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인구 두 명 중 한 명은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결혼이 꼭 자녀 출산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데는 반대하는 사람이 늘었고, 비용이나 절차 등 결혼 문화가 과도하다고 인식하는 경향도 강해졌다. 실제 우리나라 혼인율과 출산율은 해를 거듭할 수록 쪼그라들고 있는 상황이다.
통계청은 18일 이 같은 내용의 '2020년 사회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통계청은 지난 5월 13일부터 28일까지 16일 동안 전국 만 13세 이상 가구원 약 3만8000명을 대상으로 △가족 △교육과 훈련 △건강 △범죄와 안전 △생활환경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내년에는 소득과 소비 등을 집계한 통계가 발표된다.
조사에 따르면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51.2%로 2년 전 조사 때보다 3.1%포인트(p) 늘었다. 같은 기간 '결혼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도 3.0%에서 4.4%로 함께 증가(1.4%p)했다 .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응답은 46.6%에서 41.4%로 5.2%p 떨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어릴수록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10대와 20대는 결혼해야 한다는 응답이 저조(각각 32.8%, 35.4%)한 데 반해 30대(42.2%), 40대(44.1%), 50대(55.3%), 60세 이상(72.7%) 등 나이가 높을수록 응답률이 높았다. 결혼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도 20대가 8.1%로 가장 많았고, 10대(6.6%), 30대(4.5%)가 뒤이었다.
'남녀가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응답자의 59.7%였다. 이 비율은 2012년 2012년 45.9%, 2014년 46.6%, 2016년 48.0%, 2018년 56.4%로 줄곧 늘다가 올해 60%에 육박했다.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응답자는 30.7%였다. 이 역시 2012년(22.4%) 이래 꾸준히 늘고 있다.
인구 4명 중 3명은 결혼식 문화가 과도하다고 여겼다. '약간 과도하다'(47.0%)와 '매우 과도하다'(27.3%) 등 '결혼식 문화가 과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2년 전보다 3.7%p 증가한 74.3%에 달했다. 혼인을 많이 하는 30대는 81.6%로 평균보다 10%p 가까이 높았다. 또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결혼식 문화가 과하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짙었다. 남자(74.1%)·여자(74.4%) 등 성별에 따른 인식 차는 미미했다.
이러한 인식에 바탕을 둔 우리나라 혼인·출산율은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 올해 초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혼인·이혼통계'를 보면 지난해 조혼인율(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은 전년 대비 0.3건 감소한 4.7건으로 1970년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낮았다. 집값 상승 등 경제적 부담이 강해진 영향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전체 혼인 건수도 23만9200건으로 감소 폭은 1만8500건(-7.2%) 줄었다. 감소 폭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경제를 강타한 1997년(-10.6%) 이후 가장 컸다. 더군다나 올해도 코로나19 사태로 혼인 건수가 지난 3월부터 전년 대비 6개월 연속 줄어드는 모습이다. 출산율도 마찬가지다. 당장 8월 기준으로 출생아는 2만2472명, 사망자는 2만5284명을 기록했다. 이로써 10개월째 출생보다 사망이 더 많은 인구 자연감소가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8월까지 줄어든 인구는 1만3446명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