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평가방식 대폭 수정
수검사 선정에 '주기제' 도입
부담 줄어들지만 세심한 평가
상품 판매 등 전과정 살필듯
수검사 선정에 '주기제' 도입
부담 줄어들지만 세심한 평가
상품 판매 등 전과정 살필듯
지난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이하 금소법) 시행 후 첫 실태평가다. 금융권 긴장감이 높아지는 이유다. 금감원이 지난해처럼 소비자보호 모범규준을 준용한다고 했지만, 조만간 발표되는 당국의 '금소법 가이드라인'을 고려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5일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실시 계획을 발표했다. 핵심은 '평가주기제' 도입이다. 매년 실태평가를 받던 금융회사의 부담을 완화하고 평가 내실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대상 금융사는 3개 그룹으로 분류돼, 3년에 한 번 순차적으로 평가를 받는다.
기존에는 3~4명에 불과한 금감원 실태평가 인력이 금융사 70여곳 현장점검을 해 평가 기간이 지연되는 문제가 있었다. 실제 도입 첫해인 2015년 평가결과가 이듬해 8월 발표됐고, 이는 매년 반복돼 2019년 평가 결과가 지난해말에 발표되는 촌극도 벌어졌다. 사모펀드 사태를 유발한 금융사가 직전해 평가에서 '양호' 평가를 받는 등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금융당국이 금소법 내에 실태평가 주기제 도입을 명문화한 이유다. 금소법 감독규정 28조에는 실태평가 대상에서 '직전연도에 평가를 받은 자', '자율진단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금융감독원장에게 제공한 자'를 제외했다. 단, 동법 시행령에 따라 영업규모와 시장점유율, 민원·분쟁 현황에 따른 최소 선정 기준은 유지된다. 총평가 대상 회사는 74개 금융사다. 작년과 비교해 은행과 생명보험사가 각각 1곳씩 줄였고 손해보험사는 1곳 늘었다. 아울러 비카드여전사, 즉 캐피탈사가 4곳 추가됐다. 올해는 26개 금융사가 평가 평가를 받고, 내년과 내후년 각각 24개사로 이어진다. 다만 금감원은 소비자보호체계 개선을 위해 평가주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전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수의 인력이 매년 현장점검을 나가다 보니 물리적 한계가 있었다"며 "평가의 질을 높이고 금융사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주기제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이달말부터 서면점검을 실시하고, 내달하순 현장점검에 돌입할 예정이다.
다만 금감원은 금소법 상 실태평가 대상에 규정된 '내부통제·소비자보호기준 마련의무'가 오는 9월 25일까지 유예된 점을 고려해, 주요 평가항목으로 고려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기존 '금융소비자보호 모범규준' 상 점검항목인 관련 부서 운영 현황과 상품 판매 전·과정 등을 살핀다는 의미다.
금소법 시행 후 첫 실태평가가 본격적으로 시작함에 따라 금융권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실상 금소법 이행 상황을 점검받는 첫 절차이기 때문이다. 비계랑 평가항목인 상품 개발·판매, 민원관리시스템 등이 밀접하게 관련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에도 비계량항목에서 다수 금융사는 '개선노력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피검부서인 소비자보호 담당 조직의 긴장감이 높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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