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업무-금융기관 연결 잇단 성과… 고객의견 제품반영 만족도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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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기업 맞춤기능 집중 `송곳전략`으로 B2B핀테크·글로벌 승부"](http://contents.dt.co.kr/images/202103/2021031002100531650002[1].jpg "[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기업 맞춤기능 집중 `송곳전략`으로 B2B핀테크·글로벌 승부\"")
박동욱기자 fufus@
강원주 웹케시 대표
웹 기반 ATM(자동입출금기), 가상계좌, 기업 인터넷뱅킹, 기업과 금융기관을 연결한 B2B 핀테크 플랫폼….
웹케시가 지난 22년간 국내 최초로 만들어낸 서비스들이다. IMF 당시, 평생 직장으로 알고 일하던 동남은행이 구조조정으로 사라지는 과정을 지켜본 전산쟁이들은 '절대 망하지 않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일념 하에 웹케시를 세웠다. 그리고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통할 강한 기업으로 키워냈다.
강원주 웹케시 대표는 창업 당시의 다짐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달려왔다. 설립 1년 된 회사의 첫 프로젝트였던 국민은행 기업 인터넷뱅킹 사업부터 회사 주력 솔루션 중 하나인 '인하우스뱅크' 개발로 이어진 국민건강보험공단 통합자금관리시스템 사업, 대·중견기업용 자금관리솔루션 '브랜치', 최근 회사가 공들여 키우는 중소기업용 경리솔루션 '경리나라'까지 모두 그의 손을 거쳐 완성됐다. 프로젝트 완성도 문제 때문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었던 2008년 하나은행 통합 인터넷뱅킹 프로젝트 당시, 소방수로 중간에 PM(프로젝트관리자)으로 투입돼 성공적으로 마무리시키며 회사를 위기에서 구해내기도 했다.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만난 강 대표는 "약속한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지키는 신의·성실·정직의 원칙이 지금의 웹케시를 만들어냈다"면서 "우리가 가진 것을 더 강하고 뾰족하게 만들어, '송곳전략'으로 국내·외 핀테크 솔루션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고 말했다.
대담=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기업과 금융을 연결하다= 웹케시는 국내 어떤 기업과도 닮은 점이 없는 독특한 기업이다. 금융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이 시장에 꼭 필요하지만 남들은 하지 못한 영역을 밑바닥부터 개척해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냈다. 회사가 지향하는 목표는 '업무와 금융이 하나로 연결된 세상 만들기'다. 개인이 스마트폰이나 PC로 카카오페이, 토스, 삼성페이 등을 이용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듯, 기업들이 ERP(전사적자원관리) 등 업무시스템 안에서 은행·증권·카드 등 금융기관과 연결된 서비스를 쓰게 해 주는 것.
회사가 공급하는 솔루션은 △공공기관 및 초대형 기업용 자금관리솔루션 '인하우스뱅크' △대·중견기업용 자금관리솔루션 '브랜치' △중소기업용 경리 솔루션 '경리나라' △해외 기업용 '브랜치G'로 구분된다. 이들 솔루션은 22개 은행과 24개 증권사, 18개 카드사를 기업 업무시스템 안에서 연결해 준다. 더존비즈온·SAP·영림원소프트랩·오라클 등 197종의 ERP가 웹케시 솔루션과 연동되는 덕분이다. 회사는 금융기관들과 협력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B2B 결제망을 보유하고, 급여이체·전자어음·외화송금·자금결제 등 기업의 자금관리 업무를 은행에 갈 필요 없이 처리하도록 구현했다.
인하우스뱅크와 브랜치, 경리나라의 고객은 각각 540여 개, 6600여 개, 1만9000여 개에 달한다. 인하우스뱅크와 브랜치는 매년 각각 20%와 15% 이상 성장을 이어왔고, 경리나라는 작년에만 1만3000곳의 신규 유료고객을 유치했다.
◇'좁고 깊게 전략'이 효과로 이어지다= 강 대표는 "작년 초 CEO로 취임한 후 '송곳 같은 비즈니스를 하자'는 목표를 세웠다"면서 "지난 1년간 각 상품에서 본연의 기능 외에 부가적인 부분은 없애고, 고객이 원하는 기능 중심으로 바꾸는 작업에 매달렸다"고 말했다.
