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연재의 길따라 맛따라] "이러다 낚시할 곳 하나도 안 남을라"

성연재 연합뉴스 전문기자

  •  
  • 입력: 2021-04-01 19:39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성연재의 길따라 맛따라] "이러다 낚시할 곳 하나도 안 남을라"
성연재 연합뉴스 전문기자

"낚시인들의 시민의식은 예전과 다릅니다. 무조건적인 낚시터 폐쇄는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일 뿐입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수질오염 등을 이유로 낚시 금지구역을 잇달아 지정하자 위기감을 느낀 낚시인들이 낚시터 쓰레기 수거 운동을 펼치며 맞서고 있다.

경기 평택시가 하천 수질을 개선한다는 명목으로 안성천, 진위천, 평택호 일부 구간을 낚시 금지구역으로 지정할 계획이 알려지자 낚시인들은 평택시청을 찾아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수년 전부터 평택호 주변뿐 아니라 전국의 낚시터에서 쓰레기 줍기 운동을 벌이는 등 주변 환경에 신경 써온 만큼 수질 악화가 낚시와는 관계가 없다고 강조한다.

갑갑한 코로나 시대, 낚시 금지만이 능사일까. 야외에서 거리두기를 하면서 낚시를 하는 것이 잘못된 것인가. 흔히들 낚시 인구가 등산 인구를 추월해 어느덧 1000만 명을 앞두고 있다고 말한다. 낚시 인구는 해마다 늘어가지만, 이들이 안심하고 낚시를 즐길 장소들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낚시인들은 낚시 금지 조치가 시행되면 풍선효과로 낚시인들이 다른 지역으로 몰려 환경 오염이 심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낚시인은 평택시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한쪽이 낚시 금지 지역으로 묶이게 되면 풍선 효과로 낚시인들은 다른 곳으로 몰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연재의 길따라 맛따라] "이러다 낚시할 곳 하나도 안 남을라"
평택시는 예상외로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 24일 평택시청 대회의실에서 정장선 평택시장과 낚시단체 회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위·안성천 낚시 금지구역 지정 관련 대면 간담회를 열었다. 평택시는 수질 개선을 위해 낚시 금지구역을 지정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낚시인들은 낚시와 환경오염이 관련이 없다는 내용의 논문 등을 제시하며 양측이 팽팽히 맞섰다. 평택시는 별개로 5㎞가량의 낚시 허용 구간을 지정해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한 후 종합 평가하자는 의견을 냈다. 동시에 당초 금지하기로 한 것을 2주 가량 미루기로 했다. 전국에서 낚시가 가능한 지역은 점점 줄어들고만 있다. 지난해에도 전남 장성군이 장성호 일대를 관광 단지화하면서 낚시 금지구역으로 지정하려 하자 낚시인들이 반발해 잠정 보류된 상태다. 멀리 수도권의 낚시인들마저 장성군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펼치는 등 강력히 반발하자 장성군은 낚시 금지구역 지정을 보류했다. 지난 2019년에는 충북 음성군의 원남저수지 일대가 생태관광지역으로 개발되면서 낚시 금지구역으로 지정됐다.

이런 분위기와는 반대로 전남도의회의 경우 지난 29일 전남도 문화관광국 업무보고에서 낚시의 관광 산업화와 관련된 의견을 냈다. 전남에 즐비한 섬과 해양환경을 활용해 코로나19 시대에 맞는 가족 단위 체류형 낚시상품을 개발해 관광객을 유치하자는 내용이다.

위기감을 느낀 낚시인들은 낚시터 쓰레기 줍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오고 있다. 낚시하는 시민연합의 경우 최근 3년 동안 전국에 흩어진 회원들이 사비를 털어 릴레이 낚시터 쓰레기 수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단체는 최근 쓰레기 수거 운동의 중요성을 알리는 현수막 50개를 사비로 배포하고 전국의 회원들이 동시에 쓰레기 수거 운동 사진을 SNS에서 올리고 있다.

낚시하는 시민연합 김욱 대표는"전국의 낚시인들이 낚시 종목을 초월해 공동의 과제인 쓰레기 없애기를 위한 연대를 형성했다"면서 "지자체들은 자발적인 쓰레기 수거 운동을 펼치고 있는 시민들의 성의를 이해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평택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유명 만화가 서정은 씨는 "쓰레기 수거 운동 등 성숙한 여가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데 관청은 낚시인들을 쓰레기 버리는 사람으로만 치부하고 있다"면서 "시민의식이 전과 달라졌는데도 무조건 폐쇄하는 행정 편의적인 발상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성연재 연합뉴스 전문기자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