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우리도 국민입니다"… 어느 공인중개사의 절규

청원글 하루새 5만7800명 동의
중개사 없는 거래 시스템 구축
실업자 양상에 앞장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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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우리도 국민입니다"… 어느 공인중개사의 절규
한 시민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부동산 정책의 잇단 실패의) 모든 책임을 선량한 공인중개사에게 전가하려 한다"

지난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 온 '한국판 뉴딜정책으로 중개사 없이 부동산 거래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님 전상서'라는 제목의 글이다. 글은 한 중개사가 올린 것으로 알려졌고 하루 만인 22일 현재 5만7800여명이 동의했다.

정부의 부동산 관련 정책에 이번엔 중개사들이 들끓고 있다. 정부가 '한국판 뉴딜' 10대 과제 중 하나로 공인중개사 없는 부동산 거래 시스템 구축을 내세운 탓이다.

"중개료가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전국 100만 여 중개사의 생계를 위협하는 정책을 내놓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게 글의 요지다.

청원자는 "올해 7월 현재 중개업 종사자가 100만 명에 육박한다"며 "일자리창출을 선포한 국가가 역설적으로 실업자 양산에 앞장선다면 반드시 그 책임을 져야 한다. 중개사 없는 부동산거래에 수천억 원을 쏟아 붓기 전에, 하루아침에 실업자로 전락하게 될 100만 중개 가족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발표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청원자는 이어 "23번의 대책이 쏟아지면서 현장의 공인중개사들은 혼란에 빠진 국민들에게 바뀐 정책을 설명하느라 눈코 뜰 새 없었고 정책의 변화로 계약이 해제될 때마다 뒷수습하고 손해배상 요구에 시달리느라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그런데 정책실패로 인한 비난 여론이 쇄도할 때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은 그 책임을 공인중개사에게 전가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김 장관은)중개사가 집값을 올리고 불법 행위를 하는 듯이 거짓 사실로 여론을 호도했고 급기야는 공공의 적으로 매도했다"고 덧붙였다.

매년 수만 명의 새로운 중개사를 양성하는 것과 관련 그는 "중개사를 없애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히면서 왜 해마다 수만 명의 공인중개사를 배출하고 있냐"며 "대통령이 양심이 있는 분이라면 시한부 중개업을 하게 될 이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하고 당장 시험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왜 수년 내로 없어질 직업에 국민들이 목을 매게 하냐"고 말했다.

그는 "(공인중개사가) 한 치라도 실수를 하면 가차 없이 업무정지, 과태료 부과의 행정 처분뿐만 아니라 각종 소송에 휘말려 수천만 원의 손해배상책임까지 부담해야 한다"며 "한낱 공인중개사 그러할진대 한나라의 장관이 탁상행정을 펼쳐 시장을 교란시키고 국민들에게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입혔다면 당장 손해배상을 하고 자리를 내놓아야 맞지 않겠냐"고 비판했다.

청원자에 따르면 오는 10월 31일 치르는 31차 공인중개사 시험에는 29만8227명이 접수했다.

청원자는 먼저 소비자 피해를 양산하는 불법 탈법 행위부터 정부가 근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원자는 부동산학회의 자료를 근거로 "2018년 기준 전체 거래량의 60%만 공인중개사가 하고 있고 나머지 151만 건 이상은 당사자 간 직접거래나 무등록업자의 불법거래 또는 컨설팅 거래"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가는 이들 무등록업자를 소탕하려는 실질적인 노력은 하지 않고 방기한 채, 모든 책임을 선량한 공인중개사에게 전가하고 사회악으로 매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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