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사 3분기 누적 영업익 급감
저유가에 전력 판매가 낮아져
신재생에너지 설비투자도 부담
저유가에 전력 판매가 낮아져
신재생에너지 설비투자도 부담
국내 발전공기업들의 경영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전력판매가격(SMP)이 낮아져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탓이다.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탈(脫)석탄 정책에 따라 값비싼 신재생에너지 설비 투자를 늘려야 해 발전공기업들의 이중고가 깊어지는 모양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발전5사의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급감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서부발전과 남부발전은 3분기 별도기준 누적 영업이익이 각각 282억원, 7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66%, 65% 가량 감소했다. 남동발전과 동서발전은 각각 293억원, 61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반면 중부발전은 발전5사 중 유일하게 실적이 개선됐다. 중부발전은 231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규모를 뛰어 넘었다. 중부발전이 운영 중인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가동량이 늘었고, 발전공기업 중 유일하게 LNG를 해외에서 직도입하면서 연료비를 크게 절감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중부발전도 다른 발전공기업과 같이 지난해 결산 기준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하는 등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발전공기업들의 실적이 악화한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SMP가 급락한 영향이 크다. 한국전력은 전력거래소를 통해 발전공기업들로부터 전기를 구매하는데, 구매가격은 SMP에 0~1 사이의 정산조정계수를 곱해 계산한다. 생산비용이 저렴한 석탄발전에 의존하는 발전공기업이 과다한 이윤을 얻고 한전이 손실을 보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정산조정계수를 적용하는 것이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한 전력수요 감소와 유가 하락에 따른 LNG 가격 하락으로 SMP가 급락해 석탄발전의 수익성이 악화한 것이다. 지난달 평균 SMP는 ㎾h당 50.08원으로, 지난 3월 83.35원 이후 지속적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같은 달(84.83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발전공기업들은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부응해야 하는 부담도 떠안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한전과 발전공기업이 현 정부 출범 후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출자한 금액은 총 3682억원이다. 정부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기준을 개정해 발전공기업 평가지표에 '신재생에너지 개발 실적'을 추가하기도 했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경영실적이 계속 악화하고 있지만, 국내외 신재생에너지사업 특수목적법인(SPC) 출자 등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라 부담해야 하는 부분은 계속 늘고 있어 향후 실적이 더 나빠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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