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말 기준 유튜브 활동을 신고한 교사는 2148명으로,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비해 1.5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구독자 수가 1만 명이 넘는 교사는 60명 이상이며, 10만 명이 넘는 인기 유튜버에 해당하는 교사도 6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미국 USC 박사·현 서울대학교 공공성과관리센터 초빙연구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을 통한 원격수업이 전면 시행되면서 대표적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에서의 교사들의 활동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K-Culture 플랫폼 보이스오브유가 국내 인플루언서들을 다각도로 평가해 랭킹화한 IMR(Influencer Multi-Platform Ranking)에 따르면, 현재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인기 쌤튜버는 채널 '달지'를 운영하고 있는 초등학교 교사 겸 래퍼 이현지 씨다. 구독자는 42만 명, 누적 조회수는 4300만 여 건에 달한다. 이현지 씨 본인이 랩을 좋아해 시작한 채널이었지만 이제는 학생들과 함께 랩과 노래하는 영상을 제작해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엠넷 '고등래퍼 2'의 우승자인 김하온의 노래 '붕붕'을 커버한 영상은 500만 뷰를 돌파했으며, 곧 중학생이 되는 제자들을 위해 만든 노래 '잔소리'는 345만 뷰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에는 학생들에게 방역지침을 알리고자 '손씻기송', '마스크송'을 제작하기도 했다.
구독자 8만 4500만 명을 보유한 'KellyKim' 채널 운영자 '김교사'는 개그맨보다 재미있는 선생님으로 통하는 초등학교 교사다. 교사가 되는 방법을 소개하는 콘텐츠도 인기가 높지만 교사로서의 평소 생활을 담은 콘텐츠가 가장 큰 인기다.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 준비를 위해 밤을 꼬박 새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담긴 '초등교사 온라인 개학 브이로그'는 1년도 채 안돼 조회수 90만회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배꼽잡는 교실 모습', '종업식' 등 학생과의 일상을 담은 영상들도 조회수 100만 회를 훌쩍 넘겼다.
초등학생 전용 단편영화 채널로 유명한 '꼬마 TV' 운영자도 초등학교 교사인 박경현 씨다. 영화를 좋아하는 박경현 씨는 11년째 제자들을 주인공으로 영화,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영상을 제작해 해당 채널에 게재하고 있다. 현재 구독자 7만 1100만 명을 거느리고 있다. 2013년 게재된 단편영화 '딱지왕'의 조회 수는 무려 700만 회가 넘고, 2018년 인천어린이촬영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액체괴물의 요정!'은 조회 수 240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이외 구독자 6만 4500만 명의 영어교육 채널 '혼공 TV'를 운영하는 영어교사 허준석 씨, 50여 명이 넘는 현직 교사들과 함께 교육콘텐츠 채널 '몽당분필'을 운영하는 박준호 씨 등 많은 쌤튜버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쌤튜버들의 인기와 활동 영역이 점점 늘어나면서 최근 쌤튜버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부정적인 시각에서는 교사들의 유튜브 진출이 겸직 금지 규정에 어긋나고, 영상 속에 등장하는 학생들이 미디어에 반 강제적으로 노출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반면 긍정적인 시각에서는 요즘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고 많이 사용하는 플랫폼인 유튜브를 통해 교육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교사와 아이들 간 소통 창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
쌤튜버에 대한 찬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지난해 1월 교육부 등 관련 정부 부처는 합동으로 '공무원 유튜버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쌤튜버들의 활동을 허용하는 입장을 취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에는 공익 성격의 교육관련 유튜브 활동을 장려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다만 광고 수익이 발생할 경우 겸직 신청서를 작성해 학교장에게 제출하고 정기적으로 심사를 받도록 규정했다.
다수의 전문가들도 쌤튜버들이 품위를 유지하며 적절한 선만 지킨다면 큰 부작용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쌤튜버 본인 스스로가 폭력적·선정적 영상 게재를 금하고, 직·간접적으로 특정 상품을 광고해 개인적 이득을 취하지 않으며, 학생이 영상에 등장할 시 사전 동의를 받고 게재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단서가 붙는다. 이와 함께 겸직 허용권을 가진 학교장의 체계적인 모니터링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은다.
한편, 가장 많은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는 '달지' 채널 운영자 이현지 교사는1년 전 쌤튜버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해명하는 영상('겸직 논란에 대해/수익 공개합니다')을 올리기도 했다. 해당 영상에서 교육부 지침에 따르면 교사들의 유튜브 활동은 겸직 금지 조항을 위반하지 않으며, 본인의 월 광고료 수입은 15만원 선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박성기기자 watne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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