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묻는다] "AI·SW 인재육성 초점… 반도체급 산업 3~4개 키워야"

의료 AI로 소아희귀질환 15분만에 진단… 혁신적 성과
제조·에너지 분야 AI 적용땐 생산·효율성 크게 높아져
미래산업 크려면 '사람'이 가장 중요… AI 인력 늘려야
中企 스스로 경쟁력 확보 대기업과 협업 생태계 만들 것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데스크가 묻는다] "AI·SW 인재육성 초점… 반도체급 산업 3~4개 키워야"
김창용 NIPA(정보통신산업진흥원) 원장



<사진 = 박동욱기자 fufus@>



데스크가 묻는다

김창용 NIPA(정보통신산업진흥원) 원장




"팬데믹 충격으로 더 빨라진 디지털 전환 흐름을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 육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5~10년 후 나라를 먹여 살릴 반도체 만한 규모의 산업 3~4개를 키워내야 한다."

김창용 NIPA(정보통신산업진흥원) 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크게 늘어난 ICT, SW(소프트웨어), AI(인공지능) 관련 국가 사업과 예산을 지속 가능한 성장과 일자리로 만들어내는 게 숙제"라면서 "후보가 될 만한 제조·에너지·헬스케어 등 10개 영역에 전략적으로 투자해 '반도체급' 산업으로 성장하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조·의료·안전보안·에너지·물류유통·금융 등 6대 전략산업과, AI반도체·로봇·드론·지능형 아바타 등 4개 신산업이 타깃 분야다. 김 원장은 이 목표에 맞춰 기관의 사업구조를 조정했다.

산업의 변화를 뒷받침할 인력 양성도 병행한다. ICT·SW·AI 전문인력뿐 아니라 산업 전문성과 디지털 활용능력을 함께 갖춘 AI·SW 융합인재를 키우는 게 지향점이다.

김 원장은 "2025년까지 3만명의 인력 양성을 목표로 세운 ICT 이노베이션 스퀘어에 온라인 교육을 병행해 배출인력을 늘릴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10년 내에 100만명의 전문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담=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매년 200개 이상 AI 산업융합 사례 만들 것"=NIPA의 올해 예산은 7969억원으로, 3년 전 약 3000억원에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그중 디지털 뉴딜 예산이 3141억원에 달한다. AI 반도체, 닥터앤서 2.0, XR(혼합현실) 플래그십 등 정부 역점사업이 포함됐다.

김 원장은 "중요한 사업들이 시작되는 시기다. 기관 차원에서는 코로나19가 디지털화가 가속화하면서 몇년 걸릴 일을 1~2년 내에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면서 "기업들이 빨리 사업을 시작해 더 많은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4월에 선정을 끝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늘어난 일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면서, 정부 투자가 파급효과가 큰 전략산업 육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업구조를 바꿨다.

그는 "과기정통부와 함께 대규모 사업을 만들고 중요한 산업분야에 전략적으로 투자하도록 했다. AI+X, AI 바우처, 클라우드, 지능형 사물인터넷 등 주요 사업들이 제조·의료·에너지 등 전략산업에 배정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매년 200개 이상의 AI 산업융합 사례를 만드는 게 목표다.

◇수요와 시장이 있는 곳에서 전문기업 키운다=디지털 뉴딜을 통해 AI·SW·XR 등 혁신기술과 기존 산업을 융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시장과 수요가 있는 '될 만한 영역'에 제대로 투자해 성공사례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게 김 원장의 소신이다. AI 바우처, 닥터앤서, XR 플래그십 프로젝트가 대표 사례다.

특히 올해 2.0 사업을 시작한 닥터앤서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가 크다. 닥터앤서에는 2018년부터 작년까지 총 488억원이 투입됐다. 서울아산병원 등 26개 의료기관과 22개 ICT 기업이 참여해 유방암·대장암·치매·소아희귀질환 등 8대 질환 진단·치료용 21개 AI SW를 개발했다.