웹케시는 큰 규모의 기업이 아닌 만큼 많은 상품을 내놓기보다 가장 잘할 수 있는 상품에 집중해 명품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 강 대표의 신념이다. 강 대표는 특히 작년 한해 다양한 협·단체와 협약을 맺고, 각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능을 상품에 추가했다.
강 대표는 "우리 솔루션은 기성복 타입이 아니다. 고객과 서비스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주기적으로 제품을 개선하고 새로운 기능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경리나라는 한 달에 두번, 브랜치는 한달에 한번 업데이트를 하는데, 고객의 목소리가 제품에 바로 반영되니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및 초대기업의 수요에 맞춰 서버 구축형으로 제공하는 인하우스뱅크도 일부 기능을 클라우드에서 제공하고, 수요에 맞춰 수시 업데이트를 한다.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위기로 다가왔던 코로나19도 회사에 기회가 됐다. 기업의 업무방식 변화로 비대면 솔루션 수요가 커진 덕분이다. 이런 흐름은 정부가 작년 하반기에 시행한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지원사업에 10만여 개 기업이 신청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회사는 지난해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사업 공급기업에 선정돼 중소기업의 업무 디지털화를 도운 데 이어 올해 2차 비대면 바우처 사업에도 업그레이드된 경리나라로 참여한다.
강 대표는 "작년 3분기에 2019년 연간 영업이익을 이미 넘어섰고, 특히 클라우드 방식 공급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률이 2018년 8.5%, 2019년 13%에서 작년 19%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월 사용료를 받는 클라우드 솔루션 비중 확대는 회사의 안정적인 이익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중소기업용 솔루션인 경리나라는 100% 클라우드 방식으로 공급된다. 보안 우려 때문에 클라우드를 주저하던 은행들도 브랜치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서 기회 찾는다= 웹케시의 미래 전략은 'B2B 핀테크 집중'과 '글로벌 확장'으로 요약된다. B2B 핀테크 영역에서는 법인카드를 대체하는 B2B 간편결제 서비스인 '기업 제로페이' 허브 시스템을 구축해 사업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NH농협은행의 NH 오픈API(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플랫폼 사업자로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커질 금융권 마이데이터 플랫폼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강 대표는 "많은 은행이 오픈 데이터 플랫폼 구축방향을 고심하면서 우리를 찾아와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은행과 경쟁하지 않되 그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엣지 있는 뭔가를 만들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2021년은 글로벌 확장 실질적 원년= 글로벌 시장에서도 본격적으로 승부를 건다. 웹케시는 지난해 브랜치와 경리나라의 글로벌 버전인 '브랜치 비나(BRANCH VINA)'와 '와북스(WABOOKS)'를 베트남과 캄보디아에 각각 출시했다. 2019년부터 동남아향 제품을 개발해 브랜치 비나는 작년초, 와북스는 작년 9월에 완성했다. 그러나 코로나 여파로 현지 왕래가 힘들어지고 개발직원들이 철수하면서 차질이 있었다. 올해 코로나가 진정되면 다시 도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강 대표는 "브랜치 비나는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 약 20곳이 쓰고 있는데 평가가 좋다"면서 "와북스도 캄보디아 R&D센터에 시범 적용하는 데 이어 현지 고객 발굴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캄보디아에 이어 인도네시아와 태국 시장 진출도 모색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도 계열사를 통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동남아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얻은 후 유럽, 북미 등 더 큰 시장으로 가는 게 목표다.
◇성공 비결은 치열함과 꼼꼼함= 강 대표는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과 같은 동남은행 전산부서 출신이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은행에서 처음 배운 전산이 재미있고 적성에 맞았다. 강 대표가 신입사원으로 시스템 관리업무를 맡았을 당시 석 회장은 옆 부서에서 데이터베이스를 담당하고 있었다. 이후 석 회장이 은행 정보계시스템을 개발하면서 강 대표가 차출돼 같은 조직에서 일하기도 했다.
1990년대에 동남은행은 전자금융의 선두주자로 꼽히며 비대면 뱅킹 서비스에서 다른 시중은행들을 압도했다. 그러나 IMF 여파로 주택은행과 합병되면서 공들여 쌓아온 인프라가 한순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강 대표는 이후 석 회장이 동남은행 출신 인력을 주축으로 핀테크 기업을 설립했다는 소식을 듣고 2000년 초 합류했다. 15번째 입사자다.
