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글로벌 오피니언리더] 파키아오, 링 밖서도 강펀치](http://contents.dt.co.kr/images/202108/2021083102102269061002[1].jpg "[오늘의 글로벌 오피니언리더] 파키아오, 링 밖서도 강펀치")
30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파키아오가 이끄는 계파는 전날 집권당 'PDP 라반' 의장에 아킬리노 피멘텔 상원의원을 선출했습니다. 이에 현 의장인 두테르테 지지세력은 반대파의 새 의장 선출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반격에 나섰습니다. 이들은 성명을 내고 "두테르테가 집권당 의장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필리핀 선거관리위원장은 "적법한 당 의장을 결정하기 위해 관련 자료와 당헌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파키아오와 두테르테는 그동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었지요. 그러나 지난 6월 파키아오가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두테르테가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둘의 사이는 급속히 냉각됐습니다. 이에 맞서 두테르테는 외교 지식이 일천하다고 비판하는 등 파키아오에 대해 날선 공세를 이어갔지요.
결국 둘의 갈등은 집권당 내 주도권 싸움으로 확대됐습니다. 지난달 17일 두테르테 계파는 표결을 통해 파키아오 상원의원이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도록 하고 후임에 알폰소 쿠시 에너지부 장관을 새로 선출했습니다. 그러나 파키아오는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두테르테는 내년 정·부통령 선거에서 부통령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지난 24일 공식 선언했습니다. 필리핀 대통령은 6년 단임제이며 대통령과 부통령은 선거를 통해 따로 선출합니다. PDP 라반은 다음달 8일 전당대회에서 두테르테의 최측근인 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을 대선 후보로 지명할 예정입니다. 파키아오는 다음달에 대선 출마 여부를 밝힐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그는 지난 21일 2년만의 복귀전에서 판정패해 아쉬음을 남겼습니다.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우르데니스 아레나와의 세계복싱협회(WBA) 웰터급 타이틀전에서 접전 끝에 0-3 판정패를 당했습니다. 여전히 강한 펀치력과 스피드를 자랑했지만 2년간의 공백과 떨어진 체력으로 우가스를 이기지 못한 것이죠. 특히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은퇴할 가능성이 큰 파키아오의 복귀전을 기대했던 팬들에게는 여러모로 쓸쓸함을 남겨준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파키아오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제 링 위를 떠나 필리핀 정치에 승부를 걸 심산입니다. '대선'이란 링에서 강력한 라이벌 두테르테를 꺽을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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