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코로나에 골목경제 활성화 효과 시들 … 다시 `창업메카`로 부활 도전

경북전문대생 줄고 영주驛 주변으로 상권 이동해 발길 뜸해져
여러 업종 뒤섞여 거리 특색 없고 상점마다 주차 차량으로 복잡
청년창업센터서 인큐베이팅 진행… 콘텐츠 발굴로 젊은층 유입
노후주택 리모델링·버스킹·프리마켓 등 창업 여건 조성에 온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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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코로나에 골목경제 활성화 효과 시들 … 다시 `창업메카`로 부활 도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고객의 발길이 완전히 얼어붙었다. 사진은 지난 3일 경북 영주시 휴천동에 위치한 학사골목 전경.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코로나에 골목경제 활성화 효과 시들 … 다시 `창업메카`로 부활 도전


경북 영주시 '학사골목'

'골목상권의 굴기(굴起)는 정부 지원만으로 안된다. 상권을 살리겠다는 공동체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박수처럼 지원과 스스로의 노력이 마주 쳐야 성공이란 결실의 소리가 나는 것이다.' 골목상권 번성의 진리다. 경북 영주시 휴천동에 위치한 학사골목은 이런 진리를 다시 한 번 생각케 했다.

학사골목은 행정안전부의 골목경제 활성화 사업의 첫 번째 프로젝트의 대상이었다. 프로젝트가 진행된지 4년이 됐다. 하지만 시장의 활성화는 아직 부족한 면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코로나 19 팬데믹 사태는 그야말로 '설상가상'의 어려움이 됐다. 코로나19 는 골목경제 활성화 사업으로 조금 늘어나던 고객의 발길을 완전히 얼어붙도록 했다. 그러다 보니 활성화 사업도 주춤한 상태다. 아쉽게도 거리에 특색이 부족했고 주차공간도 협소했다.

지난 3일 오후 1시에 도착한 영주시 학사골목의 모습은 이런 문제를 그대로 노출한 채 기자를 맞았다. 한참 점심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이곳을 찾는 이들이 뜸했다. 학사골목 입구에 자리한 음식점 한 곳과, 꽃가게, 골목 간에 위치한 학사카페만이 활기를 띤 모습이었다.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문을 열지 않은 가게들이 눈에 띄었다. 옷가게와 소품 가게는 아직 영업 시작 전이었고, 세탁소, 건설업사무소 등 문을 연 점포들이 띄엄띄엄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공실도 적지 않았다.

◇ '골목경제 활성화 1호'였는데 … 지금은? = 이곳은 80년대에는 경북전문대 학생들과 젊은 직장인으로 북적이던 일명 '젊음의 거리'였다. 하지막 학생수가 점차 줄어들고 영주역 주변으로 상권이 이동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그랬던 이곳은 지난 2015년 행안부의 주민주도형 골목경제 활성화사업에 선정돼 이듬해 11월 새로운 모습으로 개소했다. 주민과 상인, 전문가로 구성된 골목경제협의체 주도로 침체된 골목의 자원과 특성을 활성화하는 사업으로, 당시 학사골목 활성화 사업에 10억원이 투입된 바 있다. 이 골목을 젊음이 넘치는 거리로 재탄생 시키겠다는 게 당초 계획이었다.

하지만 학사골목으로 재탄생한지 4년여가 지난 현재, 217m 길이의 이 학사골목은 '젊음의 거리'로 재탄생하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도, 방문객들도 이곳에서 진행된 골목경제 활성화 사업 프로젝트를 체감하기 어려워 보였다.

개소 당시 58개 점포가 들어서 있었지만 지금은 운영 중임 점포가 37개로 확 줄었다. 젊은 고객이 몰려올 것이라는 기대와 달랐던 현실에 가게를 접고 이곳을 빠져나간 상인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거리를 천천히 돌아보니, 모두 42개 건물이 들어서 있는데 이 중 5개가 공실이었다. 공실률이 12%로 적지 않았다.

