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틀째 부산을 찾은 19일 해운대구갑 당원협의회 사무실 간담회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며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발언했다. 전 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염두에 둔 것으로, 그는 "왜 그러냐면 (전문가에게) 맡긴 거다. 군에 있으면서 조직 관리를 해봤기 때문"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주자들 사이에선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윤 후보의 인식은 공정과 정의를 위협했을 뿐만 아니라 헌법정신을 망각한 것"이라며 즉각 사과를 요구했고, 유승민 전 의원 측 권성주 대변인은 "호남분들까지 들먹이며 전두환 독재 정권을 옹호한 건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며 "윤 후보는 1일 1망언 후보를 넘어 입만 벌리면 망언을 뱉는 '벌망' 후보"라고 비난했다. 윤 전 총장과 선두 경쟁 중인 홍준표 의원은 SNS로 "윤 후보의 '아무 말 대잔치'를 보면서 외신이 한국 대선을 '오징어 게임' 같다고 조롱하는 게 이해할 만하다"며 "이런 사람과 국가 대사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같은 날 이른바 '선거 4연패(連敗) 주역' 발언으로도 파장을 일으켰고, 홍 의원의 거친 반발을 불렀다. 윤 전 총장은 해운대구을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 사무실에서 만난 당원들에게 "선거 4연패 주역들이 당의 터줏대감 역할을 하기보다 새로운 피인 제가 당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농담을 전제로 "유승민 후보는 (입당한 지) 1년 좀 더 됐고, 홍 후보는 4개월 됐다. 선진국에선 5선 의원 하다가 한번 쉬고 다시 오면 초선"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홍 의원은 SNS로 "뭐라고? 4연패의 주역들이 설친다고?"라며 "4연패로 당이 존망의 기로에 섰을 때 문재인 정권의 앞잡이가 돼 우리 당을 혹독하게 궤멸시킨 공로로 벼락출세한 사람이 할 말이냐"고 날을 세웠다.
제3지대 대선 출마와 함께 단일화 정국 조성 관측이 도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제1야당 견제 수위를 높여가는 것도 눈길을 끈다. 안 대표는 SNS를 통해 지난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 관전평으로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관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향해 '광기 어린 궤변' '치밀한 범죄설계자' '광대 짓' 등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다만 동시에 국민의힘을 겨냥 "50억 뇌물수수 빌미를 제공해 이 후보에게 '국민의힘 게이트'란 수모를 겪으며, 제1야당의 무능과 부도덕함만 더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며 "야권의 무기력함에 국민들의 절망어린 '한탄'이 절로 나오는 순간이었다"고 개탄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9일 오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당에서 열린 '경남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발언 후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홍준표 의원이 19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원성동 국민의힘 충남도당을 찾아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10월18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