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수 칼럼] 공수처법, 절차와 내용의 위헌성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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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2-16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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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수 칼럼] 공수처법, 절차와 내용의 위헌성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
공수처법 개정안이 결국 국회를 통과했다. 법사위에서부터 야당의 반대는 격렬했지만, 거대 여당의 힘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였다. 하지만 공수처법의 본격적인 문제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국민들이 납득 못하고, 전문가들이 반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개정된 공수처법은 그 절차와 내용에서도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공수처 도입 자체에 대해서는 찬성이 더 많을 수 있다. 그러나 공수처법에 대해서 많은 전문가들이 반대한 것은 공수처법의 내용상 문제 때문이었다. 즉, 법내용의 합리화를 통해 반대를 찬성으로 돌릴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 공수처법 개정은 개선이 아닌 개악으로 평가되며, 심지어 위헌성의 우려까지 낳고 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개정절차의 불법성이다. 거대 여당이라 하더라도 헌법 및 국회법에 따른 법안의 심의·의결절차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안건조정위원회에서의 논란을 접어 두더라도-법사위 논의과정에서 여당 소속인 위원장이 야당 의원의 토론기회를 박탈한 것은 국회법 제58조에 위반한 것이며 이는 국회의원의 법률안에 대한 심의·표결권을 위헌적으로 침해한 것이다. 국회 본회의에서의 유사한 사태에 대해서는 이미 헌법재판소가 위헌성을 인정한 바 있다.

하지만 공수처법에 대한 반대의 핵심은 그 내용상 문제점에 있다. 예컨대 대통령의 공수처장 임명권이 공수처를 또 하나의 '정권의 시녀'로 만들 수 있다는 비판, 공수처의 관할범위에 비해 그 조직이 매우 작기 때문에 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는 지적, 공수처가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 이첩을 일방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의 문제점 등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가운데 공수처법 개정으로 인해 새로운 문제점들이 더해진 것이다.

첫째, 공수처법에 대한 야당의 반대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도입했던 야당의 비토권을 삭제했다. 삭제 자체보다도 그 과정에서 야당의 양해를 얻기 위한 진지한 노력이 없었다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다. 과거 공수처법의 제정 당시에는 여당이 과반의석을 갖지 못했기에 야당에게 비토권을 줬지만, 이제는 과반을 넘는 의석을 갖고 있으니 야당의 반대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인가? 이런 태도는 다수의 횡포를 넘어서 다수의 독재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둘째, 공수처 검사의 자격요건을 변경했다. "변호사 자격을 10년 이상 보유한 자로서 재판, 수사 또는 수사처규칙으로 정하는 조사업무의 실무를 5년 이상 수행한 경력이 있는 사람"으로 정했던 것을 "7년 이상 변호사의 자격이 있는 자"로 바꿨다. 충분한 인력을 가진 검찰조직이라면 초임 검사들이 수사 경험을 쌓도록 하면서 베테랑으로 양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공수처 검사는 처장과 차장을 포함하여 25인 이내로 구성된다. 그런데 수사경력도 없는 변호사들이 전·현직 대통령, 대법원장 및 대법관, 장관 등을 수사하라는 것인가? 안 그래도 부족한 인력에 수사경력조차 없는 검사들로 구성해서 도대체 무슨 공수처를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것인가?

셋째, 교섭단체의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의 추천과 관련하여 10일 이내에 추천이 없을 경우에는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을 위원으로 위촉하도록 한 것도 논란의 대상이 된다. 10일의 기한이 너무 짧다는 문제도 있고, 전공과 전혀 무관하게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을 위원으로 위촉하는 것도 문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정된 공수처법의 가장 중요한 내용상 문제점은 이상의 세 가지로 정리될 수 있으며, 그 하나하나가 공수처의 정당성을 위협할 정도의 중대성을 갖는다. 특히 첫 번째 문제점은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의심케 하며, 두 번째 문제점은 공수처 검사들에 대해서까지 코드인사를 하려 한다는 의혹을 증폭시킨다.

이런 상황에서 공수처가 출범한들 성공할 수 있을까? 도대체 여당은 왜 이리 공수처 출범을 서두르는 것일까? 순리를 벗어난 무리수가 결국 더욱 심한 역풍을 맞게 됨을 이미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의 새누리당이 충분히 반면교사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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