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쿠팡 상장의 우려와 기대

김연학 서강대 기술경영전문(MOT)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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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3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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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쿠팡 상장의 우려와 기대
김연학 서강대 기술경영전문(MOT)대학원 교수

지난 3월 11일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쿠팡주식은 상장 당일 공모가인 35 달러에서 41%나 오른 49 달러에 마감했다. 이로서 쿠팡의 상장일 시가총액은 880억5000만 달러(약 100조4000억원)로 한국기업 중 삼성전자 다음가는 높은 기업가치를 지니게 되었다. 쿠팡 상장은 미국 증시 공개기업 중 최대 규모이자 2014년 알리바바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아시아 기업공개가 되었다.

이번 상장기업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쿠팡 지주회사이긴 하나 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그간 코리아 디스카운트 등으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한국계 기업의 가치가 미국 증시에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매우 크다 할 것이다.

쿠팡 상장에 대해 우리 미디어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평가만 내리고 있고 이른바 '서학개미'들도 쿠팡 주식을 대거 매수하는 모습을 보면서 신중론을 개진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쿠팡이 잠재력이 높은 회사이긴 하지만 리스크 요인도 많아 기업가치가 과대 평가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쿠팡이 미국 증시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아마존의 성장모델을 따라갈 것이라는 기대때문이다, 그러나 쿠팡은 아마존과는 상당히 다르다. 우선 시장지배력이에 차이가 있다. 아마존은 거대한 미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의 약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이 5% 내외에 불과한 2~3위 사업자에 비해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

아마존은 치열한 가격경쟁을 통해 경쟁자를 무너뜨리고 경쟁자가 사라진 영역에서는 독점력을 행사해 왔다. 독점력은 가격 결정력으로 이어져 상당한 이윤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쿠팡은 한국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13%에 불과한 2위 사업자이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은 절대강자없이 다수의 사업자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시장으로 이커머스 사업의 이윤률은 낮은 형편이다. 이러한 가운데 롯데나 신세계 같은 오프라인 유통강자들도 이코머스에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어 향후 쿠팡은 아마존처럼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기 보다는 더욱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쿠팡이 앞으로도 계속 고성장을 구가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의문이 있다. 우리나라의 이커머스는 그간 높은 성장을 지속해 전체 상거래 중 차지하는 비중이 글로벌평균인 16%보다 훨씬 높은 35%로 세계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이커머스 시장이 성숙기에 다다랐다는 의미도 된다. 작년에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은 27% 성장해 한국 성장률을 따라잡았으며,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한국의 이커머스는 향후 글로벌 평균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이커머스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쿠팡의 성장률에 대해서도 착시현상이 있다. 쿠팡은 2020년 매출액은 13조3000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86%(원화기준)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으며 IR자료에는 이 부분이 강조되어 있다. 그러나 거래액 기준으로는 2020년 약 27조원으로 전년(21조7000억원) 대비 27% 성장하여 국내시장 전체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간 쿠팡의 높은 매출성장률은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과 함께 직거래 비중을 높여왔던 전략에도 기인한다. 쿠팡은 자체 물류센터를 확충하며 직거래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전략으로 그간 거래액 성장 대비 높은 매출성장을 보여왔다. 하지만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성숙과 함께 직거래 비중도 이미 상당히 높아진 만큼 향후 매출성장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쿠팡이 직거래 비중을 계속 높일 수 있었던 것은 자체물류망을 계속 확대해 왔기 때문이다. 사실 쿠팡의 최대 차별화 포인트는 자체물류망을 통한 신속배송(로켓배송)이다. 그런데 자체물류망이 가지는 장점이 있지만 엄청난 투자비를 감안한다면 실적개선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쿠팡이 물류투자를 지속한다면 수익성 개선이 어려워지고 물류투자를 줄이게 되면 차별화요소는 사라지게 되는 딜레마에 빠질 것이다.

이커머스 사업자의 경쟁력요소를 물류와 플랫폼이라 하지만 물류망은 아웃소싱이 가능하고 플랫폼은 아웃소싱이 어렵다. 즉 플랫폼이 더 핵심 경쟁요소인 것이다. 쿠팡도 그간 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많은 투자를 해왔고 또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강력한 검색엔진을 보유한 네이버와 같은 오리지널 플랫폼사업자와의 경쟁은 매우 힘든 싸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점들이 쿠팡이 그간 거둔 눈부신 성과에도 불구하고 향후 전망이 반드시 장밋빛만은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결국 향후 쿠팡의 기업가치는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의 이익을 얼마나 빨리 창출하는 가에 달려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쿠팡은 앞으로 매출성장 못지않게 이익실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 쿠팡에 바라는 바는 ESG경영의 실천이다. ESG경영은 기업이 이윤창출뿐만 아니라 환경개선, 사회적 기여, 지배구조 개선 등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지속가능하다는 이론이다. 쿠팡은 그간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로 사회적 물의를 빚어왔고 막대한 적자를 내는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경영진에 대해서는 수백억원대의 고액연봉과 혜택을 제공하면서 막상 한국직원에 대해서는 임금과 근로여건이 열악하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제 뉴욕증시에 상장하고 국내기업 중 시가총액 2위에 등극한만큼 ESG경영에도 눈을 돌려 존경받는 기업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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