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가상놀이터... "거리두기 없는 메타버스 가자"

개인 아바타 만들어 가상공간서 활동
네이버 제페토·포트나이트게임 대표적
아이돌그룹도 그곳서 신곡발표·사인회
클라우드·콘텐츠·5G 기술의 집합체
전문가들 "4차산업혁명 종착점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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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현실에서 메타버스로, 폰에서 차로, 지구에서 우주로…'혁신 공간이동' 시작됐다



<전문>

코로나19 팬데믹은 인류를 다른 세상으로 옮겨놓고 있다. 학교나 오프라인 공간에서 또래친구를 만나기 힘들어진 10대들은 네이버 '제페토'나 '로블록스' 같은 메타버스 공간에 자신의 아바타를 보내 또 하나의 생활권을 개척했다. 공연장에서 팬들을 만나기 힘들어진 아이돌그룹들도 메타버스에서 신곡을 발표하고 팬들과 사인회를 가진다.

자본과 기술을 가진 기업가들은 자동차와 우주를 다음 혁신공간으로 꼽고 혁신경쟁을 시작했다.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블루오리진과 스페이스엑스를 통해 우주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화, 한국항공우주 등이 우주사업을 키우고 있다.

자동차 영역은 현대기아차, 폭스바겐, 도요타 등 전통 자동차 기업과 테슬라, 애플 등 빅테크 기업이 다투는 가장 뜨거운 혁신 전장이 됐다. 국내 자동차·배터리·ICT 기업들은 경쟁과 협력을 병행하며 글로벌 경쟁에 뛰어들었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의 종착점으로 메타버스를 꼽는다. 반도체와 사물인터넷, 5G, 클라우드, 콘텐츠, 모빌리티, 스마트시티, 스마트헬스 등 혁신기술들이 연결되면서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가상세계가 열린다는 것. 팬데믹 충격은 가 보지 못한 세상으로의 공간이동 속도를 더 높일 전망이다.





"메타버스는 인터넷의 다음 버전이다. 사람들은 앞으로 메타버스에서 업무나 쇼핑을 하거나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최고경영자)의 얘기다. 에픽게임즈는 캐릭터를 이용한 슈팅게임 '포트나이트'를 단순히 게임이 아닌 메타버스(Metaverse) 플랫폼으로 만들면서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포트나이트의 3D 소셜공간 '파티로열'에서는 3억명이 넘는 가입자들이 신작 영화를 감상하고 글로벌 인기스타의 공연을 본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지난 2019년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포트나이트를 넷플릭스 경쟁자로 지목하기도 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MZ세대가 유튜브나 페이스북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새로운 형태의 소셜플랫폼이 방송채널보다 훨씬 위협적인 경쟁상대라고 판단한 것.

◇팬데믹에 발 묶인 인류, 메타버스에서 다른 소통을 꿈꾸다=초월, 변화를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인 '메타버스'(Metaverse)가 2021년 초 가장 뜨거운 화두 중 하나로 등장했다. 메타버스란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92년 미국 SF 작가 닐 스티븐슨이 소설 '스노 크래시'다. 소설에서 메타버스는 아바타를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는 가상의 세계를 의미했다.

메타버스는 '모든 사람들이 아바타를 이용해 사회, 경제, 문화적 활동을 하는 가상세계', '실생활과 같이 사회, 경제적 기회가 주어지는 가상현실 공간', '단순히 3차원 가상공간일 뿐 아니라, 가상공간과 현실이 적극적 상호작용하는 공간과 방식 그 자체' 등으로 정의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사람들이 메타버스 세상으로 들어서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인류의 생활방식과 산업현장이 '언택트'화에 이어 메타버스화로 변화하고 있는 것.

실제로 미국의 10대들은 유튜브보다 3배 많은 시간을 일종의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에서 보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로블록스는 개인이 아바타를 통해 소통하고 게임을 하는 3D 가상공간이다.

MZ세대 가상놀이터... "거리두기 없는 메타버스 가자"
아이돌그룹 블랙핑크의 아바타들 <사진출처:제페토 공식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은 이곳에서 게임이나 콘텐츠를 개발하고 다른 이들이 만든 콘텐츠를 함께 즐긴다. 이용자들은 창작물을 사고 파는 경제활동을 하기도 하는데, 로블록스에서 수억원대 수익을 내는 창작자도 등장했다.

앱 분석업체 센서타워는 미국의 10대들이 하루의 156분을 로블록스에서 보내는 데 비해 유튜브는 54분,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은 각각 35분과 21분에 그친다는 분석결과를 최근 내놨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만남이 힘들어지자 청소년들이 메타버스 공간을 피난처로 삼고 있는 것이다.

◇'메타버스 경제생태계'를 개척하라=메타버스는 사람들의 소통과 생활방식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과거에 없던 새로운 경제생태계를 만들 전망이다. 특히 빠르게 진화하는 4차 산업혁명 요소기술들을 집어삼키면서 거대한 기술 융합 용광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VR·AR을 비롯, 반도체, 디스플레이, 5G, 클라우드, 플랫폼, 게임, 엔터테인먼트, IT기기 등 디지털 기술의 총아들이 '메타버스'란 키워드로 연결·융합되며 공진하는 것.