특히 좁고 짧은 골목에 오가는 사람은 별로 없는데, 주차되어 있는 차들은 왜 이렇게 많은지 의문이었다. 이에 대해 김성국 영주시청 도시과 도시경관팀장은 "현재로서는 학사골목에 늘릴 공간이 없다"며 "주민들은 이곳을 차가 없는 거리로 만들고 싶어하지만, 땅 주인들이 팔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팀장은 "차가 상점마다 주차해 있고 그 상태에서 또 다른 차들이 이 골목을 왔다갔다하는 상황"이라며 "주민들이 일방통행으로라도 만들어달라고 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이어 "거리 사람들만 동의하면 되는 게 아니라 휴천동 주민들의 동의가 필요한 사항이라 쉽지 않은데, 일단 되는 것부터 하나씩 개선을 해 나가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 곳을 지역관광의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도보 15분 거리의 영주역과 연계한 2층 규모의 'Y센터'도 설립됐지만, 안타깝게도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여행객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여행자들에게 저렴한 숙식과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꾸려진 Y센터 1층에는 이곳에 머무는 이들에게 대여해 주는 10여대의 자전거가 대여되지 않은 채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역설적이게도 'OO 골목'이라 불리는 곳마다 나타나곤 했던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은 문제는 안됐다. Y센터 1층에서 '학사카페'를 운영 중인 전소연 사장은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내리면 내렸지 올리지는 않아서, 임대료 문제는 이곳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며 "임대료가 문제가 아니라, 젊은들이 많이 돌아다녀야 하는데 그게 안 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토로했다.

◇ '창업 메카' 새로운 도전 '착수'= 영주시는 학사골목을 '창업 메카'로 만드는 데 공을 들일 방침이다. 이미 이를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영주시는 동양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함께 학사골목 내 청년창업센터에서 젊은 창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인큐베이팅 사업을 추진 중이다. 외식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창업에 대한 교육과 실질적인 사업 운영 기회를 제공해, 창업역량을 키우고 성공적인 창업을 뒷받침해 주는 사업이다. 외식업 설비가 갖춰진 청년창업센터에서 예비 창업자들에게 요리, 손님 응대에서부터 뒷정리까지,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버스킹, 프리마켓 등 젊은이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콘텐츠도 발굴할 예정이다.

물론, 코로나19가 잦아들지 않으면 이러한 계획도 크게 축소되거나 아예 포기해야 할 처지에 놓일 수 밖에 없다. 확진자가 급증해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가 높아지기라도 한다면 점포가 문을 열어도 장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변수를 제외하더라도 '창업 메카 만들기' 도전이 성공하려면 우선 해결돼야 할 문제가 주변 노후주택들을 리모델링하는 것이다. 학사골목을 둘러보니, 빈점포 대부분이 노후주택들이었다. 특히 현대식 가게에서 사업을 운영하기를 원하는 젊은 사장들은 이러한 노후 주택에 입주하기를 꺼려한다는 게 이 곳에 입주해 있는 상인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전소연 학사카페 사장은 "요즘 젊은 사람들은 노후한 빈 점포에 입주하길 꺼려한다"면서 "노후화된 점포들은 장사할 여건이 안 되어 있기 때문에 현대식 건물에서 장사를 하길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주시청 측은 "리모델링을 하려면 건물주들의 동의가 필요한데, 건물주들이 다 다르다보니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건물주들과) 접촉을 해서 벽면이라도 산뜻하게 개선하려고 한다"고 했다.

학사골목만의 특색을 찾아주는 것 또한 시급해 보인다. 현재 이 골목에서 운영되고 있는 점포들의 면면을 보면 식당, 카페, 세탁소, 건설업사무소 등 여러 업종이 뒤섞여 있어 특색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식당이 10개소, 카페가 1개소, 게스트하우스가 1개소, 세탁소가 2개소에 이미용업소가 3개다. 화훼업, 네일아트도 각각 2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건설업사무소가 5개소, 기타 사업장이 11개다.

영주/글·사진=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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