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 '으뜸기업'을 선정해 기업당 5년간 최대 250억원을 지원한다. 정부는 2019년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시작한 이후 소부장 핵심 전략기술 분야에 집중 지원을 해왔는데, 올해부터는 으뜸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소부장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소부장 으뜸기업 비전 선포식'을 열고 소부장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 22곳을 최초 선정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올해 안에 20개 이상의 으뜸기업을 추가로 선정해 2024년까지 으뜸기업을 100개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소부장 으뜸기업을 선정한 것은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해 국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수출규제 이후 '소부장 독립'을 선언하고 지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소부장 산업에선 일본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對)일 무역수지는 208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년(191억6000만달러)보다 적자 규모가 커졌다. 특히 품목별로 보면 적자 규모가 가장 큰 '원자로·보일러·기계류와 이들의 부분품'은 지난해 57억6897만달러 적자로, 1년 사이 적자액이 약 8억달러 늘었다. '전기기기와 그 부분품, 녹음기·음성 재생기·텔레비전의 영상과 음성의 기록기·재생기와 이들의 부분·부속품'도 40억5368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번에 으뜸기업으로 선정된 회사는 반도체·디스플레이·기계금속·자동차 등 일본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 대기업 2곳, 중견기업 14곳, 중소기업 6곳이다.
정부는 으뜸기업을 대상으로 기업당 최대 250억원(연간 50억원)의 R&D를 지원하고 기업 부담금을 대폭 완화해 공격적인 기술개발 투자를 유도할 계획이다. 339개 공공기관 테스트베드 기반의 실증평가를 통해 기술개발 성과의 사업화를 촉진하고, 4000억원 규모의 산업기술정책 펀드를 우선 제공해 인수합병(M&A) 및 설비투자 등 필요 자금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으뜸기업의 규제개선 신청 건에 대해선 규제하이패스 제도를 통해 15일 이내 개선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소재·부품·장비 으뜸기업 비전 선포식'을 열고 으뜸기업으로 선정된 기업들을 격려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