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 철저한 프레임 전쟁… 지는 순간 와르르 떨어져 다 죽어"[고견을 듣는다]

'오징어게임' 줄다리기 같은 생존문제… 국민의힘, 흐름 어떻게 끌고 가느냐 관건
'언더독' 이재명 잡으려면 정권교체 여론높은 상황서 '밴드왜건 효과' 잘 활용해야
대세론 누리던 이낙연 '朴·李 사면론' 꺼낸게 실수… 물 들어올때 노 던져버린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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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 철저한 프레임 전쟁… 지는 순간 와르르 떨어져 다 죽어"[고견을 듣는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고견 인터뷰.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연구소 소장


이번 20대 대통령 선거는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진영, 이념간 대결로 진행되고 있다. 정치 경제 외교안보 사회 교육 문화 거의 모든 분야에서 문재인 정부는 전래의 축적과 전통에 변화를 기도했다. 더러 긍정적 성과가 없는 건 아니지만 혼란과 후퇴가 일어났다. 자유민주제를 옹호하는 국민들은 정통으로의 복귀를 원한다. 반면 미약하나마 변화의 가능성을 엿본 비(非) 자유 민주주의자들, 사회적 인민적 민주주의를 선호하는 현 정권 사람들은 발길을 결코 돌리려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한치 양보도 없는 대선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대선 향방을 가늠해보기 위해 정치평론가 배종찬 인사이트케이연구소 소장을 만났다. 대중의 심리를 읽는 남다른 독법(讀法)으로 독자와 시청자들의 답답한 마음을 해소해온 배 소장은 인터뷰에서도 쾌도의 분석을 내놨다. 배 소장은 진영, 이념간 깊은 골로 인해 대선은 '오징어게임식' 프레임 전쟁이 돼가고 있다고 했다. 배 소장은 "오징어게임의 줄다리기처럼 손이 물러터지고 피멍이 들어도 결코 물러설 수 없는 것은 손을 놓는 순간 죽음이기 때문"이라며 "줄다리기는 같은 편이 설령 마음이 안 들어도 이기기 위해 함께 당길 수밖에 없는 것처럼 이번 대선도 나와 상대가 명확히 나뉘어 있기 때문에 진영간 싸움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배 소장은 이낙연 후보가 3일만에 경선 불복을 접은 것은 이재명 후보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도 관련이 있다고 했다. 당 원로들이 이 후보를 설득할 때 이 점을 강조했을 거라는 것이다. 이낙연 후보가 계속 경선불복으로 가면 나중에 대체재로서 점지 받을 수 없기 때문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배 소장은 이번 대선의 향방은 'M여중'의 표심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봤다. MZ세대, 여성, 중도가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MZ세대와 여성에게 민감한 부동산 문제가 선택의 기준이 될 것으로 봤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어떻게 결판 나느냐에 따라 대선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인터뷰는 지난 12일 배 소장이 방송출연을 막 끝낸 후 상암동 한 카페에서 가졌다. 14일 전화로 추가 인터뷰를 했다.

대담=이규화 논설실장



-민주당 경선 후유증은 이낙연 후보가 승복을 하면서 봉합되는 국면입니다. 하지만 갈등이 잠재됐을 뿐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저는 갈등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이번 대선은 프레임 전쟁이거든요. 만약에 이재명-이낙연 간 갈등이 길어지게 된다면, 결국 그 화근은 이낙연 후보에게 돌아갑니다. 이낙연 후보는 정치적으로 상당히 부담이 되거든요."

-무효표 처리 문제는 이낙연 후보 측 주장이 합당하다는 여론이 적지 않습니다. 선거법에서 따지면 당론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데요, 그런데도 의외로 빨리 이낙연 후보가 결과를 받아들였습니다.

"당 원로들이 설득했다고 들었습니다. 후일을 도모하라고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당 입장에서 이재명 후보로 확정은 했지만 대장동 사태가 어디로 튈지 모르거든요. 불안한 겁니다. 가능성은 낮지만 만약 이재명 후보가 어떻게 된다면 대체후보가 있어야 하는데, 이낙연 후보가 계속 불복하면 이 후보로선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거거든요. 그 점을 이 후보도 받아들이지 않았나 봅니다. 당 차원에서 이낙연 후보는 일종의 안전장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낙연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적극 돕겠습니까.

