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아파트 값 가파른 상승세
가덕도 주변 거제·창원도 올라
가덕도 주변 거제·창원도 올라
김해신공항 결국 백지화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김해신공항이 확장되더라도 국제공항 역할을 못 합니다. 신공항이 백지화된 것이 오히려 우리 지역에는 더 호재입니다." (부산 강서구 명지동 일대의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작년부터 집값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2주간 투자자들이 몰려와서 매물을 다 쓸어가서 현재는 매물이 동이 난 상태예요"(부산 강서구 명지동 일대의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정부가 17일 '김해신공항안이 동남권 관문 공항으로 역할 하기 어렵다'는 소식을 발표하며 사실상 백지화를 선언했지만 김해공항 쪽 인근 부동산공인중개업소들은 오히려 잘됐다며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김해공항 인근의 아파트들은 최근 아파트 가격이 더 가파르게 올랐다.
강서구 명지동 일대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부산명지 중흥S-클래스 에듀오션 전용면적 84㎡는 현재 매물이 6억3000만원∼7억원 선에 나온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지난 7일 4억8500만원에 신고가로 거래됐다고 올라온 가격보다도 2억원 가량 급등한 가격이다.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그나마 실입주 가능한 매물이 이 정도 수준에 나오고 있으며 전세 낀 매물은 집주인들이 파는 것을 보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강서구 명지동 일대의 다른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더샵 명지퍼스트월드 3단지는 전용 84㎡ 매물이 6억5000만∼7억원 초반대에 나온다. 2017년 전용 84㎡ 분양가가 3억2000만∼3억4000만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3년새 3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가덕신공항 인근의 부동산 시장은 호재가 본격화했지만 아직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신호동 일대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올 초 땅 100평짜리에 13평짜리 집을 3억5000만원에 내놨던 집주인이 일주일만에 가격을 3000만원 더 낮춰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가덕 신공항 얘기가 초기에 나왔을 때 투자 목적으로 샀던 집주인이 개발 호재를 기다리다 지쳐 올 초에 물건을 내놨는데, 이번 호재 때문에 집주인이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모르겠다"며 "집주인이 호가를 올리면 매물이 팔릴지도 현재로서는 감이 잘 안 온다"고 설명했다.
최근 조선업 호재 및 수도권 규제 등과 맞물리면서 집값이 상승중인 거제와 창원 일대는 가덕 신공항 추진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대감도 커진 분위기다. 거제시 일대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대림산업이 작년 10월 분양한 e편한세상유로아일랜드 전용 84㎡는 현재 분양권 매물이 3억7000만∼4억7000만원 선에 나와 있다. 분양 당시 분양가 대비 적게는 6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1000만원 프리미엄(웃돈)이 붙었다.
창원은 실수요가 많은 성산구와 의창구 아파트값이 11월 둘째주 기준 각각 1.51%, 1.07% 오르며 시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같은 기간 수도권에서 집값이 많이 오른 고양(0.32%), 남양주(0.29%) 등보다도 더 상승률이 높은 데다 올해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세종시(0.25%)의 주간 변동률도 웃도는 수준이다. 전용 84㎡ 실거래가는 10억원에 육박한다.
의창구 용호동 용지더샵레이크파크는 지난달 24일 전용 84㎡가 9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해당 평형의 올해 1월 최저 실거래가는 7억1500만원으로, 10개월 새 실거래가가 최대 2억3500만원 올랐다. 거제시 상동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신공항까지 추진된다면 거제에서 신공항까지 30분 만에 이동이 가능해진다"며 "신공항이 가덕도에 들어선다면 거제시에는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는 이번 호재가 부산뿐만 아니라 경남 일대 집값을 과열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이 비규제지역이라고 해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데 이런 가운데 가덕도 신공항 호재까지 안겨주면 엄청난 과열 양상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창원과 거제도 울산과 마찬가지로 공업도시이다보니 유동성이 풍부한 지역"이라며 "개발 호재만 있으면 집값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상길·이상현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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