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5년간 100兆 투입키로
초대형 M&A 성사 등 초관심
외부법인 출자 절반 이상 집중
초대형 M&A 성사 등 초관심
외부법인 출자 절반 이상 집중
![[현대차, K-모빌리티 시대 연다] 정의선 체제 과감한 투자… 모빌리티 기업 변신](http://contents.dt.co.kr/images/202011/2020111702100151781001[1].jpg "[현대차, K-모빌리티 시대 연다] 정의선 체제 과감한 투자… 모빌리티 기업 변신")
연합뉴스
현대자동차가 실질적인 정의선 회장 체제 이후 3년 간 40건에 이르는 외부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보다 더 ICT 다운 기업이 돼야 한다"는 정 회장의 의지에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기존 완성차 제조업체라는 틀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혁신하겠다는 전략을 과감한 투자행보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16일 현대차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18년 초부터 올해 3분기 말까지 총 41건의 타법인 출자를 단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1993년 이후 출자한 외부 법인 총 수(70건)의 59%가 최근 3년간 집중해서 이뤄졌다. 2018년은 정의선 회장이 수석부회장에 승진(9월)하며 현대차그룹의 공식적인 2인자 역할을 시작했을 때다.
투자내용도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이전에는 주로 관계사나 제조업체, 대기업 등에 집중했다면, 최근 3년 동안은 외국계 벤처·스타트업 비중이 압도적으로 늘었다. 세계 전기차 열풍의 시발점인 '테슬라'를 비롯해 미국 자율주행 전문업체 '오로라', 불에 타지 않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생산 스타트업인 '솔리드파워', 이스라엘 인공지능(AI) 개발 스타트업 '알레그로.AI' 등이 포함돼 있다.
정 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의 로봇 전문업체인 보스톤 다이내믹스를 인수하기 위해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와 1조원 규모의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이 밖에도 AI와 사이버 보안, 자율주행용 소프트웨어, 전기차용 배터리 등 미래 기술을 보유한 핵심 벤처기업을 인수하는 방안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이는 완성차의 한계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정 회장의 의중이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정몽구 현 명예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총수 역할을 맡았을 당시인 2018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소비자가전쇼) 2018'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보다 더 ICT 다운 기업이 돼야 한다"고 말했고, 이후 IT기업과의 적극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이 같은 행보는 심도를 더해가고 있다. 세계 반도체 1위인 인텔은 물론 GPU(그래픽처리장치) 1위 업체인 엔비디아와도 사업 협력을 추진하며 '개방형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올 여름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필두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을 연이어 만나 재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조만간 이들 간 모빌리티 사업 협력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달 13일 싱가포르에 짓고 있는 글로벌 혁신센터 기공식에 참석한 직후 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재계에서는 이 역시 '미래 모빌리티' 사업 전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했다.
현대차는 올 초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청사진을 제시하며 2025년까지 모빌리티·자율주행·전동화 등 미래 모빌리티 육성을 위해 100조원의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 자동차를 대표하는 현대차가 조만간 초대형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킬 지, 5년 뒤 어떤 미래 모빌리티를 제시할 지 글로벌시장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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