"이낙연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대선 승리를 위해서 자신의 역할을 하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문제는 후보의 대응과는 상관없이 지지층들은 이미 이런 갈등으로부터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겁니다. 핵심 지지층은 물론 저변의 지지층도 민주당으로부터 마음이 떠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적어도 이낙연 후보를 지지하는 쪽은 대체적으로 여성, 중도 진보 성향의 60대 이상이거든요. 대체적으로 중도층 부동층으로 분류되는데, 막판 박빙 승부에서 이들의 표가 결정적입니다. 또 투표는 투표할 적극성이 상당히 중요한데, 중도층 부동층의 투표 적극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갈등을 빚는 모습에 마음이 떠날 수 있어요. 어쨌거나 당의 선거관리가 찜찜한 면을 남겼다는 점에서 이재명 후보에게도 부담이 없다고 할 수는 없는 거죠."

-3차 선거인단은 일반 당원과 국민 대상으로 한 자발적인 참여자들인데 이재명 후보가 이낙연 후보에게 28대 62로 더블 스코어 이상으로 크게 졌습니다. 그 전 1, 2차 투표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각각 51%, 58% 득표했거든요.

"두 가지로 봐야 될 것 같아요. 첫째는 3차 선거인단의 성향을 봐야 할 것 같고, 둘째로는 선거 이슈 영향입니다. 이전 1, 2차 슈퍼위크 국민 경선인단은 적극적인 민주당 지지자들이었습니다. 이재명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을 하는 성격이 강했다고 봐야 됩니다. 그런 이유는 지난 7월에 모집이 됐거든요. 그 이후에 이들이 투표를 하는 시점에는 이재명 대세론의 바람이 불던 시점이기 때문에 이재명 쪽으로 결집했을 겁니다. 그런데 3차는 9월 1일부터 14일까지 모집이 됐어요. 이때는 이미 대장동 사태가 터져 이재명 후보에 대해 상당한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을 때입니다. 또 적극적인 민주당 지지층들은 이미 1, 2차에 다 참여를 했거든요."

-1, 2차 국민선거인단과 3차 국민선거인단의 성격이 다를 것이라는 분석이군요.

"예, 3차 선거인단 성향은 중도 성향이 강하다고 봐야 되겠죠. 이들은 이낙연 후보에 대한 지지 성향이 있는 중도 성향의 온정적 민주당 지지층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쫓아가는 입장인 이낙연 캠프에서 적극적으로 선거인단 참여를 독려한 측면도 있을 겁니다. 그럼 도대체 이들이 어디로부터 또 압도적으로 나타난 것이냐 살펴보면 또 이슈 영향이라고 볼 수밖에 없죠. 대장동이죠. 실제 이들이 모집된 게 9월이고 투표한 게 10월 초이니까 대장동 특혜 의혹의 영향을 안 받았다고 볼 수 없죠."

-그렇다면 이재명 후보가 앞으로도 대장동 게이트 영향을 떨쳐버릴 수 없지 않겠습니까.

"이재명 후보가 몰락한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심각하게 볼 수는 있죠. '민심이 만만치가 않겠구나' 절실히 느꼈을 겁니다. 알앤써치가 MBN 의뢰로 실시한 최근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이 어디 쪽에 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민주당이 42.5%로 국민의힘 29% 보다 훨씬 높았거든요. 이런 흐름이 3차 슈퍼위크에 나타났다고 봐야 되겠지요."

-이재명 지사가 지금껏 야권의 주장에 대응해온 전략을 보면 경기도 국감 모습이 대충 그려집니다.

"그렇게 되면 온통 관심은 이재명 쪽으로 쏠리는 거예요. 엄밀히 말하면 지지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거지요. 경기도 국감이 18일과 20일 예정돼 있는데, 국민의힘 경선토론이 진행될 때거든요. 관심이 온통 이재명 쪽으로 쏠리는 겁니다. 주도권을 가져가려는 프레임 전략이죠."

-이재명 지사는 '공격이 최고의 수비다'라는 전략을 쓰는 것 같아요.

"'닥공'이죠. 닥치고 공격입니다. 왜냐하면 이건 프레임 전쟁이기 때문입니다. 물러서는 순간 지고 들어가는 겁니다. 그럼 프레임이 왜 생겼냐. 진영 간 대결 구도로 현 정치판이 짜여졌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복잡성을 들 수 있어요. 대장동 개발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공방은 답이 안 나옵니다, 복잡하다 보니까. 이 진영 쪽에서는 이게 정답이고 저 진영에서는 저게 정답인 거예요. 말 그대로 게이트 대 게이트의 대결이 된 겁니다."

