의 처신도 비판받아 마땅할 것이다. 다만 대통령후보 부인 검증이 이제 기본이고, '한계'가 없다면 검증 대상 인물을 가려서도 안 된다. 성명 불상의 '혜경궁 김씨'(@08__hkkim) 트위터 계정주 규명은 경찰의 판단을 뒤집은 검찰의 '기소중지'로 멈춰 서 있다. 지난 8일 문 대통령 최측근이던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드루킹 일당 댓글조작' 공모 유죄가 확정된 뒤 "왜 김정숙 여사께서 지난 대선 당시 (대통령후보 부인으로서) 체육관에서 그토록 애타게 (드루킹 일당의) 경인선(경제도 사람이 먼저다)이란 조직을 찾았는지 그 의혹을 국민들께 밝혀야 한다"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현 대선후보)의 요구에도 아무 응답이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 의문거리까지 선별하지 않았으면 한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한기호의 정치박박] 전두환·여혐·부인검증… 편의 따라 널뛰는 잣대
지난 12월 1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자신의 사무실로 향하던 중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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