웹케시의 거의 모든 제품과 프로젝트는 강 대표의 손을 거쳤다. 석 회장이 방향을 이끌고 강 대표가 실무를 총괄하는 방식이다. 누구나 인정하는 워커홀릭인 두 사람은 호흡이 척척 맞았다.
가장 최근인 2018년 내놓은 경리나라도 석 회장이 전략 총괄을, 강 대표가 개발 총괄을 맡은 결과물이다. 2017년 개발을 시작한 강 대표는 경리직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어떤 업무가 가장 힘들고 가장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브랜치나 인하우스뱅크가 은행과 기업 ERP 연계가 핵심이라면, 경리나라는 은행과 연계하는 동시에 경리업무를 완벽하게 지원해야 한다는 점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경리 담당자들이 가장 힘들다고 꼽은 계산서 관리 기능에 특히 공을 들였는데, 계산서 자료에서 바로 결제와 대금지급까지 되도록 해서 매출·매입·손익계산서·전표작업까지 이뤄지니 만족도가 아주 높았다"고 강조했다. 경리나라는 지난해 매출 증가율이 약 60%로 3개 솔루션 중 가장 높았다.
◇회사 최대 위기 하나은행 사업에 소방수로 투입=강 대표는 인하우스뱅크의 효시가 된 국민건강보험공단 프로젝트, 브랜치 개발로 연결된 KB국민은행 CMS 프로젝트의 PM 역할도 수행했다. 설립 초기인 2000년, 회사의 사업 기반을 만들어준 첫 SI(시스템통합) 프로젝트인 KB국민은행 기업 인터넷뱅킹 프로젝트 PM을 맡아 무에서 유를 만드는 일도 해냈다. 첫 프로젝트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웹케시는 이후 IBK기업은행 등 시중은행 프로젝트를 연이어 따냈다.
2007년 하나은행이 역점적으로 추진한 통합 인터넷뱅킹 프로젝트는 도중에 진척도에 문제가 발견돼 긴급하게 PM으로 투입되기도 했다. 22개월 짜리 프로젝트가 10개월을 남겨둔 상황에서 플랫폼을 거의 갈아엎고 새로 개발해야 했다. 프로젝트를 발주한 하나은행은 웹케시 때문에 전체 차세대 시스템 개통이 지연되면 모든 비용부담을 물리겠다고 통보했고, 자칫 회사는 문을 닫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강 대표는 10개월 간 아침 7시에 출근하고 새벽 3시에 퇴근하며 일했다. 일요일만 아침 9시 출근, 밤 12시 퇴근하는 일상을 이어갔다. 2002년에 태어난 막내는 10개월간 깨어있는 얼굴을 제대로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시스템을 제대로 오픈하지 못하면 회사가 망하게 생겼으니 가능한 모든 내·외부 인력을 동원해 개발을 밀어붙였다. 업계에는 웹케시가 망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프로젝트 현장을 찾은 석 회장이 강 대표와 직원들에게 회사 문을 닫자고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화기능이 저하되는 강 대표는 매일 아침 선식 한잔을 마시고는 점심, 저녁은 거른 채 하루에 믹스커피 15~20잔을 마시며 일했다. 다행히 수십억원의 손실을 입었지만 시스템은 성공적으로 개통시켰다. 회사를 위기로 내몬 이 사업은 전화위복이 돼 다른 사업 기회들로 이어졌다. 웹케시에 맡기면 무슨 일이 있어도 완수한다는 믿음이 금융계에 퍼진 덕분이다. 강 대표는 "다행히 시스템을 잘 오픈하고 3일 만에 안정화해 한숨을 돌렸다"면서 "힘들고 고달픈 과정이었지만 회사가 살고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KT와 전략적 제휴 추진= 웹케시는 최근 KT가 주도하는 '클라우드 원팀'에 합류하고, 지난해 'AI(인공지능) 경영관리 솔루션' 관련 공조체계를 구축하는 등 B2B 솔루션 영역에서 협력하고 있다. 최근 KT의 지분투자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강 대표는 "서로가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화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I 스피커와 핀테크 솔루션을 연계하는 등 CMS와 핀테크, AI를 연계한 다양한 협력을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AI 사업화는 1년 전부터 검토해 왔고 AI 특화기술을 가진 스타트업과도 협업하고 있다"면서 "KT 외에도 많은 기업과 협력해 기술변화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naturean@dt.co.kr
사진=박동욱기자 fuf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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