-국민의힘 후보도 다음달 5일 결정이 되는데, 양측 후보가 결정되면 프레임, 진영 간 대결은 더 심화하지 않을까요.

"홍준표가 되든 윤석열이 되든 철저하게 프레임 간의 전쟁이 이뤄집니다. 한 발자국도 물러섬이 없는 치열한 프레임 전쟁이죠. 이게 죽고 사는 문제입니다. 오징어 게임의 줄다리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줄다리기는 지는 순간 진 편은 와르르 떨어져 다 죽는 것이거든요. 진영 대결이 그런 겁니다. 손바닥에 피멍이 들고 피가 터져도 죽는 거 보다는 낫잖아요. 그러니까 피터지게 줄을 붙잡고 놓지 않는 겁니다. 자기편 선수들 사이에서는 서로 생각이 달라도 줄다리기를 하는 동안은 철저하게 한 편을 먹어야 하는 겁니다. 지금 전개되는 대선이 그런 겁니다."

-그러니 인물됨이나 공약, 정책 보다는 우리 편이냐 아니냐가 판단 기준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렇죠. 또 이번 선거는 매우 독특합니다. 집권여당의 대통령 후보는 '3비(非)'입니다. 국회의원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여의도 근처에도 못 가본 변방 인물이에요. 따라서 기존 민주당 주류에서도 밀려난 비주류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재명이 비호남이라는 겁니다. 이재명의 주 지지기반이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이 아니고 경기도라는 것도 특이합니다. 이재명 후보가 지역경선에서 유일하게 광주전남에서 패배했거든요. 역대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중에서 광주전남을 이기지 않고 대선 후보가 된 예가 없어요. 굉장히 특이한 케이스입니다. 그러니까 더욱 더 이낙연 후보 측에선 억울하게 생각하고 반발을 하는 거예요. 그리고 학벌에서도 이재명 후보는 밀립니다. 이낙연 후보를 포함해 현재까지 양당 대선 후보 6명 가운데 4명이 서울대예요. 이재명은 중앙대이고 홍준표가 고대입니다. 학벌로 대선이 결정되는 건 아니지만 이낙연 입장에서는 흔히 말하는 '스펙'이 훨씬 나은 데 억울한 겁니다."

-이낙연 후보가 다선 의원에 중앙과 지방 행정까지 두루 거쳐 스펙이 좋은데 의외로 이재명 후보에 밀렸습니다.

"현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를 했거든요. 문재인 정부에서 대선 후보로 가장 먼저 부각됐고 지지율이 40%를 넘은 적도 있어요. 이낙연 대세론도 누렸거든요. 그런데 결정적인 타격을 입은 것은 올해 1월에 사면 논의입니다. 사면론을 꺼내들면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층과 호남 지지세가 동반 이탈했어요."

-사면논의가 그리도 치명적이었나요.

"호남 유권자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 물어보면 이재용 사면은 괜찮습니다. 박근혜 이명박 사면에 대해서는 달라요. 그 이유는 그들은 '적폐청산'의 정당성을 믿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재용은 적폐청산이 아닙니다. 또 경제적인 기준에서도 이재용한테 모질게 할 필요는 없는 겁니다. 그러나 이명박과 박근혜는 정치적 기준에서 판단합니다. 그건 안 된다는 겁니다. 적어도 문재인 정부의 막바지나 차기 대선 후보가 결정되고 난 다음 대통령이 선출된 이후에 꺼냈으면 괜찮았아요. 전두환 노태우 전직 대통령 사면 같은 방식이지요. 1997년도 대선에서 당선된 김대중 당선자가 YS(김영삼 대통령)에게 건의를 해서 인수위 기간 동안 이뤄진 것이거든요. 그런 모델을 좇아가야 하는데 성급했어요. 물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야 하는데, 노를 던져버린 거죠."



