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국가안보실장은 26일 북한의 핵탄두 개발과 관련해 "북한이 소형화·경량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록 "단거리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지는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했지만, 북한이 핵능력이 꾸준히 고도화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어 주목된다.
서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북한이 개발한 단거리 미사일들에 핵탄두를 탑재하는 것이 지금 가능한가"라고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태 의원은 지난 9월 서욱 국방장관이 북한 순항미사일에 소형핵탄두가 장착할 수 있는지에 대해 "한계치에 있는데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답변한 것을 인용하며 "국방장관도 탑재가 가능하다고 했는데, 국방부 판단이 틀렸다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서 실장은 "(국방장관이 어떤 배경에서 한 발언인지) 모르겠다"며 "(핵탄두의) 단거리 미사일의 탑재 여부는 우리가 계속 조금 더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또한 서 실장은 이어 "현재 북한이 개발 중인 단거리미사일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에 대해 우리 군은 충분히 대비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서 실장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 싱크탱크의 분석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앞서 보수성향으로 분류되는 미국의 해리티지재단은 지난 20일(현지시간) '2022 미국 군사력 지수' 보고서에서 북한의 도발 행위의 수준은 '시험적(testing) 단계'로, 능력 수준은 '축적(gathering) 단계'라고 진단했다. 이 보고서에서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한국은 현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대한 방어망이 없다"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레이더는 북한을 향해 120도 시야로 제한돼 있어 동해나 서해로부터의 SLBM을 방어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26일 서훈(오른쪽)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에 참석해 국정감사 관련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