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고견을 듣는다] "면책특권 폐지는 불가… 헌법 개정 통해 `제왕적 대통령` 해결해야"
입력: 2021-11-11 19:54
이규화 기자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고견을 듣는다] "면책특권 폐지는 불가… 헌법 개정 통해 `제왕적 대통령` 해결해야"](http://contents.dt.co.kr/images/202111/2021111202100569660001[1].jpg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고견을 듣는다] \"면책특권 폐지는 불가… 헌법 개정 통해 `제왕적 대통령` 해결해야\"")
[]에게 고견을 듣는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장영수 교수는 이재명 후보가 국회의원 면책특권 폐지와 국민소환제 도입의 개헌을 주장한 데 대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은 '국회의원들이 예뻐서 준 권한'이 아니라는 것이다. 면책특권은 국회의 본질적 기능과 삼권분립을 구성하는 요소라는 것. 국민소환제는 긍정적 기능이 있지만, 오남용의 우려가 커 상당한 정치적 혼란과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후보가 제왕적 대통령제가 아닌 '헌법적 대통령제'를 도입하자고 한데 대해서는 "정확한 의미를 모르겠지만, 개헌이 전제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국민소환제는 장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국민들이 보기에 '이 사람은 정말 아니다'라는 판단이 드는 사람은 임기 중이라도 물러나게 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대상은 법으로 정하기 나름이겠지만,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임기 중이라 하더라도 국민 다수가 원한다면 물러나게 하는 것이 국민의 의사, 민의에 합당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오남용 될 우려가 크다는 겁니다. 선거에서 떨어진 쪽에서는 선거 자체는 어떻게 하지 못하니까, '이 사람 문제 있다. 이 사람 소환해야 된다'라고 해가지고 임기 내내 물고 늘어지는 이전투구, 진흙탕 싸움을 벌일 수 있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 충분한 보완 장치가 마련이 되기 전에는 섣불리 도입할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장 교수는 면책특권과 관련해서는 두 가지 측면에서 불가하다고 못박았다.
장 교수는 "우선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범세계적으로 다 인정되는 권한으로서 정부가 검찰을 통해 의회를 압박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확실한 증거가 있기 전에는 권력자와 정부 비판도 못하게 되는 부작용이 있다. 그런 국회는 있으나마나하다. 장 교수는 "의혹만으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자료제출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며 "'검증되지 않은 의혹 가지고 왜 이러느냐 이거 명예훼손이다' 이렇게 하기 시작하면 의원들의 할 일이 없게 된다"고 했다. 삼권분립의 원리와도 면책특권이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장 교수는 국회 내 징계제도도 면책특권 폐지 불가 이유로 들었다. 장 교수는 "국회의원은 국회 내에서 징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의원들이 막나가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경우도 전혀 없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현행법상 국회 밖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이기 때문에 국회 내에서 징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징계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지만요"라고 했다. 장 교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후폭풍이 일어난 후 17대 총선 때부터 면책특권 폐지 얘기가 나왔지만 안 된 이유가 이같은 근본적 배경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장 교수는 윤 후보의 '헌법적 대통령제'는 표현에 문제가 있다고 보았다. 왜냐하면 현행 헌법상 삼권분립이 정확하게 규정돼 있지만, 사실상으로는 '제왕적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대법원장과 대법관을 실질적으로 임명하는 것 자체가 헌법적 대통령이 곧 제왕적 대통령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헌법을 개정해야 제왕적 대통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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