-지지율 하락의 배경을 설명하셨는데, 이낙연 후보의 패인을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세 가지를 지적하면 첫 번째로는 '이낙연 브랜드'로 갔어야 됐습니다. 무슨 뜻이냐 하면 이낙연이라는 사람이 화려한 스펙을 갖췄잖아요. 사실 여야를 통틀어서 이낙연 만한 사람도 없어요. 아까 말씀하셨듯이 광역단체장을 했죠, 국무총리를 했죠, 다선 국회의원에 그것도 종로 1번지 국회의원이면 누구와 비교하더라도 경쟁할 필요가 없는 거예요. '이낙연이냐 이낙연이 아니냐'로 가면 되는 것이죠. 이낙연이 기준이 되었어야 했어요."

-좀 추상적이지만 이해가 갑니다.

"두 번째로는 네거티브로 가면 안 됩니다. 이건 반드시 네 글자를 새겨주시면 좋겠습니다. 선거는 옳은 것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강한 것이 이기는 것이거든죠. 네거티브는 강하지 않습니다. 자기 걸 끄집어냈을 때 강한 것입니다. 이런 걸 네 글자로, 이건 제가 세계 최초로 만든 사자성어인데, '내하포상'입니다. 웃지 마십시오. 즉, '네거티브는 지지율이 하고 포지티브는 지지율이 올라간다'는 의미입니다. 네거티브를 할 이유가 없죠. 예를 들어, 정세균 전 총리가 경선에 뛰어들었을 때 처음에 여배우 관련 이재명 후보의 약점을 물고 늘어졌잖아요. 그런데, 이재명 후보가 "제가 바지를 내릴까요?"하면서 오히려 이재명 지지층 결집만 가져왔어요. 그럼 정세균 후보 지지율 올라갔느냐? 아니거든요."

-검증과정에서 상대방의 감춰진 면을 들춰내는 것은 필요하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그렇지만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확실한 팩트에 상대방이 꼼짝할 수 없도록 만들 수 없으면 네거티브 전략은 조심해야 합니다. 이낙연 후보의 패인의 세 번째는 적절한 타이밍에 따른 전략을 놓쳤다는 겁니다. 물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야 되는 거죠. 이른바 이게 '뱃사공이론'입니다. 결선 투표 관련된 문제가 있었다면 본인이 당 대표일 때 다듬었어야 했죠. 이재명 후보 쪽에서 '당신이 당 대표 때 특별 당규로 만든 거 아니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이낙연 후보 입장에서는 논리가 궁색한 측면이 있습니다. 사실 그때만 해도 이낙연 당시 당 대표 지지율이 높아서 미처 생각을 못했겠죠. 그러니까 기회가 있을 때 주변을 살펴 준비을 해놓으라(노를 저어라)는 겁니다. 이낙연 대표가 시기를 놓친 경우는 의원직 사퇴도 마찬가집니다. 의원직은 보궐선거 패배했을 때 던졌어야지요. 흔히 이걸 '낙장불입'이라고 하잖아요."

-그쪽 캠프에 조언 좀 해줏시 그러셨어요?

"(웃음) 제가 선거운동을 밑바닥으로부터 시작해 30년 가까이 해봤습니다. 기초 단위부터 시작을 해서 대선까지 심지어 조합장까지 수많은 후보들을 겪어봤어요. 그런데 제가 아까 말씀드렸잖아요, 중요한 건 옳은 것이 아니라 강한 것이기 때문에 선거는 낙장불입니다. 지나면 아무 소용없습니다. 얼마만큼 이런 철칙을 귀담아 듣느냐는 게 중요하거든요. 후보의 첫 번째 미덕은 자기를 승리로 이끌어줄 전략가를 선택하는 일입니다 오바마에게는 누가 있습니까. 엑셀로드가 있었고 아들 부시에게 누가 있습니까. 칼 로브가 있었잖아요. 클린턴에겐 누가 있습니까. 딕 모리슨이 있었습니다. 이낙연에게는 누가 있습니까. 설훈이 있죠."

-이낙연 후보가 참모나 전략가를 잘못 썼다는 말씀인가요.

"전략가는 나서지 않습니다. 뒤에 숨어서 그 후보와 그 후보의 빙의가 돼서 후보와 일체가 돼서 1%라도 더 득표를 올리기 위해 선거 전략을 구사하는 거죠. 과연 그런 사람이 이낙연 후보에게 있었는가 하면 의문이 드는 겁니다. 참모 운용에 있어서도 이낙연 후보가 조금 미흡했다고 봅니다. 본인의 오판도 좀 있었고 그런 거에 비해서 이재명 지사는 사실 스펙에 있어서는 크게 떨어지는데, 주변에 후보와 일심동체가 된 사람들이 있었던 겁니다. 정말 개천에서 용 난 케이스지요. 이런 게 이른바 선거의 '미생론'입니다. 진흙탕 현상, 바닥 현상이죠. 금수저가 아니라 흙수저가 이기는 구도입니다."

