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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의 정치박박] `왜 김병준?` 말없는 尹, 김종인 잡음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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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후보 선출 3주 넘도록 선대위 잡음만
총괄 空席에 결별설까지, 불확실성에 국민 피로
尹, 결단 늦고 김병준 발탁 핵심 설명도 빠져
김병준, 지방자치·정책통에 '노무현 우파'
'철학' 맞는 코드인사? 이유 밝혀야 후폭풍 적을 듯
[한기호의 정치박박] `왜 김병준?` 말없는 尹, 김종인 잡음 키워
국민의힘 윤석열(오른쪽)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저녁 만찬 회동을 하기 위해 서울 시내의 한 식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국민의힘이 11·5 전당대회에서 윤석열 대통령후보를 선출한 지 만 3주가 지나고 있지만 결실 없이 잡음만 커졌다. 후보선출 후 첫 주는 당대표와 대선후보 기싸움으로, 둘째 주는 소득 없는 '원톱 김종인' 구애경쟁으로 시간을 보냈다. 3주차 돌입 전후로는 윤 후보의 김병준·김한길 카드 맞불,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주도권 다툼으로 진흙탕이 됐다. 지난 24일 양측의 전격 만찬 회동에도 결론이 나지 않았고, 윤 후보는 선거대책위원회 '머리' 격인 총괄위원장을 비워두고 '몸통' 인선 발표부터 하면서 결별설이 파다한 형국이다.

원칙 없이 조변석개하는 정치인들의 언행 속 컨벤션 효과는 꺼진 지 오래고, 지켜보다 피로감만 떠안은 국민은 무슨 죄인가 싶다. 피로감의 원인으론 '불확실성'이 가장 우선할 것이다. 이른바 '3김' 선대위 완성이냐, '김종인 배제'로 결론 나느냐는 방향 문제는 두번 째라고 본다. 일례로 '국민의힘 후보가 누가 되느냐'는 불확실성을 지우자마자 윤 후보는 여론조사 지지율이 크게 뛰었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불확실 요소인 김 전 위원장 영입을 두고도 정치권 안팎에서 우려 섞인 시각을 보내는 이들은 "시간을 끌수록 정권교체가 어려워진다"고 입을 모으며 '후보의 결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종인이란 매듭을 풀든 끊든, 윤 후보가 일찍이 '3김' 복안을 펼쳐놓고 평가를 받는 상황이면 혼란이 지금보단 적었을 것 같다. 사실상 '김종인 메신저' 역할을 해오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5일 한 라디오에서 "만약 김 전 위원장 없이 선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면 다른 총괄선대위원장을 세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모든 선거의 진행은 후보의 무한책임"이라고 했다. 함께 갈등 한복판에 섰던 인물의 발언으론 부자연스러워 보이지만, 후보에게 책임이 귀결되는 건 맞다. 이 대표는 또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을 포함해 다른 인사를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세워도 좋다. 다만 개선은 명확하게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 가운데 김재원 최고위원은 "대통령후보의 동정이 아니라 김종인 위원장의 동정이 (더 집중돼) 나타난다"고 현 상황을 우려했는데, 윤 후보의 독자적인 결정 배경이 베일에 싸여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직을 거부하는 원인에 대한 추측이 난무할 때마다 줄곧 거론되는 게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거취다.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 기용 과정에도 잡음이 일었지만, '선대위와 별도 운용' 방침과 함께 명칭을 거듭 고치며 김 전 위원장과의 이견은 크게 좁혀졌다. 민주당 대표 출신 영입이란 외양과 함께 '중도·합리적 진보로 외연확장'이란 윤 후보의 대외 설명도 뒷받침됐었다. '상임위원장 김병준' 카드는 지난 17일쯤에야 수면 위로 떠올랐는데, 김 전 위원장은 이틀 뒤(19일) 선대위 2인자 격인 상임위원장직을 두고 "왜 필요한지 잘 이해를 못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윤 후보는 대외 발언을 삼간 채 20일 김종인·김병준 2김과의 '3자 대면'을 거쳐 '총괄 김종인·상임 김병준·새시대준비 김한길' 3위원장 인선을 발표했다. 김 전 위원장이 총괄 수락을 미뤘음에도, 윤 후보는 22일 최고위원회 의결로 이준석·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임명을 못 박았다. 그러나 윤 후보는 닷새가 지나도록 '김병준 카드를 물리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 외에 별다른 대외 설명 없이 김 전 위원장과의 주도권 다툼 국면에 빠져 있다.

네티즌들부터 일부 평론가에 이르기까지 여론은 윤석열-김종인 갈등에 김병준 변수가 박혀서 빠지지 않는 상황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당 전신인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으로 역할을 했던 '당대표급 인사'라는 직함만으론 부족하다. 김 전 위원장이 총괄을 수락하기까지 예우하자는 취지로 함구해왔을 수는 있으나, 선대위 인선 이후까지 입을 닫는 건 국민의 알 권리에도 부합하지 않아 보인다. 김종인 없는 선대위가 될 경우, 김병준 카드가 이 대표의 말처럼 개선(改善)요소가 될 수 있다는 신호를 윤 후보가 직접 보낸 사례를 찾기가 힘들다. 경선 국면에서 크게 조력했다면 어느 정도인지, '선거기술자 김종인' 영입과 달리 정책과 철학에서 통하는 면이 많은 것인지 직접 설명하지 않으니 정치적 암투 시나리오만 부각 되는 게 아닌가.

간접 정황을 미뤄 정치권 안팎에선 김 상임위원장 기용 배경을 추측하기로 외연확장과 '상징성'이 거론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원조 친노(親노무현) 일원이자 '노무현 우파'를 자처한 영입으로 '노무현 좌파' 문재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다는 취지다. 김 상임위원장은 지방자치에 권위 있는 학자 출신으로 행정 경험도 갖추고 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과 교육부총리에 발탁된 사례가 있고, 보수 박근혜 정부 말기 거국내각 총리 후보에도 올랐었다. 한국당 시절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관리형 비대위원장으로 기용돼 당을 수습한 공로도 거론된다. 이때 김 상임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국가개입 일변도 경제정책에 개인(Individual)의 자유와 자율, 창의를 강조하는 'I-노믹스' 경제담론으로 맞불을 놓은 사례도 거론된다.

김 상임위원장을 보좌한 경력이 있는 당 관계자는 "현재 윤 후보가 말하는 것들 중 김병준의 영향이 있구나 싶은 지점이 많다"며 "철학적·사상적으로 코드가 맞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도둑 영입'도 아니고 윤 후보가 계속 입을 닫고 있을 이유가 있을까. 선대위 인선 논의 과정을 투명화하고 제때 평가받지 않으면 상상 이상의 대가를 치를 수도 있어 보인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한기호의 정치박박] `왜 김병준?` 말없는 尹, 김종인 잡음 키워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의 김병준 현 국민의힘 대선 상임선거대책위원장. 국민의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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