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황 부진에 배추 가격 오르자
시세보다 절반 이상 싸게 판매
행사기간 매출 최고 206% 늘어
시세보다 절반 이상 싸게 판매
행사기간 매출 최고 206% 늘어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김장철을 앞두고 1원이라도 더 저렴한 가격에 배추를 사려는 소비자들로 3대 대형마트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백화점 명품 매장 앞에서나 볼 수 있던 '오픈런'이 마트 앞에서 펼쳐질 정도다.
덕분에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김장재료 할인전을 진행한 이마트는 전년 행사 기간 대비 배추 매출이 89.1%나 급증했다. 무 매출도 7.5% 뛰었다.
배추 시세보다 절반 이상 싼 가격(행사 최저가 기준)으로 판매한 것이 주효했다. 이마트는 행사 최저가 기준, 한포기당 1600원대에 배추를 판매 중이다.
현재 배추는 재배면적 감소, 무름병과 냉해로 인한 작황 부진, 배추 수확 일손 부족 등으로 인한 생산비 상승 등으로 배추 시세가 오른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배추 도매가는 1㎏당 1104원으로, 배추 한포기(3㎏)로 환산하면 한 포기당 3312원에 달한다. 한달 전보다 약 68%, 평년(811원)보다 36% 오른 수준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아무래도 배추 시세가 비싸다 보니 저렴하게 판매하는 대형마트를 찾는 고객이 늘어난 것 같다"면서 "배추 값이 싸면 어디서든 사도 큰 차이가 없지만, 올해처럼 배추가 비싸면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곳에서 사는 게 이득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래 자급자족할 용도로 소규모로 배추농사 짓는 사람들이 꽤 많고 이 들이 주변에 배추를 나눠주곤 하는데, 올해는 작황이 안 좋다 보니 이런 이들조차 유통업체에서 배추를 구매해서 김장을 담그고 있다"고 덧붙였다.
직원이 직접 고객 눈앞에서 바로 버무려 만든 김치를 파는 새로운 판매 전략까지 동원한 홈플러스의 경우, 김장 기획전 '맛있는 김장쇼'를 연 첫 주말 동안 배추, 절임배추 등 주요 김장재료들의 매출이 크게 올랐다.
해당 기획전 첫 주말(11월18~21일) 동안 배추는 전년 동기 대비 133.2%, 절임배추는 105%, 알타리무는 71% 매출이 늘었다. 홈플러스는 올해 배추 무름병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은 해남 배추를 대규모 사전계약을 통해 들여와 행사가 기준 1통에 2700원에도 미치지 않는 금액(3통 7000원대 후반)에 판매한 덕에 배추 매출이 전년 대비 세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코로나19 거리두기 방침 등으로 인해 올해는 각 가정에서 소규모로 김장을 담그려는 수요가 늘면서 김장재료도 소용량 상품의 판매가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절임배추의 경우 7~10포기가 담겨있는 20㎏(박스)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했고, 특히 2.5~3포기가 담겨있는 5㎏(박스) 소용량 상품은 무려 237%나 증가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롯데마트 역시 '김장하기 좋은 날' 행사 기간(11월 18일 ~ 24일) 배추 매출이 지난해 행사 기간(11월 19 ~ 25일) 대비 206%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행사 최저가 기준, 배추 한 포기 당 2000원대 초반 가격에 판매 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김장 대표 재료인 잎채소와 식재료 물가 상승으로 김포(김장 포기)족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는데, 코로나19 장기화로 집밥 수요가 높아지면서 김장을 하는 고객들 역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