도시 개발과 운영, 신약 개발, 질병 극복, 기후변화 대응 등에도 메타버스와 비슷한 개념의 디지털 트윈이 접목되면서 현실의 삶을 더 낫게 만들고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시도가 이어질 전망이다. 인터넷과 모바일 혁명에 이어 메타버스 혁명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국내외 기술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글로벌 인기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작년 9월 포트나이트에서 디지털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 안무 버전 뮤직비디오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 게 대표적이다. 작년 4월 힙합 가수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은 포트나이트에서 가상 콘서트를 개최하고 새 싱글을 발표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마인크래프트'를 통해 메타버스 산업에 한 자리를 차지했다. 마인크래프트는 정육면체 블록과 도구를 이용해 건축물을 세우고 낚시 등 활동을 즐기는 인디게임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14년 마인크래프트 개발사 모장을 25억달러에 인수했다. 마인크래프트는 최근에는 학습 보조, 코딩 교육 등으로 쓰임새를 넓히고 있다.

◇'네이버 제페토', 2억명 중 90%가 해외 이용자=메타버스는 일부 신기술 얼리어댑터가 아닌 대중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실제로 초등학교 교사 A씨는 코로나19 상황에 학생들과 비대면 수업을 하면서 게임 플랫폼 '마인크래프트'에서 실습을 진행했다. 교사의 설명이나 교과서를 통해 접하는 지식과 달리 학생들은 가상공간에서 팀을 이뤄 게임하듯 배우는 방식에 훨씬 높은 집중도를 보였다.

대학교수 B씨는 팬데믹으로 인해 대학 캠퍼스를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신입생들을 위해 네이버 손자회사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가상의 대학을 만들었다. 학생들은 가상공간에서 소속감과 친밀감을 느끼며 학습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제페토는 전체 2억명의 사용자 중 90%가 해외에서 접속하는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사용자의 80%는 10대다. 작년 12월 유니티와 네이버제트가 협력해 진행한 사이버 전시회 '유나이트 서울 2020 제페토 맵'에는 3일 동안 1만5000명 넘는 사용자가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관람을 하기도 했다.

네이버제트는 글로벌 명품기업 구찌와 제휴를 맺고 제페토에서 구찌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패션 아이템과 3D 월드맵을 선보이기도 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걸그룹 에스파(aespa)는 현실의 멤버와 AI 캐릭터 멤버를 동시에 선보였다. '아이(ae)'로 지칭된 아바타들이 현실의 멤버들과 소통하고 교류하는 컨셉이다. 각각 4명의 현실 멤버는 AI 캐릭터 멤버는 작년 11월 뮤직비디오 발표에서 어울려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대화를 나눴다. 결과적으로 8인조 합동공연을 선보인 것.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는 에스파에 대해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경계를 초월한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그룹"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에 이어 애플까지…빅테크 가세로 더 뜨거워진다=엔씨소프트도 팬 커뮤니티 플랫폼인 유니버스를 세계 134개국에 동시에 선보이면서 메타버스 영토경쟁에 뛰어들었다. 유니버스에서는 아티스트 아바타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좋아하는 아티스트 아바타를 직접 꾸미고 뮤직비디오를 제작할 수 있다. 스타와 일대일로 통화하는 듯한 '프라이빗 콜' 서비스도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서비스 재개를 발표한 싸이월드도 메타버스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미니홈피, 도토리, 일촌 등을 내세우며 '원조 메타버스'로 등장했던 싸이월드가 VR·AR 등 최신 기술로 업그레이드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메타버스 주도권 확보 잡기에 뛰어들었다.

페이스북은 VR 소셜공간 서비스 '호라이즌'을 선보였다. 여기에 2014년 VR(가상현실) 기기 기업 오큘러스를 인수하며 하드웨어 시장으로도 영역을 넓혔다. 작년 10월 출시한 VR 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2'는 VR(가상현실) 대중화를 이끌 첫 기기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지난 2월 2일 판매를 시작해 3일 만에 초판 물량인 1만대가 매진되며 인기를 모았다.

여기에다 애플이 올해 중 AR(증강현실) 기반 '애플 글래스'를 출시하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 간의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애플의 과거 행보를 봤을 때, 애플 글래스용 킬러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도 함께 내놓으면서 대중의 주목도를 키울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애플 글래스가 디스플레이와 여러 개의 카메라를 탑재하고 시선추적 기술 등을 탑재해 사용자의 시선을 읽어가며 인터랙티브한 기능을 제공할 것으로 관측한다. 애플 글래스와 MR(혼합현실) 맞춤형 앱 및 콘텐츠와 결합한 애플 글래스가 시장의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외에서 확산되는 메타버스 플랫폼과 MR 기기들이 결합하고, 5G와 6G를 잇는 초고속 이동통신 네트워크가 연결되면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구분은 점점 의미가 없어지고, 영화 '아바타'가 현실화되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MZ세대 가상놀이터... "거리두기 없는 메타버스 가자"
SM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 에스파 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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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XR시장 전망 <출처:슈퍼데이터, 데이터컨설팅,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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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CT산업 생산전망 <출처:과기정통부, 2020년 이후는 KISDI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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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IT시장 전망 <출처:가트너, 20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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