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은 12·12 사태에 조력하기도 했지만 첫 직선제 대통령으로 옛 소련·중국과 공식 수교하는 등 한국의 외교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도 받는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지병이 악화돼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집중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1932년 12월 4일 경북 달성군 공산면 신용리(현 대구 신용동)에서 태어난 노 전 대통령은 공산초등학교와 대구공업중학교, 경북고등학교,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육군 9사단장이던 1980년 12·12 사태 당시 육사 11기 동기인 전두환 전 대통령과 군 쿠데타를 통해 집권, 신군부의 제2인자로 입지를 굳혔다. 수도경비사령관, 보안사령관 등을 거쳐 대장으로 예편한 뒤에는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정무 2장관, 서울올림픽조직위원장, 민정당 대표 등을 역임했다.
노 전 대통령은 1987년 6월 민정당 대선후보 선출 이후 간선제 호헌 조치에 반발하는 시위가 확산하자 직선제 개헌을 약속하는 6·29 선언을 전격 발표해 '87년 민주화 체제'를 탄생시켰다. 직후 직선제로 치뤄진 대선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 중 북방 외교와 남북관계 개선에 힘써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옛 소련·중국 등과의 공식 수교의 성과를 냈다는 평을 받는다. 정치적인 부분에서는 13대 총선에서 헌정사상 최초의 '여소야대' 국회가 들어서면서 취임 초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1990년 민정당과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의 3당 합당을 이끌어 내면서 정국을 '여대야소'로 재편했다.
다만 거여 민주자유당의 계파 갈등이 이어져 정국 주도권을 장악하지는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노 전 대통령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민정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탈당해 사상 첫 중립 내각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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