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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수 칼럼] `대통령 이재명`에 대한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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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수 콘텐츠 에디터
국민이 공황 상태에 빠졌다. 절대 포기 못하겠다던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들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슬금슬금 뒷걸음치더니 유예 혹은 폐기될 태세다. 철옹성이던 '탈원전 정책'마저 그들의 손으로 허물어뜨리겠다는 결기를 내뿜는다. 어제의 '진실'은 하룻밤새 거짓이 되고, 처절한 반성과 다짐이 뒤따른다. 이러다간 문 정부 5년의 주요 정책들이 물거품이 될 판국이다. 그들이 언제부터 '국민의 뜻'을 그처럼 살폈나 싶다. 문 대통령이 "나를 밟고 가라"고 했을까. 눈치 빠른 이들이라면 그게 어차피 3개월짜리 대선 눈속임용 공약(空約)이자, 눈과 귀를 어지럽히려는 달콤한 사탕발림이란 걸 모를 리 없을 터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변신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무섭다는 이들도 있다. 마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누가 더 보수적인가' 경쟁을 벌이는 것 같은 착시현상까지 일으킨다. 이 후보는 10일 경주에서 "기업이 경제활동을 잘해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지, 정부가 어떻게 직접 일자리를 만들겠냐"라며 문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총부리를 들이댔다. 한발 더 나가 "우리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 안에 있기 때문에 그 시장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이 말을 이 후보로부터 듣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이 정도라면 훌륭한 '시장경제 신봉자'로 성공한 셈이다.

문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정책도 '시장주의자' 이 후보 앞에서 한방에 박살나 버렸다. 그는 "서울 집값이 올라서 생난리가 났다. 공급과 수요를 적정하게 조절하고, (주택) 공급을 늘렸어야 하는데 수요를 억제하다 보니 동티(재앙)가 난 것이다. 가격이 높아지는데 가격을 누르니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다. 정상적인 공급, 정상적인 수요가 만나서 만들어진 가격은 인정해야 한다. 이것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수많은 전문가와 경제학자들이 지적했던 바이지만, 그의 입을 통해 확인하니 또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이 후보의 변신이 황당하다. 오래 전에 한 방송사의 개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받던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개그맨이 등장해 "사부님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람쥐, 다람쥐!" "안녕하십니까부리, 까부리…." 같은 대사를 반복한다. 황당해하는 관객들에게 '정말로 공황상태가 되었지'라며 확인사살까지 한다. 더 괴이한 느낌이 드는 건 소위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이라고 불리는 친문(친문재인) 세력의 알 수 없는 침묵이다. 예전 같으면 쇄도했을 전화·문자폭탄의 흔적이 보이질 않는다. 민주당 내의 반론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한 가지 더 놀라운 것은 이 후보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용어 표현조차 국민의힘을 닮아간다는 점이다. 여태 국민을 개·돼지 치부하는 태도를 보이던 민주당 의원들이 "국민을 개, 돼지 취급한다"는 말을 쓴다는 게 놀랍다. 이재명과 윤석열의 동조 현상 외에 민주당의 보수연(然)하는 태도가 머리를 어지럽힌다. 이럴 바엔 이 후보든, 윤 후보든 누구를 선택해도 문 정부와는 확연히 차별화될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어느 게 이 후보의 진짜 모습일까. 그가 대통령이 되면 당장 '탈원전 정책'이 폐기되고, 공급 위주 주택정책과 친기업적 정책이 양산될 것으로 믿어도 되나.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 3일 삼성경제연구소를 방문한 이 후보는 스스로 '친노동 인사'라고 소개하며 "친노동은 곧 반기업이란 인식을 가지는 것 같다"고 했다. 또 "친기업 친노동이 양립 불가능한 게 아니다"라는 주장을 폈다.
당시 모임에 함께했던 연구원은 이 후보에 대한 인상에 대해 "(앞뒤가 안 맞더라도) 그 자리 참석 대상자의 다수가 좋아할 만한 말만 골라서 하는 것 같더라"고 했다고 한다. 표심만을 의식하다보니 참석하는 자리마다 말이 수시로 바뀐다는 얘기로 들린다.

청나라 말기에 중국과 일본 양국은 '중일 갑오전쟁(청일전쟁)'으로 맞붙었다. 양국이 모두 극심한 당쟁에 휘말리는 비슷한 처지였지만, 전쟁 결과 한쪽은 쇠망의 길로 들어서고, 다른 쪽은 흥하게 되는 운명의 갈림길이 된다. 청나라가 패망한 데에는 정여창과 섭지초 등 무능한 무리들을 기용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부패한 데다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처첩을 먼저 챙기는 등 사적인 이익을 앞세웠다는 것이다. '도약이냐, 패망이냐'는 국가적 운명을 좌우하게 될 대선을 코 앞에 두고 있다. 문 정부 5년의 실정을 다시 반복한다는 건 생각만으로도 아찔하고 아득하다. 더군다나 국가 절체절명의 시기에 '대통령 이재명'을 상상하면 깜깜한 암흑 뿐이다.콘텐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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