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근의 족집게로 문화집기] 김선호 보는 눈, 아직 그대로인가](http://contents.dt.co.kr/images/202111/2021111002102269660001[1].jpg "[하재근의 족집게로 문화집기] 김선호 보는 눈, 아직 그대로인가")
김선호에 대한 전 여자친구의 폭로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 후 김선호의 사과문을 이어 실었다. 이 내용만 보면 해당 사건이, 김선호가 전 여자친구라는 여성의 주장을 그대로 인정하고 사과한 상태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사실은 이렇다. 김선호가 사과하고 매장됐었지만, 김선호의 지인 또는 드라마 스태프라는 누리꾼들의 증언과 디스패치의 보도에 의해 그 여성의 폭로가 의심받게 됐다. 그래서 여론이 급변했는데 포털에 걸린 기사는 그런 변화를 반영하지 않았다. 그간의 변화를 자세히 모르는 사람은 이런 기사만 보고 여성의 폭로를 김선호가 인정했다고만 이해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놀라운 이유는 김선호에 대한 언론의 태도가 변하지 않아서다. 애초에 여성의 폭로를 그대로 다 믿기 어려웠는데도 김선호가 사과했다는 이유만으로 언론은 김선호가 다 인정했다며 여성의 폭로를 기정사실화했다. 그 폭로는 김선호의 인성이 이미지와 달리 '쓰레기'이고 혼인빙자 낙태종용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김선호가 매도당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그의 인성이 이미지 그대로라는 지인들의 주장이 잇따랐다.
그러자 일부 언론은 제3자는 빠지라며 증언을 가로 막았다. 디스패치가 여성 폭로의 신뢰성을 의심하게 하는 보도를 내자, 김선호의 사과로 이미 정리된 사건이 부적절한 보도 때문에 진흙탕이 된다고 했다. 김선호가 사과한 이후 매장된 상태가 변하면 안 된다는 태도였다. 그 여성의 폭로가 사적인 내용이었기 때문에 시비를 가리려면 사생활을 언급해야 하는데, 사생활 언급을 하지 말라고 했다. 이렇게 일부 언론이 김선호를 매장하고 진상 규명을 가로막았다.
과거의 김선호가 현재의 김선호를 구했다는 말이 있다. 과거 김선호의 모습을 기억하는 이들이, 심지어 그 여성의 지인까지도 김선호를 위해 증언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성 폭로의 신뢰성이 의심받게 된 것인데, 일이 이렇게 됐으면 기존 보도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변화된 상황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김선호가 사과하고 매장된 그 상태를 기준으로 쓴 기사가 포털에 걸리니 놀라운 것이다.
지난 주말엔 김선호가 일면식도 없던 박혜경의 뮤직비디오 무료 출연을 자청했다며 박혜경측 관계자가 '너무 좋은 분이라 느꼈다'는 미담을 알렸다. 이건 김선호가 돈에 대한 집착이 엄청나다는 여성 폭로의 내용과 배치되는 정황이었다. 언론이 이런 것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함에도 이 미담 이후에 포털에 걸린 기사는 김선호 미담을 증언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김선호 사건은 이미 정리가 됐으니 더 이상 언급하지 말라는 입장을 일부 언론이 아직도 고수하는 것이다. 그대로 모두 가만히 있었으면 김선호가 매장된 상태는 바뀌지 않았을 것이다.
또 이상한 건 그 여성 폭로의 신뢰성을 의심하거나 문제점을 지적하는 언론이 드물다는 점이다. 김선호에 대한 여성의 폭로는 대서특필하고, 김선호가 인정했다고 강변하고, 아직까지 그 내용을 간추려 소개하면서 반대증언은 가로 막고, 그런 게 나와도 여성 폭로에 대한 의혹은 제기하지 않는 것이다.
디스패치 보도에선 그 여성이 동의 받지 않은 동영상 파일 등을 소지했다는 내용이 나왔다. 그 여성의 지인이, 김선호가 이별한 이유가 (혼인빙자로 농락한 게 아닌) 그 여성의 거짓과 녹화 파일 문제 등 때문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런데도 동영상 등 파일의 불법성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보도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이런 건 무시하면서 불법의 여지조차 없는 김선호 인성 이슈는 그렇게 크게 보도했다.
이별폭력 가능성도 간과됐다. 디스패치 보도에서 그 여성의 지인은, 그 여성이 이별에 앙심을 품고 왜곡된 폭로로 김선호를 망치려 했다는 식으로 주장했다. 이게 사실이라면 상대를 사회적으로 매장하려 한 이별폭력이다. 검증이 필요한 중대 이슈임에도 많은 언론이 침묵했다.
물론 지금까지 나온 주장들과 디스패치 보도 내용이 모두 맞으리란 법은 없다. 여성을 음해하려는 악의적인 거짓 주장일 수도 있다. 그건 똑같이 여성의 폭로도 악의적인 거짓 주장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결국 모두 검증의 대상이다. 하지만 일부 언론은 여성의 폭로만 성역처럼 여기는 것 같다. 만약 사생활 폭로자가 남성이었어도 지금처럼 사태가 전개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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