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거래소 연착륙… `업비트` 독주가 발목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제 한달
시장 안정 찾고있다는 평가 속
업비트 시장 점유 80% 웃돌아
원화마켓 최대 4곳 추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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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제 시행 이후 코인 시장과 가상자산업계가 안정을 찾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업비트 독주 체제 심화로 인한 사업자 간 양극화 우려가 심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24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가상자산거래소 가운데 신고를 접수한 곳 중에서 업비트와 코빗의 신고가 수리됐다. 나머지 거래소 중에서 27개 거래소와 13개 기타 사업자가 금융당국의 심사를 받고 있다.

업비트·코빗과 빗썸, 코인원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과 은행의 실명 입출금 계정(실명계좌)을 확보해 원화 거래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25개 거래소는 원화 거래 지원을 중단하고 코인 간 거래만 가능하다.

신고서를 제출한 가상자산기업들은 특정금융정보거래법 상의 신고제 시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주요 거래소 관계자는 "특정금융정보법은 가상자산업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분명히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다른 거래소 관계자도 "특금법 시행 전에는 투자자들이 엄청난 리스크를 안고 코인시장에 들어왔는데, 특금법 시행으로 거래소가 정부의 관리를 받는 상태이므로 금융사고는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특금법 상 신고제도 시행을 앞두고 정부 당국은 사업자의 현금·코인 예치금 횡령이나 환불 중단 등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우려해 사전 인출 등 주의를 당부했다. 현재 지난 한달간 별다른 소비자 피해나 시장 혼란 등은 보고되지 않았다.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해 사업을 종료한 거래소의 원화 예치금 잔액은 특금법 시행 전인 지난달 21일 42억원에서 고객의 인출이 이어지며 이달 20일 현재 17억원으로 감소했다. 이 기간 원화 거래 지원을 종료한 25개 거래소에서도 708억원이 빠져나가 409억원이 남았다. 한달간 원화 예치금이 약 62% 감소했고, 원화 예치금이 남아 있는 이용자의 96%는 잔액이 1만원 미만 소액으로 파악됐다. 연초 파악된 거래소 66개 가운데 신고제를 계기로 37개가 폐업하거나 영업을 종료했다.

금융당국은 "질서 있는 영업 정리를 계속 유도해 신고 기한인 지난달 24일 이후 큰 혼란 없이 시장이 안착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신고제 시행 전후로 중소 거래소가 폐업하는 과정에서 점유율 1위 거래소인 업비트의 독주체계는 강화됐다.

업비트는 1호 신고 수리 거래소로 투자자들에게 각인됐다. 지난달 25일 기준 업비트의 가입자 수는 845만명으로 알려졌다. 이는 7월 말 기준 470만명에서 370만명이 늘어는 성과다.

업비트는 금융과 가상자산 관련 애플리케이션 가운데 접속자 수가 가장 많다. 거래 규모 기준으로도 업비트의 시장 점유율은 8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1위 사업자라는 지위에 더해 신고 수리 1호라는 신뢰까지 더해져 투자자들이 대거 업비트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영업 중단 거래소 이용자들이 4대 거래소로 이동했고, 그중에서도 업비트로 갔을 가능성이 크다"며 "업비트에 실명계좌를 제공한 케이뱅크는 인터넷은행이어서 고객이 계좌를 개설하기가 더 쉬어 이동이 많았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특정 업체에 이용자가 쏠리는 상황에서 신고서 제출 후 수리까지 순조로운 과정에다, 이용자 확인(KYC) 기간 연장 조처가 있었으니 당국이 특정 업체에 편의를 봐준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전하기도 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는 4대 거래소를 제외한 거래소의 고사 가능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이달 6일 국감에서 "신고제 시행 후 4대 거래소를 뺀 나머지는 거래량이 급감, 적게는 10분의 1로, 많게는 100만분의 1까지 감소했다"며 "이대로 두면 폐업상태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상자산업계는 내년 3월까지 4대 거래소 외에 고팍스를 포함해 많아야 3∼4곳 정도가 원화마켓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고제 시행 후 시장의 시선은 '트래블룰'과 과세로 향하고 있다.

트래블룰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가상자산 사업자에게 부과한 의무로, 코인을 이전할 때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정보를 사업자가 파악하라는 규정이다. 국내 시행 시기는 내년 3월이다.

4대 거래소 중 업비트를 제외한 빗썸·코인원·코빗은 트래블룰 시스템 구축을 위한 합작법인 '코드'(CODE)를 공식 출범했다. 코드는 이르면 연내에 트래블룰 솔루션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업비트는 독자적으로 람다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업계는 자금세탁방지 규정보다는 내년 과세 준비상황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각 거래소가 연동 준비를 하라는 세부 공문이 없었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계산식은 공표됐지만, 실무적인 안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다정기자 yeop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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