-미생이라 하면 주류가 아닌 비주류, 중심이 아닌 주변이 유리하단 뜻인가요.

"이른바 진흙탕 이론 또는 바닥 현상에선 금수저보다 흙수저가 유리하다는 의미입니다. 일종의 흙수저가 대다수일 수밖에 없는 유권자들의 공감 현상이 일어나는 거죠. 이른바 유권자의 동정, 여론 동정입니다. 그러니까 언더독 이펙트지요. 1988년 민주당의 게리 하트 후보가 아버지 부시를 압도하고도 중도에 하차하고 부잣집 도련님 같은 엘 고어가 패한 이유가 모두 언더독 효과의 일종이라고 봅니다. 엘고어에게는 진흙탕 냄새가 안 나는 겁니다."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라 볼 수는 없겠네요.

"그러나 그게 지금까지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에서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모두 따지고 보면 흙수저입니다. YS(김영삼 대통령)의 아버지가 멸치잡이로 돈 좀 벌었다지만 YS 어릴 적에는 고생 많이 했고 개구쟁이였어요. 박근혜요? 대통령의 딸이라지만 그가 겪어온 가족사야말로 '흙수저'아닙니까? 양부모를 모두 총탄에 잃었고 남동생은 한때 마약에 중독됐었고요. 그래서 국민의힘은 밴드왜건 효과를 내야 합니다. 언더독 효과를 누를 수 있는 건 주류, 대세를 따르는 거거든요. 지금 정권교체 여론이 정권재창출 여론보다 높은데 이걸 이용해야 합니다. 이 흐름을 국힘이 어떻게 계속 끌고 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유권자들에게 동질감이나 감정이입 같은 것이 좀 작용하는 게 아닌가 합니다.

"우리 유권자들은 실제로 본인의 경제적 조건이 나쁘지 않은 중산층인데도 경제적 하층이라는 인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들의 경제적 형편을 과소평가하는 거예요. 여기서 또 포퓰리즘이 자리 잡을 둥지가 생깁니다. 지금 여야 할 것 없이 후보들이 엄청난 포퓰리즘 정책을 얘기하고 있잖아요."

-맞는 말씀입니다. 본선에선 어떨지 모르지만 국힘도 마찬가집니다. 감당하지 못할 정책이 막 나와요.

"자기의 처지에 대해서, 환경에 대해서 그런 상황이 벌어지니까 대선 후보들이 지금의 유권자 전반의 환경에 영합하는 사람이 나올 수밖에 없고 대통령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것이 포퓰리즘인 거죠.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가 일자리 100만 개 만들겠습니다. 아파트에 200만 채 공급하겠습니고 했습니다. 결국은 못 지킬 약속들을 한 거죠. 그런데 그게 통하는 이유가 뭐냐면 유권자들이 '숫자에 굶주린' 겁니다. 후보들이 '예산이 없어서 집 10만 채만 공급하겠습니다. 양질의 일자리 공급하는 것은 이제 어렵습니다.' 이러면 안 되는 거죠. 그러니까 중산층을 업고 가기 위해서 끊임없는 포퓰리즘 경쟁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환경입니다."

-대다수 유권자가 '배아파리즘'을 갖고 있는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은 여기에 기름을 부은 거 아닙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신속·철저 수사를 지시했는데, 안 할 수 없는 상황인 거죠. 대장동 의혹도 결국 프레임 전쟁입니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서는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도덕적인 문제, 이건 치명적이지 않습니다. 왜냐? 이미 프레임 전쟁에서는 도덕과 윤리는 무너져버렸습니다. 두 번째, 정치적인 문제,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서 이재명 후보가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소수 업자들에게 수천억 원의 이익을 안기도록 설계를 했다는 점은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비판은 받겠지만 결국 치열한 프레임 전쟁에선 지지층들이 눈감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 법적인 문제, 만약 법적 책임 문제로 비화하면 이재명 후보는 와르르 무너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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