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가짜뉴스' 폐해를 해결할 '언론개혁' 법안으로 여기고 있으나 야당은 대선을 앞두고 집권여당이 '언론 길들이기'를 하려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수적으로 우세한 여당이 8월 국회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여야 간의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허위조작·가짜뉴스로 인한 피해로 언론중재위원회에 피해구제를 신청한 건수가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당시보다 6배 늘었다"면서 "되돌릴 수 없는 정신적 물질적 피해 입은 국민은 절규하고 있다"고 언론중재법 개정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윤 원내대표는 특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언론중재법 개정이 '노무현 정신'에 위배된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일부 언론의 반칙과 특권이 빚어낸 허위조작, 가짜뉴스 피해를 구제하는 것이 노무현 정신 어디에 배치되는 것인가"며 "'논두렁시계'같은 가짜뉴스, 그것을 받아쓰기하던 언론의 횡포에 속절없이 당했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국민들도 언론개혁, 검찰개혁 한마디도 못하고 언론과 검찰에 당해야만 한다는 것이냐"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언론 신뢰도가 높아지면 언론의 자유도 확대된다"면서 "허위보도가 줄어들면 국민의 자유 역시 커진다"고 야당이 언론중재법 개정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은 명백하고 의도적인 또는 중과실에 해당하는 가짜뉴스, 언론피해에 대해서만 적용이 되는 것이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전혀 없다"면서 "(언론으로 인한)피해사례를 모아보면 한 인간 또는 한 법인에 말살된 여러 가지 가짜뉴스 피해사례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개정을 '20대 대선용'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자유는 공정성·다양성·자신감을 바탕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라며 "민주당은 다른 의견을 가짜 뉴스로 몰아붙이고 징벌적 손해배상을 묻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에 유리한 편에 서서 가짜뉴스를 퍼트린 사람에게는 입도 뻥긋 못하면서 왜 언론에 재갈을 물리느냐"면서 "김어준씨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부터 밝히지 않으면 비겁자"라고 말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민주당이 문화관광체육위원회 법안소위원회에서 언론중재법을 날치기로 강행통과했다"면서 "정부·여당이 내년 대선용으로 참 많은 것을 숨 가쁘게 준비하고 있다는 불편한 심경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문체위원도 "민주당이 언론중재법을 밀어붙이려 하는 것은 파쇼이자 나치와 다르지 않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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