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포럼] `온라인 피해` 아동 보호전략 안보인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111/2021110902102369073001[1].jpg "[포럼] `온라인 피해` 아동 보호전략 안보인다")
아동은 우리의 미래다. 온라인을 통한 아동의 활동이 기존 온라인 플랫폼을 넘어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매체로 확대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아동의 활동이 넓어지면서 온라인 상에서 아동에 대한 위험이 더 커지고, 장래 커다란 사회적 및 금전적 피해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아동은 통상 잠재 위험에 대한 이해력이 성인에 비해 떨어지므로 잠재적 온라인 피해에 취약한 계층이다. 이러한 취약성을 이용하면 아동 학대 및 착취 영상을 쉽게 만들 수 있고, 인터넷은 아동 학대 및 착취, 아동 포르노, 불법 영상의 접촉 및 유통 경로로 악용될 수 있다. 또한 아동으로부터 무분별하게 개인정보를 수집해 아동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 아동 보호에 대해 활발한 활동을 수행해온 대표적 국제기구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과 유엔아동기금(UNICEF)이다. 국제전기통신연합은 온라인 아동 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08년부터 온라인 아동 보호 이니셔티브를 시작했다. 2020년에는 온라인 아동 보호 지침을 발표했다. 온라인 아동 보호를 위한 주요 이해 당사자는 보호의 대상이 되는 아동, 보호의 일차적인 책임을 지는 부모와 교사, 온라인 아동 보호를 위한 기술적 솔루션을 제공하는 산업체, 국가의 법제와 규제, 그리고 정책을 책임지는 정책 입안자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온라인 아동보호 이니셔티브는 이들 각 이해당사자에게 적용해야 할 보호 지침을 포함하고 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에서도 2020년 아동의 온라인 학대, 착취, 폭력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각 국 정부와 협력해 디지털 기술이 제공하는 기회와 위험을 이해하고 각종 위험에 대처하는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국제 대응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ITU가 격년으로 발표하는 글로벌사이버보안지수(GCI)에는 온라인 아동 보호 관련해서 4가지 세부 지표가 존재한다. 온라인 아동 보호 관련 처분이나 법적 조치의 존재, 국가침해대응센터의 온라인 아동 보호 기여, 국가 온라인 아동보호 전략 마련, 온라인 아동 보호와 관련된 보고 메커니즘 존재 여부 등이다.
온라인의 아동 보호 이슈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국 교육부는 '대학교 및 초중등학교에 적용될 안전 지침'을 2020년에 발표했다. 이중 온라인 아동 보호를 위해서는 서비스 약관 또는 피해 보고를 위한 도구 등의 정보가 아동에게 눈에 잘 띄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고, 아동 학대, 따돌림 및 희롱 없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이는 특정 기능과 콘텐츠에 대한 접근을 제한해야 하고, 법정 대리인 등의 책임 있는 성인에게 안전 설정 기능을 제공해야 하며, 안전·보안·개인정보 보호 중심의 설계 원칙을 설정하도록 했다.
온라인 플랫폼에 적용해야 할 '안전 중심 설계 원칙'(safety by design)은 온라인 플랫폼이 아동의 연령 확인을 통해 적정한 연령의 이용자만이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온라인 아동 보호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는 정부부처는 다양하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의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 어린이 및 아동을 위한 개인정보보호 수칙을 발표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인터넷 개인방송에 출연하는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한 지침을 발표한 방송통신위원회, 민간부문 사이버 보안을 책임지고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초중등학교 학생의 교육을 주관하는 교육부 등이다.
국내 온라인 아동 보호를 위해서는 개인정보보호, 성적 학대와 착취, 아동 본인확인, 사이버 안전 등의 측면을 다뤄야 한다. 국내 온라인 아동 보호의 수준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의 고려가 필요하다.
첫째, 온라인 아동 보호는 국가사이버안보의 일환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온라인 아동 보호 업무가 여러 부처에 분산되어 있음을 고려해 각 영역의 정책과 제도가 연계되어 적절히 동작될 수 있도록 하는 조정 기능을 위한 컨트롤타워의 수립과 운용이 필요하다.
둘째, 국가사이버안보 전략의 세부전략으로 온라인 아동 보호를 위한 기능을 수립하고 관리해야 한다. 다양한 측면(개인정보보호, 성적 학대, 사이버안전, 본인확인)의 온라인 아동 보호를 위한 법제도의 연계가 필요하다. 온라인 아동 보호를 위한 주요 기능을 살펴보고 각 측면을 위한 법제도간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온라인에서 아동의 개인정보보호, 온라인 성적 학대, 그리고 온라인 사이버 안전 측면을 위한 정책들은 긴밀하게 연계되어야 한다.
셋째, 여러 부처에 분산되어 있는 온라인 아동 보호를 위한 주요 정부의 정책을 조정하고 각 주요 부처와 조직의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규정해야 한다. 이를 위한 2019년에 발표된 국가사이버안보 전략을 개편해 세부 전략으로 '국가 온라인 아동 보호'전략을 유관부처와 민간이 협력해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또한 세부 국가 전략의 이행도 지속적으로 관리되어야 한다.
넷째, 온라인 아동 보호를 위한 주요 측면에서 교육기관 및 부모, 산업체, 아동을 위한 기본 보호 수칙을 제정하고 최근 환경이나 위협 상황에 맞춰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미래인 아동을 온라인에서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인공지능, 5G 네트워크 등 신기술의 도입으로 인해 아동에 대한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국가적 차원의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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