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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말 믿었다가 벼락거지 됐잖아"…부동산 정책 실패 부부사이까지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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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 들어 급등한 집값 때문에 내 집 마련이 점점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무주택자의 박탈감이 심해지면서, 부부끼리 대화하다가도 부동산 얘기만 나오면 크게 부부싸움이 일어나고 있다. 작년 11월 서울 목동에서는 부동산 매입 자금 문제로 다투다 아내를 살해한 남편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친문 성향의 한 커뮤니티에는 지난 22일 "부동산 때문에 와이프랑 또 한판 했네요. 쿨타임이 점점 짧아지는 듯"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올라온 지 하루 만에 조회 수가 8300여 건을 넘어설 정도로 많은 이들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냈다.

작성자는 "어제 새벽 2시까지 5년 전 집 사자고 했을 때 왜 안 샀냐면서 미친 듯이 혼나고 스트레스 때문에 새벽 6시까지 잠 못 잔 중년입니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예전에는 쿨타임이 1개월 수준이었는데, 이제는 2주 정도 되네요"라며 "특히 부동산 유튜브나 공중파 케이블의 주식 예능을 보니 더더욱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저도 할 말이 많지만, 결국 제가 결정한 것이니 뭐라 대꾸할 말이 없네요"라고 말했다.

이어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이번 부동산 이슈는 단순히 개개인의 주거 이슈뿐만 아니라 재무 이슈와 더 크게는 가정 이슈까지 번지는 게 느껴집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상대적인 박탈감과 가정과 가정간을 비교하면서 좋은 아파트에 들어가지 못하면 무능한 엄마 아빠가 되어버리는 가족,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바보가 되어버린 회사, 더 이상 노동의 가치가 사라져버린 사회, 뭔가 단단히 잘못된 것 같아요"라며 "또한 정말 개인적으로도 더 이상 세상일에 관심이 사라지고, 나의 내면으로 움츠러드는 게 느껴지네요"라고 덧붙였다.

작성자는 "저 역시 과거에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제가 어려우니 더 이상 세상일에는 관심이 없어지네요. 과연 이 나라 위정자들은 이러한 현실에 관심이나 있는지"라고 적었다.

누리꾼 A씨는 "단순히 부모님 집에 얹혀사는 저조차도 어머니랑 부동산 건으로 큰소리 오갈 때가 많은데 부부 사이는 오죽하려나요"라며 "모두가 힘든 시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누리꾼 B씨는 "조심스럽지만 지금이라도 여력에 되는 범위에서 (집을) 구매하시는 게 어떨까요"라며 "무엇보다 가족의 안정과 행복이 먼저 우선시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제안했다. 누리꾼 C씨는 "회사에서 5명이 밥 먹는데 3명이 같은 이유로 와이프한테 주기적으로 욕먹는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허...참..."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을 둘러싼 갈등은 비단 무주택자들 사이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1주택자들은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이사를 못해서, 다주택자는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급등한 세금 부담 때문에 괴롭다. 로또 청약 열기 때문에 신규 아파트는 꿈도 못꾸는 신혼부부도 마찬가지다.

이 커뮤니티에는 '현재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진짜 말조심해야합니다'라는 제목의 글도 올라와 있다. 작성자는 "현재의 부동산 위너라는 라는 것이 별개 아니다. 그냥 어찌저찌하다 집을 '먼저' 구입해놨더니 폭등한 것"이라며 "대단한 인사이트와 시장 예측으로 거대한 투자 소득을 올린 것처럼 말하고 다니면 진짜 염치없고 눈치 없는 거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들 각자의 사정에 맞게 각자도생하되, 현재 상황을 '사다리 걷어차기'로 인식하며 마음 아파하거나, 실제 주거 안정의 불확실성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말을 할 때는 조심조심하는 게 상식이고 염치 아니겠습니까"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집값은 얼마나 올랐을까. 정부가 부동산 통계 오류를 바로잡자 집값은 기존보다 20% 이상 더 뛰었다.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전체적으로는 매매 가격 시세가 올해 6월 9억2813만원에서 7월 11억930만원으로 19.5%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은 민간 통계와 비교해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월간 조사 아파트 표본을 1만7190가구에서 3만5000가구로 늘렸고, 주간 조사 표본은 기존 9400가구에서 3만2000가구로 대폭 확대했다. 월간 조사는 지난달부터, 주간 조사는 지난달 첫째 주 통계부터 새 표본을 반영했다.

경기도 평균 아파트값은 올해 6월 4억7590만원에서 지난달 5억7498만원으로 20.8% 급등했고 서울·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의 평균 아파트값은 올해 6월 6억771만원에서 한 달 새 7억2126만원으로 18.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지방의 평균 아파트값 상승률은 2억5516만원에서 2억8427만원으로 11.4% 올랐고 5대 광역시(대전·대구·부산·울산·광주)의 평균 아파트값은 3억3500만원에서 3억7674만원 상승해 상승 폭이 12.5%로 집계됐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당신 말 믿었다가 벼락거지 됐잖아"…부동산 정책 실패 부부사이까지 갈랐다
시민들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아파트 밀집 지역을 내려다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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