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광물자원공사의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27일 코발트의 가격은 t당 5만6245달러로 나타났다. 삼원계 리튬이온배터리 양극재의 코발트 함유량은 10~20% 정도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보니 원가부담이 크다. 배터리 가격 하락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업계에서는 코발트를 지목하기도 한다.
게다가 세계 코발트 생산량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콩고민주공화국의 코발트 광산에서 아동 노동력 착취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전 공급망으로 확대되고 있어 코발트를 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국내외 배터리 업체들은 양극재에 코발트가 들어가지 않은 '코발트 프리' 기반 리튬이온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업체마다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보통 코발트를 빼는 대신 망간의 함유량을 높이는 식이다.
아직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지만 고망간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보다는 가격 및 에너지 밀도가 낮고, LFP 배터리보다는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코발트를 빼고 망간의 비중을 높이면 니켈의 함유량은 감소하게 돼 하이니켈이 아닌 옛날 NCM 배터리 정도의 에너지밀도가 나올 수 있다"며 "원재료 가격의 차이로 LFP 배터리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전문가들은 고망간 배터리로 중가형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배터리 원가절감에 한창인 테슬라, 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들은 LFP와 더불어 고망간 배터리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미 중국 업체들이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는 LFP 배터리보다 고망간 등 코발트 프리 배터리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게 나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코발트없는 고망간 배터리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업체들은 주로 고성능 배터리 개발에 집중해왔는데, 최근 중저가 시장을 커버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 라인업을 다양화하려는 것 같다"며 "고망간 배터리의 경우 NCM 배터리와 개발방향에 흡사한 부분이 있어 국내 업체들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가형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국내 업체들이 LFP 배터리 개발도 들여다보고는 있지만, 아주 적극적이지는 않은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LFP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우선 활용하겠다고 밝혔으며, 삼성SDI는 LFP 배터리 개발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업체들이 진출을 고려하는 LFP 배터리 시장은 전기차가 아닌 ESS 분야이거나,단순 계획 수준으로 보인다"며 "국내 업체들이 LFP 배터리 시장 1, 2 위인 CATL, BYD 등과 차별화 요인 없이 맞부딪일 경우 이길 수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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