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스스로 콘텐츠 등급분류
문체부, 자율등급제 도입 추진
제작 시간 단축시켜 경쟁력↑
문체부, 자율등급제 도입 추진
제작 시간 단축시켜 경쟁력↑
1일 정부 입법지원센터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자율등급제를 담은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온라인비디오물', '온라인비디오물 제공업'의 정의 조항을 신설하고, OTT 사업자가 영상물등급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자율적으로 콘텐츠의 등급 분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문체부는 내달 5일까지 의견 수렴을 거쳐, 정부안으로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자율등급제는 그동안 국내 OTT 사업자를 중심으로 그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 OTT 사업자들이 영상물 콘텐츠를 상영하려면, 일반 영화와 마찬가지로 영등위의 사전 등급 분류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콘텐츠 별로 사전 등급 분류를 받기까지 대개 2주 이상의 시간이 걸려, 호흡이 빠른 예능이나 시의성이 담긴 영화나 드라마 등의 콘텐츠 제작에 어려움이 컸다. 특히 OTT용 감독판이나 확장판, 각종 클립 영상 등의 경우도 사전심사 대상이어서 OTT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OTT 업계 관계자는 "심의 소요 기간이 정확히 정해진게 아니라 이슈에 따라 달라질 때가 많다"며 "특히 드라마 감독판·확장판 등의 경우, 심의를 따로 받아야 하기 때문에 콘텐츠 제공이 늦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토로했다.
미디어 업계에서는 자율등급제 도입이 콘텐츠 기획부터 생산·제작·유통으로 이어지는 사이클을 단축시켜, 토종 콘텐츠 제작업체들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법 개정이 얼마나 속도감 있게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통상, 정부입법은 법안 통과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길기 때문이다. 실제 정부가 자율등급제 도입을 논의하기 시작한 지 1년 가량이 지난 시점에서야 입법예고가 이뤄졌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6월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의 일환으로 자율등급제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관련 업계에서는 "OTT 콘텐츠 제작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율등급제를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꼬박 1년 만에 입법예고 됐다"며 "글로벌 시장은 이미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국내 시장만 1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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