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영국 정의당 대표가 23일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구공동체 시대'를 역설한 문 대통령의 UN총회 기조연설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대한민국의 실상과는 동떨어진 영혼 없는 메아리로 매우 무책임한 연설이었다"며 "(연설에서) 한국의 2050 탄소중립 선언과 탄소중립기본법 제정과 탄소중립 시나리오 확정 계획을 대단한 성과인양 밝혔지만 모두 절반의 사실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상무위원회의에서 "2050 탄소중립 선언을 뒷받침할 탄소중립기본법은 10년도 더 된 성장 중심 논리에 방점을 찍은 녹색성장기본법이었고,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에너지 소비 축소와 재생에너지 확대는 외면한 채 현실화되지도 않은 기술에 미래를 건 탄소 배출하는 탄소중립 시나리오였다"면서 "문 대통령의 연설이 진심이라면 제주 제2공항과 가덕도 신공항 등 신공항 건설 계획을 확정한 국토부의 제6차 공항개발종합계획부터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 대표는 이어 "국제회의 유치는 개최국의 위상에 걸맞은 책임 있는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며 "문 대통령이 P4G 서울 정상회의 개최를 자화자찬했지만 정작 UN과 IPCC 등 9개 국제기구와 영국, 독일 등 주요 7개국은 'P4G 서울 선언문'에 동참하지도 않았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 대표는 "정부와 국회에 다시 한번 촉구한다. 지금 당장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며 "다가오는 기후재앙을 투자의 기회로 삼아 눈앞의 이익에만 밝은 기업의 입장만 들어서도 안 되고, 기후재앙의 직접 피해 당사자인 노동자와 농어민, 지역 주민의 목소리가 대표될 수 있는 논의 테이블을 열어 기후위기에 책임이 있는 만큼 책임 있는 조치와 정의로운 전환 계획 등 전 사회적 대응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여영국 정의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상무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의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