◇'닥터앤서2.0' 통해 의료AI 개척=참여자들은 평균 5년 걸리던 소아희귀질환 진단을 15분, 4~6시간 걸리던 치매 진단은 1분 이내로 줄이고, 정확도가 74~81% 수준이던 대장암 판독 정확도는 92%로 높이는 등 주목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냈다. 김 원장은 "소아희귀질환의 경우 보통 진단에만 5년이 걸리다 보니 치료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15분 만에 진단이 되는 것은 혁신적이다. 경제적 효과보다 더 큰 의미가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열정적인 이들의 노력 덕분에 현실에서의 문제를 해결하는 성과가 나왔다"면서 "그들의 노력이 상용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증, 보험수가 적용, 의료기기 등록 등으로 연계하고, 2.0을 통해 본격적인 상용화와 글로벌화 성과를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다.

◇AI 연관산업에서 성장 기회 만든다=닥터앤서 프로젝트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인프라를 잘 지원할 것인지, 연관된 법·제도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고민하고 진전을 이뤄냈다는 김 원장은 "AI 융합혁신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 원장이 늘 강조하는 것은 AI 연관산업의 중요성이다. 순수 AI 산업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지만, 제조·의료·에너지 등에 AI가 접목되면 매우 큰 시장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는 "해안경비 시스템만 해도 병사들이 눈으로 하면 20분만 지나도 집중도가 반으로 떨어지지만 AI를 이용하면 한계가 없어진다.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 해안에 적용되면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지고, 건물, 산업단지 등에도 같은 기술이 적용될 수 있다"면서 "AI를 이용한 인식·분석·보안은 엄청나게 응용분야가 큰 산업"이라고 밝혔다.

◇에너지·제조분야도 AI로 혁신=에너지와 제조분야도 AI 적용으로 생산성과 효율성이 대폭 높아질 수 있다. 과기정통부와 NIPA는 AI+X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국가 산업단지에 AI를 융합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사업을 진행한다.

김 원장은 "2019년 기준 국내 산업단지는 약 1200개에 달하고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하는데, 그 중 10%만 줄여도 연 3조8000억원이 절감된다. 당진 화력발전소 7기에 해당하는 양"이라면서 "에너지 절감 효과는 현대차가 연간 벌어들이는 영업이익에 맞먹는 규모"라고 말했다.

전력소비 효율화는 탄소중립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관련 AI 솔루션 기업을 키우면 글로벌에서 사업기회를 잡을 수 있다. NIPA는 이 사업을 통해 국가산단에서 생산량, 전류, 유효전력 등 데이터를 모아 실증랩에서 학습시킨 후 에너지 효율과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실증해 국가산단에 확산시킬 계획이다.

제조분야에 AI를 도입해 지역특화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올해 실제 AI 알고리즘을 개발해서 생산성이 얼마나 향상되는지 실증할 예정이다.

김 원장은 "올해 12개 공장에 적용하고 내년부터 전국으로 확산할 계획인데 임팩트 있는 결과가 기대된다. 제조분야의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는 전문기업을 육성하고 그들이 제조혁신을 이끄는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응급의료·군 의료에 AI 적용=닥터앤서에서 확인된 헬스케어 혁신사례를 확장하는 데도 공을 들인다. 응급의료에 5G를 적용해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환자에 가장 잘 맞는 병원을 찾아가도록 지원하는 솔루션을 개발, 세브란스병원 등에 적용했다.

군 의료 수준도 획기적으로 높인다는 목표다. 김 원장은 "군 내 다빈도 질환이 기흉·결핵·골절·폐질환 등인데 환자가 많다 보니 민간보다 쌓인 데이터가 훨씬 많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적용해 질병을 더 잘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실증랩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작년 사업을 시작한 데 이어 올해 군병원과 격오지부대에 적용하고, 효과가 확인되면 민간 적용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AI 바우처 통해 기업과 기업 잇는다=AI, 클라우드 분야에서 기술기업과 수요기업을 연결하고 기술도입을 지원하는 바우처 사업도 참여 열기가 뜨겁다. AI 바우처의 경우 200개 기업 모집에 1000곳이 신청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유통·제조·의료분야 수요가 특히 많았다.

김 원장은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이 협의 후 주제를 정해서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선정하는데, 이 사업이 제대로 마중물 역할을 하려면 규모를 더 키울 필요가 있다. 경제적 효과가 크고 혁신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것부터 지원해서 각 분야에서 혁신사례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실증도 의미가 있지만 바우처는 기술기업과 수요기업이 머리를 맞대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중요한 혁신 포인트를 찾아내고 산업으로 연결시킨다는 점에서 효과가 크다는 게 김 원장의 판단이다.

우리가 잘 할 수 있고 생태계를 키워야 할 중요한 산업분야에서, 아이디어가 있고 핵심 포인트를 알고 있는 수요기업들을 참여시킨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가 기대된다.

◇대·중·소 클라우드 시너지 생태계 지원=제조·물류·의료 등 전략분야에서 클라우드 경쟁력을 갖도록 지원하는 클라우드 플래그십 프로젝트도 참여 경쟁이 치열하다. 서비스 기업과 플랫폼 기업, 인프라 기업을 묶어서 자연스럽게 경쟁력이 지원하는 방식이다.

김 원장은 "클라우드는 중요한 분야지만 국내 기업들이 전체 영역에서 경쟁력을 가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80~90%를 외국계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특화 경쟁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면서 "제조·에너지·물류·헬스케어 등의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AI를 접목해 서비스를 만들어 내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과 솔루션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장기적으로 협력하는 구조를 만들면 과제나 R&D 자금을 일회성으로 지원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효과가 기대된다는 판단이다.

◇XR·AI 반도체도 키운다=XR도 김 원장이 오래 전부터 주목해온 영역이다. NIPA는 2019년부터 제조·의료·교육훈련·국방 등에 XR을 적용하는 XR 플래그십 사업을 준비해 지원하고 있다.

김 원장은 "제조·의료·교육훈련 등이 XR의 혁신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과거 '세컨드 라이프'가 나와 주목받다가 서비스를 중단했지만 지금은 훨씬 큰 물결이다. 또 하나의 산업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들은 2024년 글로벌 XR 시장이 136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지만 메타버스에 올라타면 시장이 훨씬 커질 수 있다는 게 김 원장의 판단이다.

그는 "연관시장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이에 대비해 핵심 산업에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XR 융합 분야에서 작년 5개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했고, 올해 4개 분야를 추가해 가시적 결과물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AI 반도체는 중소기업 생태계를 키워 대·중소기업간 협업이 일어나는 구조를 만들어 주겠다는 생각이다.

김 원장은 "국가가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생태계를 만들어서 중소·벤처기업과 스타트업들이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하게 해주는 것이다. 인프라, 제작툴, 컴퓨팅파워 등에 투자해서 기업들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즉시 시도해볼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미래 산업과 기업이 크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인력이다.

김 원장은 "향후 5년 내에 5만명에 달하는 AI SW인력 수급 불균형이 예상되고, AI 반도체 등 다른 영역까지 넓히면 필요한 인력은 훨씬 많을 것"이라며 "10년 내에 AI 개발자가 100만명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가의 운명을 걸고 AI 인력의 양과 질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는 게 김 원장의 소신이다.

"디지털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 인력부족 문제는 갈수록 심해질 것이다. AI에 대한 심화지식과 기술을 보유한 전문 개발자와, AI와 산업을 모두 아는 AI 산업인력을 균형 있게 육성해야 한다"는 김 원장은 "기존 SW 인력이 50만명 정도 되는데 그중 일부가 AI 개발자로 전환하고, 수학이나 공학 배경지식이 있는 이들에게 AI 교육을 시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NIPA는 서울 마포와 전국 권역에 ICT 이노베이션 스퀘어를 세우고 AI·SW 융합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2025년까지 3만명을 양성하는 게 당초 목표였는데, 온라인 교육도 병행해 규모를 계속 늘릴 계획이다. 10년 내에 100만명은 키워내야 한다는 게 김 원장의 소신이다.

기업과 교육기관을 연결해주는 바우처 방식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기업의 중간관리자급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작년부터 지원하고 있다.

◇"생태계를 만드는 게 국가의 역할"=국가의 역할은 혁신 생태계를 제대로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게 김 원장의 철학이다. 글로벌 시장전망기관들은 2030년 AI가 추가적으로 만들어내는 경제적 가치가 13조달러에 이르고, 글로벌 GDP(국내총생산)가 평균 1.2%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다. IT 기술이 촉발시킨 3차 산업혁명이 만들어낸 생산성 향상 효과가 0.6%였다면 AI는 1.4%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원장은 "4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보다 훨씬 큰 생산성 향상 효과를 가져다 주고, 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경쟁력 있는 기존 산업도 없어질 수밖에 없다. AI 연관산업에서 혁신 포인트를 찾고 빨리 적용해 남들보다 앞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혁신 인에이블러'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naturean@dt.co.kr

사진=박동욱기자 fufus@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